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의사는 기술공일뿐 의사가 아니다?
현직 개원 치과의사로서 블로그를 운영하다보니 여기에서도 희로애락 인간사가 다 담겨있는 듯 합니다.
그런데 간혹 제 블로그 포스팅의 글 본 내용과는 전혀 상관없이,
"치과의사도 의사인가? 그저 기술공일뿐이지... 그래서 영어로도 doctor라고 안하고 dentist라고 하는거다..."
라는 댓글이 이따금 올라오곤 합니다. ^^;;;;
치과의사는 아무래도 생명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비교적 적은 치아라고 하는 경조직을 주로 다루다 보니까
이런 말들이 나오는 건 아닐까 생각합니다.
맞습니다. 그리고 솔직히 저 스스로도 어떨때는 기술공이 아닌가 생각이들 때도 있습니다. ^^;;;
그리고 또, 솔직히 기술공이란 소리 자체도 반드시 듣기 싫지만은 않습니다. ^^
그러나 제 글들의 문맥과는 상관없이 뜬금없이 "치과의사도 의사인가? 그저 기술공일뿐이지.." 이렇게 댓글로 날리는 글은
크게 두가지 관점에서 사회에도 댓글을 쓴 본인 스스로에게도 바람직하지 못한 생각인 것 같습니다.
첫째, 저 글을 보고 누구나 느꼈듯이 은연중에 깔려있는 기술공에 대한 천시풍조입니다.
기술공이 어때서요? 노동이란 것은 그것이 어떤 것이든 숭고한 것입니다.
혀로만 직업에 귀천이 없다를 읊조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부터 진심으로 노동의 숭고함을 받아드릴 마음의 준비가 있는지 반문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을 수록...
사회문제시되고 있는 과학, 기술, 이공계에 대한 천시풍조를 한탄하는 요즘 세태의 숙제를 풀 길은 요원할 것입니다.
둘째, 대접받고 싶으면 먼저 대접하고, 인정받고 싶으면 먼저 인정해야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사회의 섭리입니다.
남을 깍아내리고 비하하는 만큼 자기 스스로의 가치는 결코 격상되지 않습니다.
치과의사의 정식 명칭은 Doctor of dental surgery 혹은 doctor of dental medicine 입니다.
이것을 줄여서 통상 dentist 라고 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마치 일반의사 (medical doctor, MD)들의 분류를 다음과 같이 통상 줄여서 부르는 것과도 같은 것입니다.
내과의사 ==> physician, internist
소아과의사 ==> pediatrist, pediatrician
정형외과의사 ==> orthopedist
산부인과의사 ==> obstetrician
안과의사 ==> ophthalmologist, oculist
피부과의사 ==> dermatologist
마취과의사 ==> anesthesiologist
신경외과의사 ==> neurosurgeon
성형외과의사 ==> plastic surgeon
치과의사 ==> oral surgeon, dentist
그래서 치과의사에 대한 인터넷 기사에는 반드시 한두번은 꼭 나오는
"치과의사도 의사인가? 그저 기술공일뿐이지... 그래서 영어로도 doctor라고 안하고 dentist라고 하는거다..." 같은 부류의 댓글들은...
부디 정상적인 성인에서 나온 것이 아닌 철모르는 어린아이들의 장난성 댓글들이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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