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성용 입니다/딸딸이 아빠

당근 한개로 일곱살 딸에게 인기 되찾은 비결

달려라꼴찌 2012. 4. 14. 08:01

당근 한개로 일곱살 딸에게 인기 되찾은 비결




어제는 저의 평일 근무가 오프인 날이었는데, 공교롭게도 7살 둘째 딸 서현이도 유치원을 안가게 되어서

저와 서현이, 이렇게 단둘이서만 집에 있게 되었습니다.


최근 저의 몸이 그리 좋지는 않아서 요즘은 운동 삼아서 등산을 되도록이면 자주하려고 노력 중인데,

때마침 저희 집 뒷산을 산책하던 중 산 정상 주변에서 토끼들을 방목하여 기르는 것을 우연히 발견하고는 여기다 싶었습니다. 


게다가 요즘 둘째 딸 서현이에게 아빠의 존재감을 충분히 못보여줘서, 

이제는 서현이가 대놓고 아빠보다 엄마를 더 좋아한다고 그러질 않나...  아빠는 소외시키고 엄마하고만 놀려는 통에.... ㅡ.ㅡ;;;;

호시탐탐 인기 회복의 기회를 엿보고 있었는데, 바로 오늘이 기회다 싶어 

당근 한개를 얇게 채 썰어서 비닐봉투에 담고 둘째 딸 서현이와 함께 뒷산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산 정산에 오르면 토끼들이 여기저기 숨어 있을거라는 아빠의 말에 서현이는 잔뜩 기대에 부풀어 있습니다.

완연한 봄이 다가온 서울도 이렇게 군데군데 진달래 철쭉꽃들도 활짝 피어 있습니다.






빨리 토끼들이 보고 싶었는지 서현이는 아빠를 제치고 서둘러 앞장을 섭니다.

드디어 산 정상입니다.






산 정상 정자 바로 옆에 거닐던 하얀 토끼를 발견한 서현이는 

미리 챙겨온 봉투에서 주섬주섬 채썰은 당근을 꺼내 먹이를 주려고 합니다.






옆에 있던 토끼 한마리도 서현이에게 다가와 당근을 받아 먹습니다.








뒷산에서는 이렇게 낮시간동안 토끼들을 산주변 여기저기서 배추를 깔아놓고 방목하고 있었는데,

토끼들은 그런 배추들은 아웃 오브 안중이고 서현이가 건네주는 당근을 훨씬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산중턱 여기저기서 토끼들이 서현이에게 다가와 당근을 받아먹고 있습니다.






급기야는 토끼들도 당근을 주는 서현이에게 경계심을 풀었는지 서현이가 쓰담아 주어도 도망도 안갑니다. ^^






숲속으로 들어가서 발견한 얼룩 토끼에게도 당근을 건네 줍니다.






당근 한개 주고는 토끼를 쓰담아 줍니다.

먼 발치서 이 모습을 지켜보던 하안 토끼도 당근 하나 얻어먹을 요량으로 서현이에게 다가옵니다. 






오우~!! 

이제는 서현이의 손가락만 봐도 토끼가 벌떡 일어나 서현이의 손가락만 쳐다 봅니다.

조금만 더 연습하면 토끼 서커스도 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이번에는 동화책 속 피터 래빗같은 갈색 토끼도 서현이에게 다가왔습니다.

이제는 아예 서현이 무릎에 올라타서 빨리 달라고 재촉합니다.






서현이가 주섬주섬 봉투에서 당근을 꺼내서 건내주자 재빠르게 낼롬 잘도 받아 먹습니다. 







피터 래빗은 서현이 무릎에 올라서서 빨리 당근 또 달라고 재촉합니다.







당근 하나 건네주고 토끼 한번 쓰다듬고...

이제 겨우 7살 밖에 안되지만 이렇게 토끼들을 쉽게 잘 다룰 줄 아는 것 같습니다.

장래 희망으로 동물 조련사한다고 하는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







봉투에는 이제 당근도 거의 다 떨어졌는데,

피터 래빗은 그래도 당근 또 달라고 서현이에게 착 달라 붙습니다.

피터 래빗은 서현이의 당근 봉투를 빼앗을 기세입니다 ^^








착한 서현이는 남아있는 당근을 아낌없이 피터 래빗에게 이렇게 모두 다 털어 주었습니다.




산에서 내려오면서 기분이 잔뜩 업된 서현이는 내일도 모레도 매일매일 산에 오자며 아빠에게 조릅니다.


저는 장난끼 어린 말투로 서현이에게 확인차 물었습니다. ㅡ.ㅡ;;;;

아빠 : (소심하게) 서현아 이제는 엄마가 더 좋아? 아빠가 더 좋아?

서현 : (단호하게) 당연히 아빠가 훨씬 더 좋지!! (엄지 손가락 치켜올리며) 아빠 최고~!!

아빠 : (기뻐 날뛰며) 우히히히~ 그렇지? 우리 매일매일 산에 오자 ^^ ♬♪♬♬


안그래도 요즘 둘째 딸 서현이에게 인기를 잃어 호시탐탐 인기 회복할 기회만을 엿보고 있었는데

이렇게 당근 한개로 아빠의 존재감을 유감없이 보여주어 예전의 인기를 회복 한 것 같아 뿌듯했던 하루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