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성용 입니다/딸딸이 아빠

아빠 이름을 물어봤던 딸 아이와의 인터뷰

달려라꼴찌 2010. 3. 1. 08:20

아빠 이름을 물어봤던 딸 아이와의 인터뷰

 

 

 

3월부터 유치원 들어가는 43개월 서현이입니다.

장모님께서는 서현이가 1부터 10까지는 연휴동안 어떻하든 모두다 깨우치게 하고

유치원을 보내라고 특명을 내리고 청주로 내려셨습니다. 

워낙 낙천적인 성격의 서현이라 1부터 10까지 배우려고도 하지도 않고 그저 해피해피 놀고만 싶어합니다. ^^

아마 저는 화요일날 장모님께 한소리 들을지도 모르겠습니다. ^^

 

그런데 마트에서 장보고 난 후 점심메뉴를 기다리는 동안

내일이면 유치원에 입학하는 서현이가 문득 혹시 아빠 이름은 알까 궁금했습니다. ^^

 

 

 

 

 

 

 

서현 : (새로 산 강아지 안형을 끌어안고 기분 좋은 듯 흥얼흥얼) 랄랄라 랄랄라....

아빠 : 서현아, 아빠 이름 모에요?

서현 : 아빠?  음.... (시선을 외면하며서) 몰라!

아빠 : (살짝 실망하면서, 엄마 이름도 당연히 모르겠지? 하는 얄팍한 기대감으로) 아빠 이름은 몰라....그럼  엄마 이름은 모에요?

서현 : (자신있다는 듯) 윤태숙!!

아빠 : (헉...이놈이 아빠 이름은 모르면서 엄마 이름은 어찌 그렇게 또박또박 잘아는지....애써 태연하고 쿨한척 마음을 가다듬고)

         윤태숙?  아이 잘 아네...?

       언니 이름은 모에요?

서현 : 음...(조금 갸우뚱하다가 이내 곧 귀찮은 듯) 음...몰라!!

아빠 : (약간 안도하면서) 응. 몰라?!....

        (정말 아빠 이름 모르는지 재차 확인하고 싶어서 또 묻기를....) 아빠 이름은 모에요?

서현 : (모르는 것 자꾸 물으니 서현이가 이제 짜증낼 것 같습니다. ㅠㅜ) 아잉...몰라~

아빠. : (실망한듯 좌절했지만... 최대한 친절함과 냉정함을 잃지않고... ) 응..몰라요..ㅠㅜ

 

 

이럴수가.....??????    OTL....   OTL....    OTL....

이놈이 평소엔 그렇게도 아빠 좋아 아빠최고 하면서 아빠를 잘 따르고 아빠 없으면 못살 것처럼 그러더니......

어찌 아빠 이름은 모르고 엄마 이름만 그리도 또박또박 잘 아는 이유가 몰까요?

 

주말부부라 엄마 얼굴도 자주 못보는데....

엄마 이름은 그리도 또박또박 잘 알면서.... 아빠 이름은......ㅠㅜ

장모님이 아이들과 함께 있으면서 엄마를 까먹지 않게 특훈이라도 시켰던 걸까요? ^^;;;;

 

 

 

팝콘 한봉지 쥐어진 채  "아빠 최고~!!!" 를 외치던 딸들의 아빠 사랑의 절개는 무엇이었던가요? ㅠㅜ

아빠는 어쩔 수 없이 인기영합주의 포퓰리즘 속의 아빠의 모습이었나 봅니다. ^^;;;;

 

 

비록 주말에만 볼 수 있는 엄마지만,

엄마 이름 또박또박 외우고 기억하면서 주말의 애틋한 엄마 품을 기다렸을 모습을 생각하니....

서현이가 비록 아빠 이름은 아직 모르는 것도,

"개구장이라도 좋다,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했던 저의 어린시절 CF 속의 문구처럼

"아빠 이름 까짓거 몰라도 좋다, 늘 지금처럼 건강하고 행복하게만 자라다오~!!" 하는 심정이

저의 솔직한 마음인 것은 너무도 당연합니다.

 

 

 

 

지난 설날 서현이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한복을 곱게 차려입던 날

 

서현아, 아빠 이름 몰라도 좋다, 건강하게만 자라렴~!!

아빠 절대 삐진거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