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성용 입니다/현재 일상

이쁜 마누라 이야기-2

달려라꼴찌 2009. 9. 16. 00:42

 

10년전 결혼사진입니다. 그때 당신과 저는 정말 용감했었습니다.^^

 

오늘, 공부욕심에 신청한 연구소내 영어회화 동아리 모임이 처음 있었습니다.

캐나다인 native speaker를 직접 모시고, 8-10명의 동료 연구원들과 함께 첫만남 인사를 나누고, 본격적으로 수업에 들어가 캐나다인 선생님의 1:1 질문과 대답이 시작되었습니다.

제 순서가 다가오자, 긴장도 되고, 질문을 이해 못하거나 대답이 생각안나면 어쩌나 떨고 있었지요.

선생님은 제게 "the deserted island (무인도)"에서 평생 지내게 되었는데, 오직 한사람만 같이 있을 수 있다면, 누구와 있겠냐고 묻더군요.

그 순간 당신이 머리에 가장 먼저 생각이 나서 "My husband" 라고 답했습니다.

선생님은 "정말이니? 너의 신랑의 직업이 뭔데?" 하고 묻더군요.

" He is dentist."

선생님은 "치과의사가 무인도에서 너에게 무슨 도움이 되겠니? 한사람하고만 있을수 있는데 정말 그사람만 있으면 되니?" 하고 되묻더군요.

"Because I love him very much, I am happy with him."

자리에 함께 있던 사람들이 모두 "Wow~!" 하더군요.

 

너무 긴장이 되어서, 너무나 교과서적인 대답을 하는 융통성밖에 발휘하지 못한걸까요?

아니면, 너무 긴장되어 마음가는대로 평소의 심정을 솔직히 표현한걸까요?

유머감각이라고는 전혀 없는 저의 대답에, 처음 만난 타부서 연구원들이 "저 여자분은 정말 재미가 없구나" 하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멋진 남자연예인이나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초능력자, 마술사 등과 같이 있고 싶다고 했다면, 재치있는 대답이였을텐데 말입니다.)

 

그 순간, 제가 너무도 사랑하는 두 딸아이들보다도, 제게 너무도 헌신적인 부모님들보다도, 당신이 생각이 났답니다.

 

아내의 꿈을 위해, 주중에 대전으로 보내주는 당신에게 고맙습니다.

그리고, 술에 곤드레만드레가 되어 밤12시에 전화해 갖가지 자랑과 투정을 늘어놓는 당신에게 미안합니다...

 

 

믹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