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전 초등학교 성적표
초등학교 5학년때 성적표입니다.
그러고보니 이것도 거의 30년이 된 성적표입니다.
전과목 올수(all 수)...공부는 나름 잘했네요 ^^;;;
4학년때 까지는 그렇게 특출나게 공부를 잘했거나 했던 기억은 없습니다.
사실 초등학교 4학년 2학기때 산수과목을 처음으로 "미"를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안그래도 추운 한겨울, 손을 호호 불어가며 받았던 그때 그 성적표를 보는 순간 저는 그만 왈칵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답니다.
어머니께 면목없어서도 아니고, 그저 내 자신이 이 정도밖에 안되나 했던 자책과 분노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지나고보니 저에게는 산수와 수학에 오히려 오기를 품게되는 계기가 되어,
가장 잘하고 좋아하는 과목은 수학이라고 마음의 주문을 걸고 스스로에게 채찍질하였던 것 같습니다.
이후에 이공계열로 진로를 선택하여 치과의사가 된 것을 보면,
살면서 겪게 되는 좌절이나 실패는 오히려 약이 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교과학습발달사항에 대한 1학기때 담임선생님 의견이 "우수해진 성적이며 매사에 노력하고 작문 쓰기에 모범입니다."
2학기는 "모범적인 성격이며 장래성이 풍부합니다."라고 평가해주셨네요...^^
행동발달사항은 1학기가 "매사에 치밀하여 남을 이끌어가는 노력이 있습니다."
2학기는 "차분하고 세밀하여 남의 모범입니다."
특별활동사항은 역시 붓글씨가 주특기여서 그런지 서예부에서 활동한 것으로 되어있습니다. ^^
출결사항은 개근...^^
신체발달사항은 134센티 키에, 몸무게 30.5키로...
지금의 초등학교 5학년 아이들 치고는 굉장히 왜소한 체격을 가졌습니다.
당시에는 결코 작은 키가 아닌 그저 평균적인 키였는데,
영양과 발육상태가 잘된 요즘 아이들과 비교해보면 초등학교 1-2학년정도의 체격정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과외금지 시절이었던 그 때..
초등학교 5학년밖에 안된 어린 나이었지만,
저는 당시에...
학교에서 돌아오면 그날 배운 내용의 복습과, 다음날 배울 내용의 예습을
제가 선생님이 되어 어머니에게 가르치는 형식으로 공부를 하였습니다.
초등학교도 안나오였던 무학의 학력이 전부였던 어머니는
막내아들인 저와 함께 국어, 산수, 사회, 자연을 공부하는 그 순간순간을 매우 즐기고 기뻐하셨습니다.
하루 최소 30분 정도는 그렇게 어머니께 공부를 가르치며(?) 어머니와 함께 공부 하였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30년이 다된 초등학교 성적표를 꺼내보니
다른 무엇보다도
막둥이에게 가장 든든한 오랜 친구같았던, 그리고 단 한시도 떨어져본적 없던
바다와 같은 어머니가 많이 생각나
또 한번 그리움에 사무칩니다...
이번에는 제 성적표가 포토베스트네요 ^^;;;
감사합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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