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성용 입니다/현재 일상

국립극장 국립무용단 코리아 환타지 - 이보다 더한 환타지는 없다.

달려라꼴찌 2009. 3. 23. 07:37

 

국립극장 단원인 환자분 중 한분께 초대권을 받아 국립무용단의 코리아 환타지 공연을 관람하는 행운을 얻었습니다.

 

그분 덕분에 작년에 감상했던  "춤춘향" 공연의 감흥과 여운이 아직도 남아있기에,

이번 코리아 환타지 공연은 또 얼마나 화려하고 절도 있을까 하는 기대감에 국립극장을 향합니다.

공연장 입구에 세워진 대형 배너입니다.

춤출 "무(舞)" 한자형상 이미지가 매우 세련되고 깔끔합니다. 

 

솔직히 국악이나 한국전통문화에는 문외한이기도 하고, 브로드웨이 뮤지컬 등 남의 것에만 익숙한 터라...

지루하고 재미 없을 것만 같았던... 무대의상도 단순하고 초라한 한복 일색일거라는...무대장치도 수준 낮을거라는...

이런 선입견들을 여지없이 무너뜨린 한국전통문화 공연이 바로...'춤춘향'이었습니다.

 

그래서 '춤춘향'의 학습효과로 인해 이번 코리아환타지 공연에 거는 기대는 남달랐습니다.

설레이는 마음으로 드디어 첫막을 시작하였고, 오.....역시...오....나의 감탄사는 마구 터져 나옵니다.

코리아 환타지... 정말 이보다 더한 환타지는 없는 것 같습니다.

 

유명하다는 브로드웨이 뮤지컬, 프랑스뮤지컬, 라스베이거스 등지의 각종 호텔 공연 등등 나름 많이 섭렵했다고 자부하지만,

정말 한수 아래일 것만 같았던 우리의 공연이 이렇게 대단하고 화려하고 고급스럽고 세련될 것이라는 것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마치 유엔공연장에서 한국대표 무용수들의 공연을 한 나라의 대사로서 감상하는 듯한 화려함...

열번이고 스무번이고 기립박수를 치고 싶은 욕구가 마구 솓구질 정도의 웅장함...

국립무용단 무용수들 하나하나가 열정으로 춤을 보여주는 것에 뜨거운 감동이 밀려옵니다.

비록 현대적인 감각에 맞춰 약간의 퓨전의 가미되었긴 하지만 우리의 것, 한국 고유의 것이

이렇게 훌륭하고 화려할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뿌듯합니다.

 

마음 같아선 공연장면 하나하나 카메라로 담고 싶었지만,

규정상 카메라 촬영은 금지되어 있으므로,

팜플렛의 사진들로 공연의 몇몇 장면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궁(宮, the castle)

코리아 환타지 공연의 시작은 궁의 아침으로 시작됩니다.

궁의 아침, 왕비는 궁녀들에 의해 분주한 아침이 시작됩니다.

왕비는 착복을 하고 궁녀들의 인사를 받고 왕을 맞이합니다.

궁 주위에는 용과 호로서 궁을 보호하며 악귀를 물리쳐주는 형식이 진행되며, 호화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궁녀들은 바쁜 하루를 진행하고,

그 하루를 한상춤으로 표현합니다.

 

 

 

 

 

 

 삼고무, 오고무 (Three, five drum dance)

코리아 환타지 공연중에서 제일 멋지고 화려했던 장면입니다.

삼고와 오고를 치며 춤 추는 공연 내내 나의 심장도 덩달아 뜨겁게 춤 추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인간 내면의 세계를 역동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북의 소리와 몸짓을 통해 표현한 작품으로,

우주의 소리 중 땅의 소리인 북을 통해 인간과 자연의 일체감을 묘사하여 새 생명의 에너지가 움트는 듯한 기운과 역동성을 전해줍니다.

누가 한국을 조용한 아침의 나라라고 했던가?

이렇게 역동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한국의 아름다움이 지천에 널려있습니다.

 

 

 

 

장고춤

악기인 장고를 어깨에 메고 다양한 장단에 맞춰 통일적인 움직임을 펼치는 화려한 춤사위가 매력적입니다.

무용수 하나하나가 국가대표급이다 보니,

리더 무용수와 제일 구석에 위치한 무용수와 자리를 바꿔 공연을 진행한다고 해도,

하나도.. 전혀.. 어색하지 않고 매끄럽게 잘 진행될 것 같은...

그야말로 무용수 하나하나의 실력이 베테랑 수준급 이상인 것 같습니다.

 

 

 

 

 

부채춤

티비로만 보았던 부채춤..

부채를 활용한 선과 면의 역동적인 조화를 통해 한국의 춤사위를 보여줍니다.

 

대표적인 한국 춤의 하일라이트만을 모아서 공연한 코리아환타지를 보면서,

한국의 아름다움은 부끄럼 타는듯 소극적이고 정적인 것이 결코 아니고,

우아하면서도 오히려 역동적이고, 화려하면서, 진취적인 것에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티켓 한장에 십수만원이나 하는 뮤지컬이나 기타 다른 공연들이 비해,

퀄리티와 완성도는 훨씬 더 높으면서도 가장 좋은 자리 티켓이 불과 3만원 정도인 이 공연...

남의 것만 쫒아 다녔던 나의 자세를 부끄럽게 한 공연이었습니다....

 

우리 것은 이렇게 좋은 것이었습니다...

 

 

 

믹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