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성용 입니다/현재 일상

술고래 치과의사의 술 한잔의 추억들

달려라꼴찌 2009. 9. 1. 06:25

술고래 치과의사의 술 한잔의 추억들 

 

드디어 뉴욕에서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토끼같은 딸래미들이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 곳에서는 인터넷이 왜 그렇게 느린지 한참을 기다려야 겨우겨우 한 페이지가 넘어갈 정도였습니다.

그런 이유로 블로그에 포스팅은 겨우 올릴수는 있어도, 평소처럼 댓글을 다는 것이 다소 어려웠기에,

집에 돌아오자마자 블로그에 남겨진 수많은 댓글과 방명록에 대한 답글부터 적어내려 가야했습니다.

무언가 해야할 일을 뒤로 미루는 것을 너무 싫어하는 저의 성격상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도 내내 짐이었기 때문입니다.

역시 빨리빨리 페이지뷰가 넘어가는 것이 IT 강국 대한민국 최고입니다.

 

그러던 중 둔필승총 님의 릴레이 바통을 제가 받은 것을 알게 되었고, 제가 이야기해야 할 주제는 '술 한잔의 추억'입니다.

아무래도 조만간 둔필승총님과 소주 한잔 해야 할 것 같습니다. ^^

 

둔필승총님께서 저를 바쁜 치과의사면서도 왕성한 포스팅과 추천은 물론 일일이 달아주는 후덕한 댓글로

‘도대체 환자는 언제 보는 걸까?’라는 의구심을 품게 하는 불가사의한 존재라고 하셨는데요..^^

맞습니다. 저 정말 너무 바쁩니다... 특히 근무 중에는 화장실 갈 시간 조차도 없다는... ㅠㅜ

 

 

동료 치과의사들도 어떻게 그렇게 왕성한 활동을 하면서 치과진료도 훌륭히 잘 소화시킬수 있는지에 대해 놀라와하고 있지만,

그때마다의 저의 대답은 늘 나는 프로라는 것...이 한마디 입니다.

즉, 관심과 열정이 있으면 취미인 블로깅도, 제 본업인 치과의사로서의 일도 모두 다 잘 되더라는 것입니다. ^^;;;

술자리 이외에 골프나 주식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저로서는 단지 블로그를 하기 전보다는 조금 더 바빠졌을 뿐입니다.

그리고 솔직히... 고리타분하고 폐쇄적인 치과의사 동료들의 커뮤니티에서 어울리는 것보다

이렇게 사람들과 얽히고 섥히며 소통하고 이야기 나누는 것이 훨씬 더 재미있습니다. 그리고 충분히 행복합니다.

 

서론이 너무 길었군요 ^^;;;

 

 

 

저는 술을 좋아합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소주를 좋아합니다.

아니 더 엄밀히 말하면 술보다는 술자리...사랑하는 사람들과 수다떨 수 있는 술자리와 사람을 더 좋아합니다.

 

요즘은 둔필승총님께서 알려주신 효리주로 꼴짝꼴짝 넘기는 재미에 푹 빠져있기도 합니다.

 

특히 치과의사가 직업인지라 어릴적 동네친구들, 중고등학교 친구들, 학교 은사님들이

종종 근무시간 끝무렵에 치과에 오는 경우가 많아서

자연스럽게 일주일에 두번정도는 사람들과 술자리를 갖게 되는 것 같습니다.

 

 

1. 모세의 기적...홍해가 갈라지다.

치과대학 학창시절 돈이 없었기에 이따금 한강고수부지에서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친구들과 소주를 들이키곤 했습니다.

유난히 무더운 열대야가 며칠째 지속되던 그해 여름 시원한 강바람과 출렁이는 한강을 바라보며 새우깡을 안주삼아 마시던 소주 1-2병은 

갑자기 저를 취하게 만들어 오버잇트가 쏠려 목구멍 바로 밑까지 뿜어져 나온적이 있습니다.

황급히 일어나 화장실을 찾아 달려가는데

헤아릴 수 없이 수많은 인파들로 가득찬 고수부지에서의 화장실은 너무나 머나먼 그 곳이었습니다.

