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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에서 뜯어낸 금니, 어떻게 할까?

달려라꼴찌 2009. 11. 27. 07:03

치과에서 뜯어낸 금니, 어떻게 할까?

 

해넣은 금니가 너무 아파서 금니를 뜯고서 치아를 치료해야하는 경우, 치과에서 뜯어낸 금니는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을까요?

 

현재 대부분의 치과에서는 뜯어낸 금니는 적출물로 분류되어 이를 따로 보관하고 있고, 

후에 폐금수거업자들로 하여 이들을 수거하고 이를 정제하여 소정의 사례금을 받고 있습니다.

 

제가 블로그로 사람들과 열심히 소통하려고 노력하게 된 계기 중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지금은 절친한 이웃블로거인 미자라지님이 쓴 글 금니 훔쳐간 치과... 에 달린 댓글들이 한 몫을 하였답니다.

물론 미자라지님은 치과에서 뜯어낸 금이 아니라 스스로 빠진 금이기에 이와는 다른 문제이긴 하지만,

달리는 수많은 댓글들을 보면서 

치과의사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것을 일반인들은 이렇게도 오해를 할 수 있구나...

일반 국민들 사이에 치과에 대한 수많은 부정적인 편견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더욱 진솔된 소통이 너무 많이 필요함을 절감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다른 사람도 아닌 치과의사 당사자가 직접 나서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사실은 하였습니다.

 

 

 

우선 이해를 돕기 위해 금니 하나를 뜯어내는 과정을 알려드립니다.

금니 하나를 뜯어내기 위해 필요한 마취주사, 인건비 등등 기타 제반사항은 생략하고 오직 눈에 보이는 것만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치과에서 금니를 뜯어내기 위해 필요한 치과용 드릴 (하이스피드 핸드피스 용) 입니다.

저의 경우는 보통 금니 한개를 뜯는데 평균적으로 이런 드릴 한 상자가 소요됩니다.

이런 드릴 3-5개가 들어있는 한 상자는 치과재료상에서 2만원 정도에 구입합니다.

 

 

 

치과용 드릴이 꽂혀지는 한 개당 100만원 정도하는 하이스피드 핸드피스입니다.

단단한 쇠덩어리인 금니 하나를 제거할때 이 핸드피스에 가해지는 무리와 충격은 각보다 어마어마해서

금니 하나를 불꽃 튀겨가면서 뜯어낼 때마다 핸드피스의 기어와 베어링은 급격하게 망가집니다.

그래서 보통은 이 고가의 핸드피스를 6개월도 못가서 새것으로 교체해줘야 합니다. 한두개고 아니고 십수개를 말이죠 ^^;;;;

 

 

 

우리나라 건강보험공단이 강제적으로 규정한 치과에서 금니 뜯는데 받으라는 의료수가를 살펴봅니다.

 

 

 

 

 

처음 치과와서 (초진) 금니 한개를 뜯어내는데 건강보험 수가가 많이 쳐줘서 15000원입니다.

환자에게는 4500원 받으라고 되어있습니다. 공단에서 치과에 4500원을 제외한 10050원을 줍니다.

금니 하나 뜯는데 소모된 치과용 드릴값만 2만원 들었는데...공단에서 받는것 모두 최대한 합쳐봐야 15000원 밖에 안됩니다. ㅠㅜ

 

 

 

 

 

그런데 금니 두개를 뜯는다면 치료수가를 두배로 받느냐? 그것도 아닙니다.

금니 두개 뜯는데 소모된 치과용 드릴값만 4만원 들었는데...공단에서 받는것 모두 최대한 합쳐봐야 19050원 밖에 안됩니다. ㅠㅜ

 

 

 

 

 

그러면 금니 세개를 뜯는다면 치료수가를 세배로 받을까요? 역시 아닙니다. 많이 뜯을수록 적게 줍니다.

금니 세개 뜯는데 소모된 치과용 드릴값만 6만원 들었는데...공단에서 받는것 모두 최대한 합쳐봐야 23100원 밖에 안됩니다.

이뭥미?? OTL

그런데 그것마저도 이러저런 이유를 들어 삭감의 삭감을 거듭하여 안줄 때가 훨씬 더 많습니다. ㅠㅜ

이렇게 이것저것 다 빼고 드릴값만 따졌어도 원가(?)에도 훨씬 못미치는 현실이 우리나라 건강보험수가이고 의료현실입니다. 

 

이렇게 금니를 뜯으면 뜯을수록 손해가 날 수 밖에 없는 현실이기에...

치과의사의 입장에서 제일 하기 싫은 진료중의 하나가 사실은 금니를 뜯어내는 진료입니다. 

 

이렇게 치과에서 뜯어낸 금니는

1년 내내 치과에서 모아 폐금수거업자에게 의뢰하면,이를 정제하여 저희 치과같은 경우는 100-150만원 정도를 받습니다.

따라서 이런 부분에서 금니를 뜯음으로써 발생하는 소실분인 손해(?)에는 턱없이 부족하지만 그나마 위안거리가 된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때마침 올해초 이웃 블로거인 미자라지님이 쓴 글  금니 훔쳐간 치과... 에 달린 무수한 댓글들을 보고는

치과의사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것을 일반인들은 이렇게도 오해를 할 수 있구나...

이런 것들도 환자분들께 충분히 납득하게 소상히 설명을 해야겠구나...라고 절실하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어차피 뜯어낸 폐금들을 1년내내 모아 정제해서 100-150만원을 받는다 하더라도

치과에서 금니를 뜯으면 뜯음으로써 발생하는 손실들을 보전하는데 턱없이 부족할 바에는

차라리 환자분들께 보다 더 충실히 설명하고 이것을 보다 좋은 곳에 쓸 수 있는 것이 좋겠다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사랑의 폐금함" 입니다.

금니를 뜯어내고 나머지 금조각들을 환자분께 모두 돌려드리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그리곤 이렇게 설명을 드립니다.

 

 

 

 

치과의 금니는 순도 45-75%정도의 합금이기 때문에 이를 정제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한개 뜯을 때마다 얻어지는 적게는 0.1그램,  많게는 1.5그램 정도의 금은 정제하는 비용이 오히려 더많이 들 수도 있습니다.

만약 이를 "사랑의 폐금함"에 기부를 하신다면,

치과에서 폐금을 모아 수거하여 환자분의 성함으로 어려운 이웃들에게 기부를 하려고 합니다.

기부 후 사용 내역은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투명하게 관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실제로 이렇게 모아진 폐금을 어딘가 좋은 곳에 기부하고 있는 치과 또한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렇게 금니를 기부한 환자분의 차트번호와, 이름, 날짜를 기입하고 "사랑의 폐금함"에 모금합니다.

 

그런데, 금니를 뜯어내고 돌려받은 환자분들 거의 대부분이 이렇게 아름다운 기부를 하는 것을 보고는 

치과의사인 저는 아직은 세상은 살만한 것이라는 것을 마음 깊히 뿌듯하게 느끼게 되었고,

아울러 더불어 살아감에 있어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또 한 수 배우게 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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