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성용 입니다/딸딸이 아빠

처음 받아 본 초딩 딸의 문자, 감동의 쓰나미

달려라꼴찌 2010. 5. 16. 08:19

처음 받아 본 초딩 딸의 문자, 감동의 쓰나미

 

 

학교에서 받아쓰기 백점 맞았다며 핸드폰 사달라고 조르던 다현이에게 공짜폰을 사준지도 한달 정도 지났습니다.

요즘엔 초등학교 1학년도 거의 대부분 핸드폰 하나쯤 가지고 있나 봅니다.

다현이가 전화 걸 사람도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 이렇게 4명 뿐이지만

그래도 다현이는 멀리 떨어져 있어 주말이 되야 올라오는 엄마, 치과에서 일하는 아빠에게 거의 매일 안부전화를 했답니다.

언제든지 엄마 아빠가 보고 싶으면 언제든지 곧바로 전화를 직접 걸어 목소리도 듣고 대화도 할 수 있고,

수동적으로 늘 기다리기는 것이 아닌 능동적으로 먼저 다가갈 수 있다는 것 때문에 다현이는 더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얼마전 다현이가 문자메세지를 보내고 받는 것도 알려달라고 합니다.

다현이한테 선물했던 공짜폰은 애니콜인데 애니콜 특유의 문자입력 시스템인 천지인 한글입력을 알려주는데 애로가 많았습니다.

천지인 (. ㅣ ㅡ) 이렇게 세가지 모음기호로 ㅒ, ㅛ, ㅙ, ㅟ 등등을 표현하는 법을 알려주려다 보니

세종대왕의 한글창제원리 수준까지의 이야기가 나오게 되더랍니다. ㅡ.ㅡ;;;;

그렇게해서 문자메세지 쓰는 법, 보내고 받는 법을 알려줬는데 다현이가 과연 잘 이해했나 모르겠습니다. ㅡ.ㅡ;;;; 

 

 

 

 

그렇게 다현이에게는 너무 어려웠을거라 생각하며 아빠는 안방으로 돌아와 침대에 벌렁 누웠습니다. 약간은 좌절모드로요..ㅡ.ㅡ

그런데 한시간쯤이나 흘렀을까.....

"뾰뵤뵹~~" 하면서 다현이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보내온 문자메세지가 아빠의 핸드폰으로 온 것입니다.

반가운 마음에 냉큼 처음 받아본 딸의 문자메세지를 열어보니.....

아빠는 그만 빵 터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

 

 

 

"아빠 오래오래 사세요"

헉, 딸에게 받은 첫 문자가 오래오래 살라니....이게 무슨 뜻일까요?

아빠가 평소에 건강이 안좋아 비실비실해 보이는 것이 얼마 못살 것 같아 그런걸까요? 

술고래 아빠 이제 그만 술 좀 작작 마시란 뜻일까요, 다이어트에 실패한 아빠의 건강을 염려한 엄중한 경고일까요? ㅡ.ㅡ;;;;

아빠도 정말 오래오래 살고 싶은데....

 

행복이란, 사랑하는 사람과 오랫동안 함께 하는 것....

행복의 참의미를 어른보다도 너무 잘 아는 초등학교 1학년 딸 아이의 예쁜 마음과 바람이라고 이해를 하였습니다. ^^ 

 

 

 

 

 

 

행복이란, 사랑하는 사람과 오랫동안 함께 하는 것임을 증명이라도 하듯

얼마후 또 "뾰보봉~~" 하면 날라온 두번째 문자는 "아빠 사랑해요" ^^

 

 

 

 

 

 

세번째 날라온 문자 메세지 "아빠 놀이터 가자" ^^

이렇게 해서 초등학교 1학년 다현이는 문자메세지를 보내는 것을 완벽하게 채득 하였습니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가고 잠 잘 시간이 되어 안방으로 돌아와 벌렁 누워있는데

또 한차례 "뾰뵤뵹~~~" 하면서 다현이의 문자가 옵니다. 감동의 쓰나미입니다. ^^

 

"아빠 최고! 아빠 사랑해요!" 

 

 

헉, 이놈이.... 

평소에 엄지 손가락을 치켜올리고 "아빠 최고~!!" 외치는 것을 열심히 세뇌시켰더니 이렇게 자연스럽게 문자로도 날라왔네요.^^;;;

 

 

 

 

엄지 손가락을 치켜 올리고 "아빠 최고~!!" 외치는 아빠에게 세뇌 당한 다현이 ^^

 

초등학교 1학년 밖에 안되는 어린 딸이지만 이렇게 사랑의 문자를 주고 받으니 감동의 쓰나미입니다.

이제는 오히려 아빠가 첫째 딸 다현이에게 푹 빠져 세뇌 당하는 것 같습니다. ^^;;;

 

 

 

 

 

 

                 

다음 날에도 다현이에게 문자가 왔습니다.

" 아빠 지금 뭐해? 아빠 치과에 있지? 아빠 사랑해" 

어찌나 사랑한다는 말과 표현에도 인색하지 않고 후한지....이런건 아빠도 배워야 합니다.

그래서 곧바로 보낸 아빠의 답 문자,

"아빠 지금 치과야. 할머니 말씀 잘 듣고, 서현이랑도 사이좋게 지내렴. 사랑해"

 

사랑한다는 말에 인색했던 아빠도 이렇게 자연스럽게 사랑한다는 표현이 자연스럽게 나옵니다.

이쯤 되면 제가 오히려 사랑스런 다현이에게 세뇌 당한 것 맞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