류성용 입니다/나의 여행기

난생 처음 타본 일등석 기내식, 내 돈 주곤 절대 못탈 것 같아

달려라꼴찌 2012. 5. 12. 07:52

난생 처음 타본 일등석 기내식, 내 돈 주곤 절대 못탈 것 같아



 

 

저는 약 10년전부터 마일리지 적립 전용 신용카드를 이용해 왔는데,

치과라는 조그마한 사업체지만 매달 병원에서 필요한 기자재나 재료 및 각종 결재들을 악착같이 이 카드를 이용해왔기 때문에

꽤 많은 마일리지를 모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지난번 온가족이 함께 미국에서 돌아왔을 때, 

그동안 악착같이 적립했던 마일리지로 보너스 항공권을 구매해서 한국으로 돌아왔는데,

평소 고혈압 지병이 있던 저는 되도록 자리도 널찍한 비지니스석으로 하고,

몸집이 작은 아내와 딸들은 이코노미석으로 따로 앉아서 오려고 처음엔 계획했었습니다. ㅡ.ㅡ;;;

총 16만 7500 마일리지가 필요했네요.

 

그러자 삐친 아내가 계속 궁시렁궁시렁 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아빠만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자기와 딸들은 좁은 자리로 가는 것은 불공평하다는 둥,

딸들에게 아빠 흉을 보면서 이런저런 불평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ㅡ.ㅡ;;;

 

결국 땀 삐질삐질 흘리면서 항공사에 문의해 보았더니...

비지니스석은 4자리가 없고, 다만 일등석 퍼스트 클래스만 4자리가 남아있다는 것입니다. 

윽, 이렇게 해서 16만7천5백 마일리지면 충분했던 원래 계획이 총 32만 마일리지로 두배가 필요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ㅡ.ㅡ;;;

 

 

 




그렇게 우려곡절 끝에 저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일등석 비행기를 탑승하게 되었습니다.

 

 

 

 

 

TV모니터도 큼직 한 것이 마치 비디오방 같은 일등석(퍼스트 클래스, first class)의 모습입니다 ^^

 

 

 


 

일등석에 제공된 여행용 물품들입니다.

개인용 세면도구, 잠옷, 헤드폰입니다.

특히 잠옷은 옷감이 굉장히 부드러운 재질로 되어 있어서 14시간 정도 걸리는 비행시간 내내 편안함을 더해줍니다.

지금도 이 잠옷들을 집에서도 굉장히 유용하게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

 

 

 


 

일등석에 제공되는 헤드폰은 비행기 특유의 소음을 막아주는 특수한 헤드폰입니다.

써보니 과연 비행기 소음이 거의 들리지 않더군요.
이 헤드폰만은 가져갈 수 없다네요. ㅡ.ㅡ;;;

 

 

 

 


 

잠옷으로 갈아입고 두발 쭉 뻗고 누워 리모콘 하나 들고 영화를 이리저리 채널 바꿔가며 보니 풍류가 따로 없습니다. ^^

오랜만에 보는 한국 영화 정말 반가왔습니다. ^^

 

 

 

 

 

두둥~!!

이제 드디어 비행기 여행의 쏠쏠한 재미이자 하일라이트인 기내식 점심식사 시간이 되었습니다.

퍼스트 클래스의 기내식은 도대체 어떤건지 굉장히 궁금했었는데, 드디어 그 순간이 다가 왔습니다.

일등석의 기내식은 역시나 과연 말로만 듣던대로 성대한 풀코스 정찬이더군요 ^^


 

식전주 서비스

토마토와 모짜렐라 치즈, 올리브를 얹은 빵과 수프입니다.

 

 

 

 

 

식전주 서비스를 다 먹고 나면,

이제 본격적으로 점심식사 풀코스가 시작됩니다.

 

 

 


 

샴페인 향의 프랑스산 오리간 테린과 무화과

저는 이날 오리 간도 처음, 테린이란 것도 처음 먹어봤습니다.


 

 

 

 

 

양송이 크림 수프

 

 

 

 


 

샐러드

무엇보다 한국식 간장으로 드레싱이 되어 있어서 입맛에 꼭 맞았습니다.

 

 

 

 


 

주요리

한국음식이 너무 그리웠던 저는 비빔밥을 선택했습니다. ^^

 

 

 

 


 

각종 치즈와 신선한 계절 과일

 

 

 

 


 

후식

디저트로 나온 오페라 케잌과 아이스크림

 

 

 

헉헉, 정말 끝도 없이 나왔던 일등석의 풀코스 기내식이었습니다. ^^

 

 


 

 

 


점심식사를 모두 마치고 나오는 커피 한잔도 12가지 메뉴 중에서 고를 수 있습니다.

 

 

 

 

 

 

 

그렇게 배불리 점심을 먹고 영화 한편 보고 낮잠을 늘어지게 자고 일어나서,

이번에는 저녁식사입니다.


 

샐러드

저녁식사답게 조명도 저녁처럼 어둑어둑합니다 ^^;;

 

 

 


 

주요리

저는 해물 우동을  주문했습니다 ^^

 

 

 

 


 

신선한 계절 과일

 

 

일등석의 저녁식사 기내식 코스는 끝도 없이 나왔던 점심식사 기내식 코스에 비해서 비교적 간단 한 것 같습니다 ^^;;

 

 

 

 

마일리지 덕분에 뉴욕 JFK공항에서 인천공항까지의 14시간 비행 내내 정말 편안했던 일등석 경험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훌륭했던 퍼스트 클래스 뉴욕-서울간 편도 비행기 표는 돈주고 산다면 과연 얼마쯤일까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대한항공 사이트에 들어가 제가 탔던 비수기 시즌의 비행기표를 검색해보니...

 

 

 

 


헉, 뉴욕-서울간 일등석 편도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티켓만해도 1인당 가격이 무려 천만원이 넘습니다. ㄷㄷㄷ

퍼스트 클래스가 호텔처럼 편안하고 1대1로 담당 승무원에게 받는 서비스 또한 매우 감동적이지만

이 정도면 정말 제 돈 주고는 절대 못탈 것 같습니다. ㅠㅠ

 

그렇게 지난 10여년을 악착같이 모았던 저의 피 같았던 32만 마일리지가....

꿈같았던 14시간의 퍼스트 클래스 비행동안 그렇게 약간은 허무(?)하게 소진되었습니다. ㅡ.ㅡ;;;

무도회에서 왕자님과 춤을 추던 중 자정 12시를 알리는 종이 땡~ 쳤을 때의 신데렐라가 바로 이런 기분이었을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