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철

치과의사가 친형에게 임플란트 대신 브릿지 보철 해준 이유

달려라꼴찌 2012. 12. 14. 09:05

치과의사가 친형에게 임플란트 대신 브릿지 보철 해준 이유

 

 

 

 

치과의사 가족들도 치아를 상실하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두말 할 필요 없이 임플란트가 제일 좋은거니까 치과의사들은 가족들에게도 당연히 무조건 임플란트를 시술해 줄까요?

 

 

얼마전 친형님이 저희 치과에 오셨습니다.

치과의사로서 가족들의 치아 건강에도 각별한 관심이 있었지만,

형님께서는 저에게 부담 주는 것 같아 미안하다며 한사코 치과에 오시는 것을 꺼리시더니,

결국 일이 크게 터지고서야 10 여년만에 치과에 오신 것입니다.

 

 

아프다는 치아부위를 살펴보니... 

 

헉, 치아 주변의 뼈(치조골)이 치아 뿌리근처까지 심하게 녹아내린 잇몸병(치주병, 풍치) 였습니다. ㅠㅠ

 

 

 

 

 

 

 

건강한 사람이라면 빨간색 라인처럼 잇몸뼈(치조골)이 치아주변으로 가득채워져 있어야 하지만,

풍치가 심한 형님께서는 노란색 라인처럼 제2소구치, 제1대구치 뿌리끝까지 움푹움푹 치조골이 패여져 녹아내린 것입니다.

이 정도의 풍치라면 더 이상은 제2소구치, 제1대구치는 살려낼 수는 없고 당연히 발치를 해야 합니다. ㅠㅠ

 

치아 두개를 뽑아야 하는 상황이지만 뽑고나서 어떻게 수복해야 하는 문제 또한 중요합니다.

요즘은 하도 임플란트에 대해서 광고도 많아서 그런지 임플란트만이 치아를 상실했을때 최선인 것으로만 오해를 많이 해서,

이렇게 치아를 뽑게 되면 임플란트를 심어야 하는 것으로 흔히들 생각하지만,

임플란트란 것이 언제나 늘 좋은 것만은 아니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자연치아를 최대한 이용하는 방법으로 치과의사는 고민해야 합니다.

 

게다가 저희 형님처첨 치아를 상실한 원인이 잇몸병 (치주병, 풍치)로 인한 것이었다면

제 아무리 뼈이식을 해서 인공으로 뼈를 재건한다 하더라도 임플란트의 예후는 그리 좋지 않습니다.

 

즉,

상실된 치아가 발치된 원인이 충치인 경우는 임플란트의 예후는 매우 훌륭하지만,

상실된 치아가 발치된 원인이 잇몸병인 풍치인 경우는 임플란트의 예후는 좋지 않으니 

이런 경우 무리해서 임플란트를 진행하기 보다는 다른 전통적인 방법으로 보철수복하는 것이 좋다고 교과서에서는 권고하고 있습니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이 뿌리가 두개인 제1대구치의 풍치 양상은 한쪽 뿌리는 잇몸뼈가 튼튼한 반면, 다른 한쪽 뿌리만 풍치가 깊게 패여있었습니다.

이런 경우 제1대구치 한개를 몽땅 발치하는 것 보다는 튼튼한 뿌리는 남겨두고,

풍치가 심한 다른 한쪽뿌리만 기술적으로 제거하는 치아반측절제술(헤미섹션, hemisection)을 시술하여

제1대구치의 절반을 살려내기로 합니다. 

 

 

 

 

 

제1대구치의 치아반측절제술 후 모습

치아 결손 부위는 풍치로 인해 무너져 내린 잇몸뼈 때문에 예후가 불투명한 임플란트 대신,

남아 있는 치아들을 지대치로 이용하여 보철물을 수복하는 브릿지(bridge) 보철로 해결하기로 합니다.

 

 

 

치아 결손 부위를 임플란트 대신 브릿지 보철물로 수복한 모습

 

 

 

 

 

 

발치된 치아 뿌리부분에 지저분하게 덕지덕지 들러붙어 있는 치석들을 보세요.

이런 치아가 잇몸뼈에 박혀 있으니 잇몸뼈가 견디질 못하고 녹아 무너져 내려앉을 수 밖에 없습니다.

 

 

 

 

 

 

3개의 지대치 사이에는 수복해야할 치아공간이 각각 존재하고 있는데,

이런 경우 가운데 홀로 남아있는 자연치아 지대치를 고립 지대치(pier abutment)라고 합니다.

 

 

 

 

 

 

 

 

 

 

고립 지대치의 파절을 막기 위해 브릿지 보철물은 한 뭉텅이(1 unit)로 만들지 않고

두개 부분으로 나눠서 연결하여 (key & keyway 2 unit) 브릿지를 제작합니다.

 

이렇듯 임플란트란 것이 치아가 상실된 모든 경우에 있어서 항상 최선의 치료방법은 아닙니다.

특히 치아가 발치된 원인이 잇몸병 풍치로 인한 것이라면 

임플란트 보다는 전통적인 브릿지 방식의 보철수복이 더 바람직한 경우가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