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니

사랑니 발치 후 합병증과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달려라꼴찌 2010. 2. 23. 06:59

사랑니 발치 후 합병증과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치과에서 사랑니 발치 곧바로 안하는 이유

 

 

 

얼마전 모교에서 미8군 소속 구강외과 군의관을 만나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 친구가 대한민국에 와서 크게 놀란 것이 세가지가 있다고 합니다.

첫째, 자기가 오히려 많이 배울 정도로 대한민국의 치과의사들의 평균적인 기술 수준이 뛰어났다는데서 놀랐고,

둘째, 사랑니의 발치의 난이도에 비해 저평가된 저렴한 시술비에 또 한번 놀랐고,

마지막으로, 치과에 처음 온날 곧바로 즉흥적으로 사랑니 발치를 할 정도로 사랑니 발치에 대해 너무 쉽고 간단하게 생각하는 데에서

가장 많이 놀랐다고 합니다.

 

제 경우도 환자분이 치과에 사랑니를 뽑으러 왔는데 바로 그날은 뽑아주지 않고,

방사선 및 임상검사와 응급처방만 내리고 따로 날을 잡아 예약하고 사랑니 발치에 임하곤 하는데,

이따금 환자분들은 어렵사리 시간내서 치과에 왔는데 왜 바로 안뽑아주냐고 불만어린 하소연을 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

 

그러나 다른 치아들과는 달리 사랑니 주변에는 혈관, 신경 등 중요한 해부학적 구조물들이 매우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에

아무런 치밀한 술전 준비없이 치과에 온 당일날 즉흥적으로 발치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중요한 해부학적 구조물 때문에 사랑니 발치로 인해 일어날 수 있는 합병증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감염

   항생제 농도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랑니 수술 발치를 할때,  

   사랑니 주변의 염증과 세균이 혈류와 근막사이공간을 통해서 다른 중요한 부위까지 옮아갈 수 있습니다.

   드문 일이지만 심장으로 이르는 종격으로 염증이 진행되면 사망까지도 이를 수 있는 불행한 일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2. 출혈

   염증이 많거나, 혈액관련 질환의 기왕력이 있는 경우에는 지혈의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또는 예기치 못한 사랑니 주변의 동맥이 끊어진 경우 매우 위급한 사태까지 이르러 응급실로 이송되기도 합니다.

 

 

 

3. 인접치아의 탈구

   지렛대 원리로 사랑니를 발치하게 되는데, 엉뚱하게도 예기치 못하게 사랑니 바로 앞의 치아가 탈구되어 발치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치과의사는 침착하게 자가치아이식의 원리가 되는 치아재식술을 시행하여야 합니다.

 

 

 

4. 상악동 개통 

 

위턱의 사랑니를 발치하는 경우 그림 B와는 달리 A처럼 상악동이라는 빈공간과 뿌리가 근접한 사랑니를 가진 분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해부학적 특징을 가진 환자의 경우 치과의사가 아무리 주의 하여 사랑니를 발치한다고 하더라도 

상악동과 입 속인 구강이 서로 개통 되어 연결되는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대부분은 자연 폐쇄되지만 이따금 수술로서 폐쇄를 하여야할 수도 있습니다.

연애블로거 이리니님이 언젠가 쓴 치과가서 머리에 구멍뚫인 사연 - 의료사고 라는 사랑니 발치 체험기를 쓰셨는데,

사실은 이런 경우이며 이는 치과에서도 비교적 흔한 일입니다.

다만 치과의사가 사전에 이런 가능성을 고지하고 사랑니 발치에 임한 것과 아닌 것은

이런 상황이 막상 발생할때 환자가 느끼는 감정은 전혀 다를 것입니다.

 

 

 

 

 

 

5. 신경손상

 

아래턱 사랑니를 발치할때 치과의사는 항상 하치조신경관과 사랑니 뿌리 사이의 거리 (빨간색화살표)에 주의하여 신경를 씁니다.

사랑니 바로 아래를 주행하는 하치조신경관에는 신경과 동맥으로 이루어진 다발이 주행하는데

사람에 따라서 이 신경관에 뿌리가 매우 근접된 사랑니를 가진 분들이 있습니다.

이런 경우 치과의사가 아무리 주의를 기울인다고 하더라도 하치조신경관이 압박되어 눌릴 수 있는데,

이 때 신경손상의 후유증이 남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발치한 부위의 아랫입술의 절반정도 500원짜리 동전크기 정도의 영역에서 감각이상을 느낄 수 있습니다.

때로는 근처를 주행하는 혀신경이 손상되어 발치한 해당부위의 맛을 못느끼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래턱 사랑니를 수술 발치하는 모습, 사랑니 주변의 뼈를 삭제하여 치아를 몇조각으로 분리하여 발치한다.

 

 

이렇게 사랑니의 해부학적 위치에 따른 합병증은 어느정도는 예견은 가능하지만,

환자의 사랑니 자체가 원래 그런 위치와 모양으로 생겨 태어난 것이기 때문에

아무리 치과의사가 주의를 하더라도 피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사랑니를 뽑으려는 환자분도, 이를 시술하는 치과의사도 사랑니 발치를 너무 쉽고 간단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따라서 이런 사랑니 발치 후 합병증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는

 

1. 치과에 내원한 당일날 즉흥적으로 사랑니를 발치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2. 아침, 오전 중에 사랑니를 발치하는 것이 좋습니다.

3. 특히 토요일같은 휴일 전날의 사랑니 발치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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