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성용 입니다/그리운 유년기

30년만에 만난 초등학교 시절 죽마고우 배우 정웅인

달려라꼴찌 2013. 3. 7. 12:06

30년만에 만난 초등학교 시절 죽마고우 배우 정웅인





배우 정웅인...

오래전부터 이 배우가 나오는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늘 제 마음 속에서는 

'낮이 정말 많이 익다. 어디선가 많이 본듯한 얼굴인데... 이름마저도 왠지 낮설지가 않아... 혹시?'

하면서 30년도 훨씬 더된 초등학교 시절 아련한 기억속의 절친했던 그 친구가 아니었을까 생각을 했더랍니다.


친구들 이름조차도 가물가물할 정도로 30년이라는 오랜 세월을 지나온만큼 초등학교 졸업앨범도 분실되어 잃어버렸기에, 

정웅인이라는 흔치않은 이름을 가진 이 배우가 바로 그 친구였는지 곧바로 확인할 도리가 없었었고,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아직까지도 제가 소중히 간직해온 절친했던 삼총사들과 함께 찍었던 사진을 꺼내보면서 

'그래 맞아... 이 친구 이름이 정웅인이었던 것 같았어!!!' 뿔뿔이 흩어졌던 기억의 조각을 맞춰나갔습니다.





사교육 과외가 전면금지되었던 5공화국 시절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다녔기에 

사교육이란 것은 초등학교 6학년때 태권도 교습을 받은 것이 제 인생의 전부였던 저는,

그때 함께 태권도를 배웠던 세 친구와 죽지못해 함께하던 삼총사였답니다.


정웅인은 머리도 노랗고 이국적인 외모였는데 드라마에서는 까만 머리로 주로 출연해서 제가 더 확신을 못가졌던 것 같습니다.

늘 명랑하고 유쾌한 성격에 리더쉽이 있었을뿐 아니라 태권도에도 굉장한 소질이 있던 그런 친구였었죠.


웅인이가 태권도장 관장님 방에 몰래 들어가 태권도 교본 책을 훔쳐보면서 혼자 독학으로 태권도 품새인 고려, 금강, 태백, 지태....

를 지금으로 말하면 선행학습으로 습득해올 정도로 집요한 열성과 재능이 다분했습니다.

그러면 저도 덩달아 웅인이에게 미리 태권도 품새를 배우면서 우리 삼총사끼리 태권도 선행학습을 하곤 했답니다. ^^;;

저는 태권도를 관장님이나 사범님한테 배웠다기 보다는 웅인이한테 배웠다고 하는게 맞을 것 같습니다. ㅡ.ㅡ;;;;


30여년전 제가 살던 상계 중계 하계동 부근의 공릉동은 그 당시에 그렇게 넉넉한 사람들이 살던 동네는 아니었습니다.

친구들 부모님들은 일용직 노동자로 일하는 분들이 많았고, 

웅인이네 역시 3-4평 정도되는 공간에 오락기 5-6대 들여놓고 떡볶기도 함께 팔던 그리 넉넉지 않았던 집이었습니다. 

비록 조그만 오락실이었지만 웅인이는 오락실 주인 아들이라 친구들 사이에서는 인기가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


그렇게 함께 태권도도 배우고 중랑천에서 야구도 하면서 늘 서로 함께 붙어다녔던 우리 삼총사는 

공릉국민학교를 졸업하고 하계중학교에 진학하면서 저는 강남으로, 웅인이는 안산으로, 중헌이는 대전으로 이사를 가면서

그렇게 뿔뿔히 헤어지면서 어린시절 기억의 저편으로 지금까지 가물가물 흩어지게 된 것입니다.


  

  



 


불어라 봄바람, 라이타를 켜라의 장항준 감독....

지금은 싸인, 드라마의 제왕 등을 연출하면서 드라마 작가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장항준 감독은 

10여년전 환자와 의사로 만나서 지금은 사석에서 자주 만나는 절친한 친구입니다.

