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성용 입니다/현재 일상

미국에서 만난 반가운 이름 '아리랑' 그러나

달려라꼴찌 2011. 6. 10. 07:30
미국에서 만난 반가운 이름 '아리랑' 그러나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불을 넘어서서 인구 2천만이 넘는 국가만으로는 세계 10위권 이내라고는 하지만, 
세계를 누비고 있는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가 한국 브랜드라고 아는 미국인은 제가 만나본 바로는 단 한명도 없었습니다. ㅡ.ㅡ;;; 

세계적으로도 잘나가는 일본인들을 저급한 문화를 가진 돈만 쫒는 경제동물이라고 비아냥거리면서 스스로 위안을 가져보았지만,
정작 우리의 금수강산과 소중한 고유문화유산를 세계에 알리려는 노력과 그 결실물들은,  
일본이나 중국은 물론 우리가 경제적으로 늘 무시하는 동남아, 남미, 아프리카 국가들만도 못한 것 같습니다.

한국이 올림픽과 월드컵을 개최한 나라라는 사실을 알려주면 모두가 "really?" 하면서 놀라는 반응입니다.
그들의 무식함을 탓하기 전에 우리 스스로를 알리려는 노력도 조금 부족하지 않았나 느낄때가 많습니다. ㅡ.ㅡ;;;


여기는 회원제 창고형 할인마트 코스트코입니다. 

제 개인적으로 볼 때, 값은 싸지만 질은 그리 좋지 않은 공산품 위주의 월마트와는 달리 

이 곳 코스트코에서는 값도 싸면서 질도 좋은 식료품, 공산품, 문화상품들이 많이 구비되어 있어서 제가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합니다.

문화상품으로 유니버설 스튜디오나 도우니 파크 같은 놀이동산, 유명 레스토랑, 극장을 싼 가격에 이용할 수 있는 상품권을 팔기도 합니다.

코스트코만 다녀오면 왠지 모를 뿌듯함까지 느껴지는 것이 저도 이제 주부 다 된 것 같습니다. ㅡ.ㅡ;;;




그런데 오늘 코스트코에 장보러 갔다가 문화상품을 파는 코너에서 정말 반가운 이름을 만났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바로 "아리랑 (ARIRANG)" 이었습니다.

언뜻 보니 아리랑이란 이름을 쓰는 한식집 같았습니다. 

"와, 한식이 미국 내에서도 굉장히 인기가 있나 보네, 유니버설 스튜디오 상품권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니...

굉장히 뿌듯한걸? 어디 나도 가서 맛좀 볼까?" 라고 생각하면서 

자세히 들여다보았는데.... 

헉~!!!

뭔가 찜찜한 기분이 불현듯 들기 시작했습니다.


미국 동부지역 코스트코에서 절찬 판매중인 "아리랑"이란 이름의 레스토랑 상품권

빨간색 부채로 얼굴을 가린 여자 표정이 왠지 한국인이라기 보다는 하얀색 분을 칠한 일본 여성 분위기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자세히 들여다보니 히바찌 스테이크 (Hibachi Steakhouse, 일본식 철판요리집)이라고 씌여있네요. 

아니 왜 일식집 이름을 하필이면 '아리랑'이라고 했을까? 갑자기 기분이 나빠지기 시작했습니다. ㅡ.ㅡ;;;;



문제의 아리랑 레스토랑 홈페이지에 직접 들어가보니....



보다시피 미국 뉴욕, 뉴저지, 팬실배니아 등 미국 동부지역에 5개의 체인점을 가진 일본냄새 물씬 풍기는 일식집이 맞습니다.


왜 하필이면 일식요리집에 '아리랑'이라는 이름을 지었을까요?

그나마 세계에서 가장 잘 알려진 우리나라 단어인 아리랑을 이렇게 일본에게 빼앗겼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나빠졌습니다. 

만약 사장님이 한국인이어서 자신의 일식집에 '아리랑'이라고 이름 지었다면 왠지 더 사려깊지 못한 것 같아 씁쓸했습니다.




이번에는 아리랑(ARIRANG)구글(Google) 영문 홈페이지에서 검색을 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더 충격적인 결과가....


제가 있는 미국 동부지역에서 arirang(아리랑)구글(Google)로 검색하면 

검색 첫페이지 제일 상단에 문제의 일본식 철판요리 스시집부터 소개되어 나타납니다.

구글의 검색엔진의 로직 시스템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물론 광고라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검색 제일 상단에 "아리랑 = 일식집"으로 소개되어 있으니,

안그래도 무식한 미국인들이 "아리랑 = 일본의 고유 문화"라고 오해하기 딱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ㅡ.ㅡ;;;









 


우리의 문화유산을 세계에 소개하려는 노력의 결과가 얼마나 보잘 것 없었는 지는 

먼 훗날 제 인생 최대의 꿈인 사랑하는 딸 아이들과의 세계여행을 위해 참고하려고 얼마전 구입했던, 

내셔널 지오그래픽(National Geographic)에서 발간한 평생동안 꼭 가봐야할 세계명소 500 곳에서도 잘 알 수 있었습니다.

세계각국의 문화, 역사, 오지탐험, 식도락 등의 명소들을 400여 페이지에 걸쳐서 생생한 사진과 함께 자세히 소개한 책인데....

일본이나 중국, 베트남, 태국, 말레이지아 등등의 아시아 국가들의 명소들도 여러 페이지에 걸쳐 매우 자세히 포함되어있습니다.

읽는 내내 우리의 금수강산 대한민국(Korea)은 어떻게 소개되어있을까 궁금해하면서 한장한장 책장을 넘겨봤지만.... 

흑....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ㅠㅜ




결국 색인(index)를 통해 Korea를 검색하여 겨우겨우 찾아본 대한민국에 대한 소개를 겨우 찾을 수 있었는데...



헐....한국에 대한 사진도 없이 이렇게 딸랑 5줄 소개가 전부입니다. ㅠㅜ

그것도 이사벨라 버드라는 영국 왕립지질학회 최초의 여성멤버가 19세기 말 한국을 다녀갔으니, 

그녀의 발자취를 따라 경복궁을 거닐어 보는 것이 어떠냐는 간단한 소개가 이 책에서 언급한 한국의 전부입니다. ㅡ.ㅡ;;;


제가 태어나 자라왔고 앞으로도 계속 살아야할 평생을 늘 자랑스럽게만 생각해온 반만년 역사문화의 우리나라 금수강산....

그러나 이들에게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그저 밋밋하고 어떤 매력도 관심도 없는,

그저 듣보잡 나라 중 하나일뿐이라고 심하게 저평가 되어있다는 생각이 드니 마음이 조금 울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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