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성용 입니다/딸딸이 아빠

초딩 딸 학교 땡땡이 시키고 제주도 가족여행 간 아빠

달려라꼴찌 2010. 5. 6. 06:54

초딩 딸 학교 땡땡이 시키고 제주도 가족여행 간 아빠

 

 

젊은 청년기 시절 저는 방황도 많이 했고, 세상 원망도 참 많이 했었습니다.

가족이란 것도 저에게는 그저 머나먼 남의 이야기인 것만 같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그랬던 제가 결혼을 하면서 안정을 찾고 이제는 부모가 되어 두 딸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아이들에게만큼은 되도록 세상의 좋은 것, 아름다운 것, 긍정적인 것들을 많이 보여주려고 노력하다보니,

이제는 정말 세상은 아름답고 살만한 곳임을 제가 오히려 배우게 되었습니다.

 

눈에 넣어도 안아플 딸 아이들입니다.

천사같은 아이들을 키우면서 인간은 본래 선하게 태어났다는 성선설이 맞는것 같다는 확신이 많이 듭니다.

 

더구나 지난 겨울은 미니 빙하기라고 불리울 만큼 혹독하게 추웠기에

이렇게 어렵사리 맞이한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운 봄날들을 그냥 보낼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과감하게 이제 막 초딩된 딸 다현이를 학교 이틀 땡땡이치게 하고

5월1일부터 5일 어린이날까지 제주도로 가족여행 갈 생각으로 비행기 티켓부터 덜컥 끊었었답니다.

공부도 좋지만 행복이란 것은 사랑하는 사람들(가족)과 건강하게 오랫동안 함께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

 

물론 저는 장모님과 장인어른도 함께 모시고 가는 것으로

벌써부터 학교 땡땡이 치고 여행이나 간다며 아내한테 바가지 살짝 긁힐 것은 전화위복을 시키는 센스도 잊지 않았습니다. ^^

 

때마침 올해가 장인어른 7순이셨기에 겸사겸사해서 저의 가족여행 음모(?)는 순조롭게 잘 진행되었습니다. ^^

 

부모님을 모시고 여행을 가더라도 그 곳에서까지 아이들을 돌보게 하고싶지 않았기에

경비가 들더라도 되도록이면 이동경로도 복잡하지 않고 한 곳에서 모든 것이 해결 가능한 리조트인 제주신라에서 숙박을 하고

장인 장모님은 올레길 산책에만 몰두할 수 있게끔 패키지 프로그램을 구입하였습니다.

 

 

 

장인 장모님 올레길 다녀오시는 동안 저희 가족은 정원 곳곳을 산책합니다.

눈부시게 화창한 이 봄날을 이 곳에서 부모님을 모시고 함께 즐길 수 있게 해줘서 고맙다는 아내의 말에 저는 어깨가 으쓱해집니다. ^^;;;  

 

 

 

 

 

저희 부부 역시 제주도로 신혼여행을 왔었지만 이 곳은 언감생심 꿈도 못꾸었던 곳이었습니다.

수많은 신혼부부들이 영원한 사랑을 약속했던 저 그네에서 우리 가족 역시 영원한 사랑을 약속합니다.

 

다현이가 엄마 아빠에게 세상에서 가장 감동적인 수수께끼를 냅니다.

다현       : "엄마 아빠!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다리가 12개인 것은 뭐게?"

엄마 아빠 : "오잉? ...."

다현       : "정답은 우리 가족이야...할머니, 할아버지, 엄마, 아빠, 나, 서현이...다리가 모두 12개 맞지?"

우리 가족 어제 오늘 그렇듯이 내일도 영원히 함께 사랑하며 살자는 딸 아이의 감동적인 수수께끼입니다. ^^ 

 

 

 

 

 

 

 

 

수목원에 온 것 처럼 온갖 꽃들과 나무들로 가득찬 아름다운 정원이었습니다.

 

 

 

 

 

 

 

 

유채꽃은 여전히 지천에 만발합니다.

 

 

 

 

 

 

 

그렇게 겁많던 첫째 딸 다현이가 어느새 저렇게 커서 바닷가 파도를 홀로 즐기게 되었습니다.

 

  

 

 

 

 

 

여전히 겁 많은 둘째 서현이는 무섭다며 엄마 등에 업혀 내려올 생각을 안합니다. ^^

 

 

 

 

 

 

 

아빠가 잡아준 소라게를 들고서 좋아하는 첫째 딸...소라게 무섭다며 고개를 외면한채 시큰둥한 둘째 딸...

 

 

 

그러고보니 제주도 가족여행 기간동안 땡땡이 친 것은 이제 막 초등학교 1학년이 된 다현이 뿐이 아니었네요. ^^

치과의사 블로거인 아빠도 블로그 포스팅을 한동안 땡땡이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다음뷰에 송고를 하던 안하던 제 신변에 어떤 일이 있더라도 거의 매일 꾸준히 포스팅을 해왔던 저는

이번 가족여행 기간 중 써왔던 글을 예약발행이라도 할까 고민을 잠시 했었지만 소중한 이웃 블로거들에게도 예의가 아닌 것 같고,

무엇보다도 오로지 딸아이를 포함한 가족에게만 충실하면서 푹 쉬고 싶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 입문한 트위터로는 틈틈이 제주도 가족여행기를 거의 생중계하다시피 했답니다.

5일간 집을 비운채로 트위터로 생중계 하느라 행여나 저희 집이 빈집털이나 당하지나 않았을까 소심한 걱정도 할 정도였습니다. ^^

미국에서는 실제로 트위터를 이용한 빈집털이 사례가 있다죠? ^^;;;

그리고 덕분에 지난 5일동안 술도 한모금도 안마셨답니다.

이것도 최근 1년 이래 가장 오랫 동안 금주했던 기간인 것 같습니다. ㅡ.ㅡ;;

 

 

그렇게 초딩 딸 학교 땡땡이 시키고 떠났던 제주도 가족여행 5일이 꿈처럼 지나갔습니다.

아이들이 좋아하고 장인 장모님도 좋아하시니 저도 덩달아 행복했던 꿈같았던 5일이었습니다.

중년의 행복은 다름아닌 바로 이런 것 아닐까 생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