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성용 입니다/딸딸이 아빠

엄마한테 혼난 동생에게 쓴 천사표 언니의 편지

달려라꼴찌 2012. 3. 31. 07:58

엄마한테 혼난 동생에게 쓴 천사표 언니의 편지


 



둘째 딸 서현이는 현재 만으로 5세, 우리 나이로 7살로 내년에 초등학생이 됩니다.

언제나 늘 아기인줄만 알았는데, 벌써 학교갈 나이가 되었다니 정말 세월은 빠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서현이는 아직 한글은 물론 숫자도 잘 모릅니다. ㅡ.ㅡ;;;

자기 이름 석자 정도만 겨우겨우 쓸줄 아는 수준인데다, 숫자는 1부터 10까지도 쓸 줄 모릅니다. OTL

 

그런데, 서현이가 다니는 유치원에서는 벌써 두자리 숫자로 더하기 빼기를 배우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엄마가 저녁때 서현이의 공부를 도와주고 있는데,

1부터 10까지 숫자 자체도 쓰고 읽을 줄 모를 정도로 기초가 없는 서현이를 보기에 엄마도 답답했는지...

엄마 점점 목소리가 커지더니 급기야는 서현이에게 소리를 버럭 질렀습니다.

"숫자 1부터 10까지 큰소리로 읽으면서 10번씩 반복해서 쓰렴~!!"

엄마에게 야단 맞은 우리 불쌍한 서현이는 훌쩍훌쩍 눈물을 훔치면서 노트에 1부터 10까지 숫자를 큰소리로 읽으면서 씁니다. ㅠㅠ

 

안방에서 엄마와 서현이가 공부하는 소리를 엿듣고 있던 인기영합주의 아빠인 저는 거실로 나와서,

애기가 모를수도 있지 왜 소리를 질러서 우리 이쁜 아이 주눅들게 하냐고 엄마에게 뭐라 한후,

서현이에게는 공부는 이제 그만하고 아빠랑 재미나게 놀자면서 달래주었습니다만,

서현이는 한사코 아빠의 제의를 거부하고 훌훌훌쩍 울면서 혼자서 숫자 공부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음... 어린 놈이 근성은 있는 것 같습니다. ㅡ.ㅡ;;;;

 

 

 

 

 

 

그런데 그때, 자기 방에서 혼자 숙제를 하고 있던 초등학교 3학년인 언니 다현이가

엄마한테 야단 맞아 주눅들어 혼자 훌쩍거리며 공부하는 서현이에게 편지를 한통 건네주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그 편지 내용이 정말 감동적입니다.

이제 겨우 초등학교 3학년밖에 안된 이 아이가 정말 내 딸이 맞나 싶을 정도로....

정말 너무나 어른스럽고 대견한 내용입니다. ㅠㅠ

 

 

서현아, 엄마 무서웠지?

엄마는 너를 위해서 그러는거야.

서현아 공부 열심히 해, 화이팅!!:)  아자아자!!!

서현아, 사랑해!

 

이제 겨우 초등학교 3학년밖에 안된 어린 아이지만, 다현이가 저보다 훨씬 낫습니다. 정말 기특합니다.

저는 서현이가 엄마한테 야단 맞으면서 공부하는게 그저 안쓰러워서

"서현아, 엄마랑 공부하지 말고, 아빠랑 그냥 재미나게 놀자~!!"며 서현이에게 환심사기 바빴는데...


인기영합주의 아빠는 그날 밤, 결국 엄마에게도 첫째딸에게도 둘째딸에게도 버림을 받아 왕따가 되었습니다. ㅡ.ㅡ;;;

포퓰리즘의 최후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