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니

사랑니때문에 정말 앞니들이 틀어지는걸까?

달려라꼴찌 2009. 6. 18. 06:57

사랑니때문에 정말 앞니들이 틀어지는걸까?

 

 

 

 

많은 분들이 사랑니 때문에 아래 앞니들이 삐뚤삐뚤 틀어진다고 믿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사랑니를 뽑기 위해서 치과에 오는 상당수의 이유가 사랑니 때문에 앞니가 틀어질까봐서

또는 예전엔 안그랬는데 최근들어서 앞니들이 삐뚤어진게 사랑니 때문이라고 틀어졌다고 믿어서 입니다.

 

그리고 그동안 애써 치아를 고르게 교정한 것이 다시 흐트려져 치아들이 틀어질 것을 우려해서

치아교정이 모두 끝난 후 안전빵으로 최소한의 찝찝한 요소도 모두 제거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여 

치아교정이 끝나면 모든 사랑니를 반드시 뽑길 권하는 교정 치과의사도 있습니다.

 

과연 사랑니 때문에 앞니들이 틀어지는가에 대해서는 치과의사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결론적으로는 사랑니와 앞니가 틀어지는 것은 서로 관계가 없다는 것이 중론이고 또 대세를 이루고 있습니다.

즉, 사랑니 때문에 앞니들이 틀어지는 일은 거의 없다가 중론입니다.

 

사람의 얼굴을 좌우로 나누는 정중선을 미드라인(midline) 이라고 하는데, 이러한 정중선으로는 미간, 코, 인중, 턱끝 등이 지나갑니다.

꼭 사랑니가 없더라도, 그리고 사랑니의 존재유무와는 전혀 별개로 

좌우측 치아들는 원래 이 정준선인 미드라인(midline)을 향해서 움직이려는(쓰러지려는) 성질과 경향이 있습니다.

이러한 치아의 정중선을 향해 움직이려는 자연의 섭리이며 경향을 치의학용어로 mesial drift tendency라고 합니다.

 

잇몸이 안좋거나 나이가 들어 치아를 지탱해주는 치조골의 높이가 줄어든 경우는

이렇게 치아가 정중선을 향해 쓰러지려고 하는 힘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땅속에 뿌리 깊숙히 심겨져 있지 않는 나무가 바람에 쉽게 쓰러지듯이 말입니다.

따라서 잇몸이 안좋거나, 중년 이후에 나이가 들어 노화현상으로 치조골의 높이가 줄어든 경우 아래 앞니들이 쉽게 틀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즉, 예전엔 안그랬는데 최근들어 아래 앞니가 삐뚤삐뚤 틀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사랑니가 치아들을 밀어서가 아니라,

1. 치아들이 정중선을 향하여 쓰러지려는 성질

2. 잇몸 질환이나 나이에 따른 노화현상에 따른 치조골(잇몸뼈)의 위축이 서로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일어나는 결과인 것입니다.

 

따라서 앞니가 틀어질까봐 특별히 증상도 없는 사랑니를 뽑으려고 하는 분들은 이런 점도 고려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치과의사인 저의 치과용 파노라마 방사선 사진을 공개합니다.

사랑니가 깊숙히 누워서 매복되어 있고, 저 또한 아래 앞니들이 조금씩 틀어져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40이 넘은 지금에도 사랑니를 뽑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별다른 불편함과 증상도 없었던 제 사랑니들을 발치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은 매우 큰 반면,

사랑니를 발치함으로써 제가 얻는 득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즉, 득보다 실이 훨씬 더 많은 경우이기 때문에 치과의사인 제 자신도 사랑니를 뽑지 않은 것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당장 문제가 없다 하더라도

정기적인 스켈링과 더불어 구강검진을 위해 치과에 적어도 6개월에 한번씩은 내원하여 지속적인 관찰은 필요할 것입니다.

그것은 까딱하면 자신도 모르는 새에 지금은 별문제 없는 사랑니로 인해

바로 앞쪽 치아인 제2대구치까지도 충치나 치주질환으로 발치해야 하는 낭패를 볼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믹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