몇년전 장항준 감독이 우리나라 최초의 법의학드라마 싸인을 제작할 때 미력하지만 제가 도움을 주기도 했답니다. ^^


얼마전 장항준 감독과 술한잔 하면서 문득 배우 정웅인을 개인적으로 잘 알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진지하게 물어봤습니다. 

아무래도 정웅인이 초등학교때 나와 태권도를 함께 배웠던 절친했던 그 친구인거 같다고... 확인해줄 수 있겠냐고.... 

장항준 감독은 깜짝 놀라면서 정웅인과 대학시절부터 굉장히 친한 친구라며 바로 그 자리에서 정웅인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류성용이라는 친구가 웅인이 너와 초등학교 시절 절친했던 친구라는데 기억을 하느냐고.....

그런데.... 정말 그 배우 정웅인이 정말 제가 기억하고 있던 친구 정웅인 맞았습니다.

웅인이는 어떻게 류성용이를 잊을 수 있겠냐면서 저를 너무나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제 기억 속의 웅인이가 배우 정웅인이 정말 맞는지 저는 가물가물한데, 

웅인이는 오히려 저를 잊지 않고 저조차 까먹고 있던 추억들을 상기시켜주면서 또박또박 저를 기억해주는 모습에

너무나 감사하고 고마웠습니다. 짜릿했습니다.   


그렇게 10여년 이상을 친하게 지내고 있던 장항준 감독에게 왜 저는 이제서야 혹시 배우 정웅인을 아느냐고 물어왔는지 

지금 생각해보면 참 바보 같았습니다. 

이렇게 간단하게 찾을 수 있었던 것을 말이죠... 








그렇게 해서 웅인이를 정확히 30년만에 만나는 날입니다.


웅인이는 저를 보자마자 얼싸 안으며 주머니에서 사진들을 꺼내 테이블 위에 던져 넣습니다.

"성용아, 너와 함께 태권도 배우면서 찍은 사진들, 나도 있어!!! ^^"

"와, 정말 너?.... 내가 기억하는 그때 그 개구쟁이 정웅인 맞구나? 반갑다 친구야!!! 정말 보고 싶었다!!!"









그렇게 해서 30년만에 만난 죽마고우 배우 정웅인과 유쾌한 저녁 식사는 그야말로 술잔치가 되었습니다. ^^

얼굴이 벌겋게 닳아올라 취하는 줄도 모르고 부어라 마셔라~ 반갑다 친구야!!!


개그본능의 장항준 감독은 사진 찍을때 언제나처럼 어린아이처럼 장난끼 다분한 표정입니다. 

30년만에 만난 어린 시절 죽마고우 친구가 서로 잘되어서 이렇게 만나니 이 자리가 얼마나 감사하고 보기 좋은 모습인지 모르겠다는 장항준 감독의 말이 아니어도, 정말 너무 그립고 보고 싶었습니다.


앞만 보고 달렸던 숨가쁘던 발걸음도
니가 있어 이렇게 내가 있어 이렇게 이 순간이 좋구나 친구야

무정한 세월이야 구름처럼 흘러만 간다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짧다 청춘의 꽃이 시들어간다

 

위하여 위하여 우리의 남은 인생을 위하여 들어라 잔을 들어라 위하여 위하여

술자리에서 평소 제가 즐겨부르는 18번 노래 안치환의 "위하여" 가사 한소절 한소절이 저도 모르게 흥얼거려집니다.

 



이제 웅인이를 찾았으니, 또 다른 친구.... 중헌이만 찾으면 우리 삼총사 모두 다 찾게 됩니다.

'TV는 사랑을 싣고'와 유사한 방송이 있다면 꼭 그 친구를 먼저 찾아보자고 정웅인, 장항준 감독과 약속을 했습니다.

중헌아, 혹시라도 이 글을 보게된다면 꼭 연락다오... 보고싶다 중헌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