칫솔질 열심히 해도 충치 많다는 환자의 호소 - 치과의사의 올바른 칫솔질 캠패인
치과의사로서 환자분을 처음 대할 때 제일 먼저 보는 것은
충치갯수나 결손된 치아갯수보다도 사실은 환자분의 입 속 청결상태가 얼마나 깨끗이 유지되고 있는지 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환자분의 입 속 청결상태를 검진하는 과정에서 이따금 억울함(?)을 호소하는 환자분들도 계십니다.
"칫솔질 하루 꼬박꼬박 3번씩 하는데요? 왜 자꾸 치석이 생기고 충치가 생기고 양치질이 안된다고 하는거죠??"
이럴 때는 가타부타 말로만 장황하게 설명드리는 것보다는
직접 구강내시경 사진을 찍어서 보여드리는 것이 이해도 가장 빠르고 효과도 클 수 있습니다.
일종의 충격요법이라고나 할까요? ^^;;;
디음은 매번 식사 후마다 곧바로 칫솔질을 하는 것은 물론 하루 세번 꼬박꼬박 열심히 한다고 주장하는 환자분입니다.
바로 이 날도 점심식사 후 곧바로 치카치카 칫솔질한 뒤 치과에 내원했다고 합니다.
"흠... 칫솔질이 너무 안되시는데요?" 하고 말씀드렸더니,
환자분은 펄쩍 뛰며 그 말을 안 믿으셔서 구강카메라(구강내시경)로 촬영해 직접 보여드렸습니다.
반짝반짝해야 할 금니가 치태로 뒤덮여 희뿌옇게 보입니다. 치아 사이 사이에는 음식물 찌꺼기들이 잔뜩 끼어 있습니다.
어금니 옆면 쪽도 음식물이 고여있습니다. 맨끝 어금니는 씹는면이 아예 치석으로 뒤덮혀 있습니다.
스케일링 받은지 겨우 6개월밖에 안 되었다는데, 치석도 다시 많이 생겨있고 잇몸도 군데군데 부어있고 피도 납니다.
결국 치아와 주변조직들은 이렇게 지저분한데,
치아에 치약만 묻히고는 치약의 쏴~~한 느낌만으로 개운하게 칫솔질 했다는 기분이었던 것입니다. ㅡ.ㅡ;;;
이 사진들을 보더니 환자분은 결국 충격 받은 듯 깜짝 놀라셨습니다.
"헉, 왜 그럴까요? 저는 열심히 닦는다고 닦았는데...ㅠㅠ"
이 환자 분의 칫솔과 칫솔질 습관을 체크해 보았습니다.
1. 입안이 작은데 비해 칫솔머리가 큰것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 작은 크기의 칫솔로 교체하여 사용하길 권유해 드렸습니다.
2. 칫솔모가 굉장히 부드러운것을 사용하신다고 하십니다.
-> 조금 더 빳빳하고 탄력이 좋은 칫솔모를 사용하기를 권유해 드렸습니다.
3. 어금니쪽을 칫솔질할때 입을 아 크게 벌린다고 합니다.
-> 입을 약간 다물은 채 어금니 안쪽, 볼쪽 깊숙한 곳까지 칫솔질 하기를 권유해 드렸습니다.
4. 치실을 사용 안하십니다.
-> 칫솔질 후 치실 사용은 필수!!!! 강조하며 치실 사용법을 알려 드렸습니다.
잔소리로만 들렸을 법도 한데 환자분께서는 다행히 진지하게 들어주셨습니다.
이쯤되니 치과의사나 치과위생사, 환자분 모두 더 신나서 더 열심히 칫솔질 팁들에 대해 이것저것 설명드립니다.
참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
혼자만 열심히만 한다고 그것이 꼭 옳은 방법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가까운 치과에 들러서 검진도 받고, 관리도 받고, 본인의 칫솔질 습관에 대해서도 꼭 점검해 보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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