결국 수많은 인파들을 헤치면서 토할자리를 찾아 달려가던 저는 그만....

인파들을 향해 뿜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ㅠㅜ

 

아직도 그때의 기억이 생생합니다.

마치 모세의 기적처럼 홍해가 갈라지듯이...

오바잇트를 뿜는 저를 중심으로 수많은 인파가 좌우로 갈라지던 그 모습은...

숨기고 싶던 저의 술 한잔의 추억입니다. ㅡ.ㅡ;;;;

 

 

 

 

2. 현관문을 못따고 주저앉아 잠든 사연

저는 주말부부입니다.

평일에는 아내는 연구원으로 대덕 연구단지에서 일하고, 저는 서울에서 아이들과 장모님과 함께 지냅니다. 

그리고 제가 사는 아파트 현관문은 디지탈도어로 비밀번호를 누르면 열리는 시스템입니다.

그날도 사람들과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밤 1-2시경이 되어서야 집에 오게 되었는데, 

엘레베이터 안에서부터 취기가 팍 올라 드문드문 필름이 끊기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현관문 비밀번호가 도무지 기억도 안나는 것이.. 아무리 눌러도 열리지 않는 것입니다. ㅡ.ㅡ;;;;

헉.. 장모님이 술고래 사위가 미워서 출입문 비밀번호를 바꾸셨나???

 

아내의 핸드폰 번호는 또 용캐 기억을 했는지 그 야밤에 대덕 연구단지 기숙사에서 잠든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마누라야...현관문이 아무리 비밀번호를 눌러도 안열려...아놔 도대체 비밀번호가 뭐니? ㅠㅜ" 하며

혀꼬부러진 목소리로 징징대다가 그만 스르르 현관문 앞에 주저앉아 잠들고 말았다는....ㅡ.ㅡ;;;

 

얼마후 인기척을 느낀 장모님께서 현관문 앞에서 곤히 잠든 저를 발견하셨고,

그 이후로 저는 장모님 눈치에 술도 적당히, 집에도 일찍일찍 귀가하게 되었습니다. ^^;;;

  

 

 

 

 

3. 무엇보다 늘어난 뱃살이 술 한잔의 추억 그 자체

저는 특별히 술주사같은 것은 없지만,

규칙적인 술자리 참석의 후유증으로 늘어난 저의 뱃살이 마치 훈장처럼 한가운데 복판에서 번쩍이게 되었습니다.

 

결혼전 이렇게 날씬했던 제가 10년만에 이렇게 임신 5개월의 후덕한 모습의 남편으로 변했습니다. ^^;;

 

결혼전 연애시절 나름 갸름하고 샤프했던...

 

 

 

결혼 10년차...임신 5개월된 남편과 함께 찍은 아내의 사진..  ㅡ.ㅡ;;;

 

술 좋아하는 사람치고 악한 사람 없다..

이것이 제가 술자리와 사람을 좋아하는 이유이고 핑계입니다. ^^;;;

 

그러나....술...너무 좋아하면 임신 5개월의 제 배처럼 됩니다... ㅠㅜ

 

 

 

 

바통을 전달하면서...

바통이 전달된 경로는 다크초코코님- 아이미슈님- 옹리혜계님- 둔필승총님- 달려라꼴찌 의 순입니다

 

다음 바통은  박씨 아저씨님, 따뜻한 카리스마님, 악랄가츠 입니다.

세분 모두 너무 유명하신 블로거라 모르시는 분은 없을 것입니다.

 

박씨 아저씨님, 따뜻한 카리스마은 든든한 아드님과 알콩달콩하게 사시는 모습이 보기 좋고,

악랄가츠은 제가 아들이 있으면 이렇게 긍정적이고 명랑하게 키우고 싶은 분입니다.

 

그래서 감히 제가 드리는 주제는 "아들이 있어 든든하고 좋은 순간" 입니다.

 

물론 강제성이 없기에 받지 않으셔도 괜찮고, 주제를 바꾸셔도 괜찮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