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성용 입니다/현재 일상

더이상 술자리 즐길 명분 없어진 술고래 아빠

달려라꼴찌 2012. 3. 17. 08:02

더이상 술자리 즐길 명분 없어진 술고래 아빠

 


 


사람을 서운하게 하거나, 사람에게 상처를 받게 되면 몇날 밤잠 뒤척이며 그 생각만 하는 여리고 스트레스 잘 받는 성격...

그리고 늘 술자리를 주도할만큼 사람 만나는 것을 너무나 좋아라 하는 저의 이 두 성격은... 

중학교 2학년때 뇌출혈로 돌아가신 어머니로부터 유전적으로 물려받은 본태성 고혈압이라는 제가 평소 갖고 있던 지병과는

서로 결코 양립할 수 없는 상극이란 것을 잘 알고 있었지만,

말 그대로 타고난 제 성격이 원래 그런걸 어쩌겠냐는 탓으로만 돌린채 지금까지 애써 무시하고 살아온 것 같습니다. 

 

 

 

 

 

 

 

몇년전 대학병원 건강검진에서 촬영했던 뇌 MRI에서 우연히 발견된 저의 뇌 심부 깊숙한 곳에 난 구멍은... 

언젠가 제 자신도 모르게 뇌출혈을 앓고 지나간 흔적이라며,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다고는 했지만,

특별히 몸에 이상 증상도 없어서 저 자신도 그리 큰 위협을 느끼지 못했기에,

평소처럼 일상의 스트레스를 술자리로 푸는 것을 중단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아내의 유학생활을 외조하기 위해 미국에서 1년간 생활하면서,

자연스럽게 술자리를 멀리하게 되면서 살도 많이 빠지면서 몸도 많이 가볍고 좋아졌지만, 

넉달 전 한국으로 돌아온 후 이어진 술자리에서 제 몸에 큰 이상이 있다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비록 몇년전에 비해서는 그리 잦은 술자리는 아니었지만 한번 술을 마시게되면

나이때문인지 정말 건강이 안좋아져서인지 이제는 정말 술을 도저히 못이길 정도가 되었습니다. ㅡ.ㅡ;;;
적어도 3-4일은 술독의 여파가 가는 것 같았습니다. 

게다가 고혈압약도 다 떨어졌고, 그동안 관리 받았던 대학병원과의 관계도 붕떠서,

이참에 동네 내과에서 꾸준히 혈압 관리하려고 내원해서 이것저것 검사를 받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결과가...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우울했습니다. ㅠㅠ

그동안 건강관리를 너무 소홀히 했다고 병원에서 선생님께 정말 많이 혼났습니다.

평소 지병인 고혈압이 문제가 아니라 합병증으로 이미 당뇨병으로 진행된 것 같고,
간수치도 너무 높아 초음파 검사해봤더니 역시나 간에 기름이 너무 많이 껴있어서 제대로 된 간의 형체도 찾기 어렵다고 하고,
게다가 콜레스테롤, 고지혈증으로 만신창이가 된 혈관도 40대 초반의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저의 혈관 나이는 80대랍니다... ㅡ.ㅡ;;;;

 
하긴 미국에서 돌아온 후 이어진 술자리로 넉달만에 벌써 체중이 8키로 이상 불었으니 몸이 거덜 안난 것이 이상한거겠죠.

이제는 정말 한순간에 훅~ 갈수 있다며 딸 아이들을 생각하며 건강관리를 하라는 의사 선생님의 따끔한 말씀이

가슴에 깊숙히 와닿습니다.

이제는 더이상 제가 술자리를 즐기거나 좋아할 명분이 없어졌습니다.
그리고 제 인생에서 금주를 선언할 때도 왔습니다.

                   

 

                

더불어 블로그의 제 소개 프로필도 "술과 사람을 좋아하는..." 에서 "사람만 좋아하는..."으로 바꾸었습니다. ^^;;;;

 

정말 다시 태어나야 할 사람은 정작 제 자신입니다. 술자리에서 저를 찾지 마세요. 저는 이제 다시 태어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