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성용 입니다/나의 여행기

난생처음 산 로또, 4200억원이라면?

달려라꼴찌 2009. 9. 6. 23:14

 난생 처음 산 로또, 4200억원이라면?

 

저는 사실 요행을 바라지 않습니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단 한번도 로또를 구입하지 않았던 것도

물론 당첨될 턱도 없으려니와

땀흘려 얻는 노동의 댓가가 그 무엇보다도 더 신성함을 잘 알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제 포스팅 뉴욕에서 묵었던 호텔이 으스스했던 이유 가 다음 메인에 노출된 이후

많은 분들이 댓글로 대박의 길조라며 로또 한번 사라고 응원을 해주셨고,

이 곳 뉴욕의 친구들도 왠지 느낌이 좋다며 로또를 한번 구입할 것을 강력히 주장하였습니다.

 

게다가 이번 로또의 당첨금은 무려 3억2천만 달러로 사상최대의 당첨금이 걸려있는 로또인데다가,

예전에 손지창, 오연수 커플처럼 이런부류 로또의 잭팟은 잠깐 들른 관광객들이 꼭 당첨된다는 통계도 제시하는 터에...

제 귀가 아주 솔깃해졌습니다. ^^ 

 

3억2천만 달러....헉 우리 돈으로 4200억원에 가까운 액수입니다.

 

 

그래서 향한 곳이... 

 

로또를 취급한다는 맨하탄 길거리의 가판대입니다.

 

 

 

가판대를 돌아보니...

현재시각 표시되어있는 로또의 당첨금액은 3억2천5백만달러로 헉...그새 500만달러가 더 올랐습니다.

 

3억2천5백만달러....우리돈으로 4200억원....세금을 모두 다 공제한다고 해도 최소 3000억원 이상은 수령하는데...

이것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이정도면 왠만한 대기업 하나 쯤은 넉넉히 사고도 남는 돈인데...

 

당첨되면 뭘 하지?

일단 내일 서울 가는 비행기는 일등석으로 타고 가야겠다..일등석이 어떤지 궁금했으니까...^^;;

치과의사는 그래도 천직이니까... 치과의사 직업은 유지하면서 조금만 덜 치열하게 쉬엄쉬엄 살자...

그리고... 공부하는 것이 평생 낙이라는 연구원인 아내에게는 근사한 연구소 하나 차려줘서 평생 공부만 하게 만들자...^^

나머진 서울 강남 요지에 근사한 빌딩하나 구입해서, 일가친척들은 빌딩 관리 일을 맡겨서 취업걱정 없게 만들고...

그리고 나머지는 사회에 기부를 할까 하다가 애써 낸 기부금들이 정작 필요한 곳으로 가지 못하고

쓸데 없는 곳에 줄줄 샐 것 같은 불신감에...

이참에 직접 사회복지재단을 만들어야 겠다고 결심하며 온갖 상상의 나래를 폅니다.

 

 

 

 

그래서...우리 부부는 난생 처음으로 로또란 것을 구입했습니다.

아내와 저... 둘이서 열심히 로또에 행운의 숫자를 기입합니다.

 

마음만은 벌써 4200억원이 당첨 되었습니다. ^^

 

머리 숱도 하얗게 드러난 것이 저도 공짜나 요행을 좋아하는 어쩔 수 없는 사람인가 봅니다.  

열심히 로또에 번호를 기입하는 부부의 뒷 모습이 진지하기도 하고, 우습기도 합니다.

 

 

 

 

 

 

제 로또 번호입니다.

 

뉴욕에서의 저의 행운을 테스트하기 위해서...

처음 묶었던 으스스했던 허드슨 호텔의 객실번호 444호에서, 4와 44

두번째 묶었던 그레이머시 파크 호텔의 객실번호 1608호에서, 16과 8

이 곳 뉴욕과 인천과의 대한항공 비행기가 085, 082편이기에 8, 5, 2....이렇게 6개의 숫자를 조합합니다.

그중에서 44는 특히 제일 중요한 숫자로 아랫칸에 따로 설정해보았습니다.

 

관련글)

뉴욕에서 묵었던 호텔이 으스스했던 이유

난생 처음 비지니스 클래스 타던 날

 

 

이 때 구입한 로또의 당첨금액이 3억3천3백만불로 또 올랐습니다.

그러나 이 때 마음만은 벌써 3억3천3백만불이 당첨되었습니다. ^^

앞으로 12시간 후면 3억3천3백만불....무려 4320억원이 수중에 들어올 것만 같습니다. 세상 부러울 것 없이 든든합니다.

 

 

로또 당첨 결과를 기다리는 12시간동안.... 

 

영화 '박물관이 살아있다'의 모델 박물관인 센트럴파크 주변에 있는 자연사 박물관을 관람합니다.

사람들이 어찌나 많은지 정신이 하나도 없습니다. 줄도 많이 서야 하고...지긋이 감상하기도 힘들고...

그냥 확~!! 이 자연사 박물관을 통째로 사버려야겠다고 즐거운 상상을 합니다. ^^;;;

 

 

 

 

 

저녁이 되어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 맘마미아를 관람하면서도...

1막이 끝나고 주어진 15분의 휴식시간을 이용해 화장실에 볼일 본다는 것 조차 힘들정도로 비좁고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던 브로드웨이의 맘마미아 공연장...

그냥 확~ 이 공연장을 통째로 사서 편안히 뮤지컬을 즐겨야겠다고 또한번 행복한 상상을 합니다.

 

 

 

그런데 그날 밤 로또의 결과는????

단 한 숫자도 못 맞췄습니다.... 단 한 숫자도...ㅠㅜ

 

그러나, 마치 성냥팔이 소녀가 나머지 성냥들을 모두 켜고 만났던 상상속의 행복한 모습들처럼,

로또 당첨을 기다리는 12시간 동안 잠시나마 이러저런 상상을 하며 행복한 꿈을 꿀 수 있었기에

무척이나 든든하고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로또 당첨을 기다리는 동안 느끼는 이런 일련의 상상의 나래가 기분 좋고 행복하기에 사람들이 로또를 사게 되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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