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성용 입니다/현재 일상

김연아 아이스쇼에서 진가를 발휘한 쌍안경 캠코더

달려라꼴찌 2012. 5. 7. 08:02

김연아 아이스쇼에서 진가를 발휘한 쌍안경 캠코더 

부제 : 왜 샀나 후회했던 쌍안경 캠코더의 기사회생




얼마전 페이스북에서 고등학교 선배님 한분이 소개한 쌍안경 캠코더가 있었습니다.

소니에서 디지탈 캠코더 두개를 이어서 붙여 발명한 이 쌍안경 캠코더 Dev-5는 

쌍안경의 기본인 20배줌 확대까지 가능한 것은 물론 디지탈 카메라 기능에다가 3D 동영상 녹화 기능까지 한다는 

치명적인 매력으로 평소 어설픈 얼리어댑터인 저는 그 유혹을 못이기고 그만 질러버리게 되었습니다. ㅡ.ㅡ;;;;

 

음... 이게 정말 꼭 나에게 필요한 것일까? 십수번이나 최종 구매 클릭까지 주저하고 망설임끝에

선배형님 말마따라 딸 아이들의 자연현장 학습에도 도움이 될 거라며 스스로에게 변명을 하면서 눈 딱감고 결국 질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쌍안경 카메라를 받아들고 보니 내가 이걸 왜샀나 하는 후회가 쓰나미처럼 밀려왔습니다.

길거리에서 담배 피우는 아저씨가 손에 쥔 담배갑의 브랜드 이름까지 확인이 가능할 정도로 화질과 배율이 뛰어남에도 불구하고,
막상 이 카메라를 도대체 어디에 써야 할지... 그렇다고 남의 집 도촬용 몰카로 쓸 수도 없고.... ㅡ.ㅡ;;;;
그야말로.... 애물단지 그 자체가 된 것입니다. ㅡ.ㅡ;;;
아내한테는 혼날까봐 차마 말도 못하고... 등산용 배낭 속에 깊숙히 숨겨둔채 그렇게 한달을 보냈습니다. 






그나마 요즘 제가 건강을 위해 등산을 자주 하는 편인데,

그때마다 산 정상에서 전망을 내려다보는 감상용으로 이렇게 쌍안경 캠코더를 주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등산용 배낭에 이 쌍안경 캠코더가 들어가면 더이상 다른 것 넣을 공간도 없을 정도로 크기도 크고 무게도 많이 나갑니다. ㅡ.ㅡ;;;






그렇게 애물단지가 되어서 처치곤란한 상태가 되어버려 아내에게도 말못하고 눈치보였던 쌍안경 캠코더도

결국은 진가를 발휘하여 기사회생한 순간이 찾아 왔으니, 그것은 바로 김연아의 아이스쇼였습니다.


어린이날을 맞아서 가족들에게 꼭 김연아의 아이스쇼를 보여주고 싶었는데,

문제는 좋은 자리의 아이스쇼 티켓이 너무 비쌌습니다. 또 자리도 없었구요. ㅡ.ㅡ;;;

그때 생각난 것이 바로 이 쌍안경 캠코더였습니다.

그래 나에게는 쌍안경 캠코더가 있었어. 그냥 제일 꼭대기 뒷자리로 제일 싼 자리를 예매하는거야~!!

그렇게 해서 구매한 제일 뒷자리 김연아 아이스쇼 티켓은 제일 뒷자리였지만 결과는 대성공이었습니다.!!


아이스 쇼 공연 내용도 너무 좋았고, 쌍안경 캠코더로 김연아 선수의 표정 하나하나를 자세히 줌인해서 보기도 하고

딸 아이들도 아이들 엄마도 너무나 좋아했던 공연이었습니다. ^^  

 



김연아 아이스쇼 All That Skate Sprong 2012 현장입니다.

보다시피 연기중인 선수도 잘 안보입니다. ㅡ.ㅡ;;; 

그러나 우리 가족은 제일 꼭대기 제일 뒷자리지만 쌍안경 캠코더가 있어서 든든했습니다. ^^;;;

게다가 맨 뒷자리여서 뒷사람 눈치 안보고 아예 일어서서 볼 수도 있구요.




그리고 어설픈 얼리어댑터 아빠는 김연아를 비롯해서 몇몇 장면들을 쌍안경으로 녹화를 해보았습니다.


먼저 김연아 선수가 남장을 하고 연기한 All of Me 입니다.

남장을 한 김연아 선수의 모습도 정말 매력적이던데요? ^^








김연아 선수의 두번째 연기 Someone Like You

김연아 선수는 역시 우아합니다. ^^









우리 가족을 배꼽잡고 웃게 만들었던 Ice Acrobat

백조의 호수가 이렇게 웃긴건지 처음 알았습니다. ^^;;;









김연아 아이스쇼 피날레입니다.

이번 공연에는 세계적인 피켜 스케이팅 선수들이 총출동했는데, 그 모두가 김연아를 위해서 기꺼이 들러리를 서는 모습을 보니

얼마나 김연아 선수가 자랑스러웠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김연아 선수도 그들 나라에서는 이렇게 받은만큼 들러리도 서주는지 모르겠습니다. ^^;;;










그렇게 그동안 왜 샀나 후회했던 쌍안경 캠코더가 김연아 선수의 아이스쇼를 반전으로 앞으로 살 길을 모색한 시발점이 되었습니다.


해서 이번달 말부터 공연하는 뮤지컬 위키드 내한 공연도 제일 꼭대기 제일 뒷자리 제일 싼 티켓으로 구매하였습니다.

앞으로 야구나 축구같은 스포츠 관람은 물론 뮤지컬 콘서트 같은 공연은 무조건 제일 뒷자리 제일 싼 티켓입니다. ^^;;;

왜냐하면 나에겐 쌍안경 캠코더가 있으니까요 ^^;;;


윽, 그런데 설마 공연장에 못가지고 들어가는 건 아니겠지요? ㅡ.ㅡ;;;

그땐 캠코더가 아니라 단순히 덩치만 큰 쌍안경일뿐이라고 시치미 뚝 떼볼랍니다.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