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성용 입니다/딸딸이 아빠

충격적인 초등학교 4학년 딸의 카톡 내용

달려라꼴찌 2013. 11. 6. 08:12

충격적인 초등학교 4학년 딸의 카톡 내용



 


 

초등학교 4학년 첫째딸 다현이가 반 친구들 모두 갤럭시를 가지고 있다며 자기도 사달라고 몇달을 졸랐더랩니다.

게임에 중독될까봐 평소 아이들에게는 컴퓨터나 스마트폰은 되도록 늦게 시작하게 하려고 했었지만

딸 아이의 간절한 소원을 못이기고 인기영합주의 아빠는 결국 두손두발 들고 스마트폰을 사준지 이제 넉달정도 되었습니다.

 

하루 30분 이상 스마트폰을 하지말 것과 친구들과의 카톡 내용은 지우지 말 것을 단단히 약속받고 장만해주었는데,

다행히 다현이는 들에 핀 꽃이나 곤충 동물들 사진을 찍거나 친구들과 카톡하는 것을 주로 하는 것 같습니다.

 

요즘은 학교폭력의 한 형태로 카톡 왕따라는 것도 있다고 들었기에,

저는 가끔 다현이가 친구들과 주고받는 카톡 내용을 훔쳐보곤 하는데,

그런데 얼마전 다현이가 같은반 친구와 대화를 나눈 카톡 내용이 꽤나 충격적이었습니다.

 

 

 



  

 



헉!! 초등학교 4학년이 중학교 1학년 수학을 선행학습하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것도 그 아이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친구들 모두 선행학습을 하고있다는 군요...

말로만 들었던 초등학생들의 선행학습이 정말 광범위하게 만연하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는 순간이었습니다. ㅡ.ㅡ;;;;

 

사실 다현이는 그날 그날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따라가기도 벅차서 그날 그날 복습하기도 버거운 형편인데,

다현이 친구들은 모두 이렇게 선행학습을 하고 있었네요 ㅡ.ㅡ;;; 

 

저는 80년대에 초중고등학교를 다닌 강남 8학군 출신이지만, 지금은 그때와는 너무나 천지개벽한 것 같습니다.

그때는 수험생 100만명에 지금보다 훨씬 더 대학교에 들어가는 문은 비좁았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때는 사교육이란 것도 없었고 각자 알아서 스스로 공부하는 분위기였습니다.

물론 야자라고 불리는 야간자율학습을 매일 밤 10시까지 학교에 남아서 하느라고 고생은 했지만,

과외 전면금지 시절이라 과외란 것도 없었고, 학원이란 것도 없었고.... 

대학입시란 것도 학력고사 한방으로 결정되니까 얼마든지 역전이 가능했었고....

집안이 가난해도 개천표 용이 얼마든지 가능했었고....

세월이 지나고 보니 제가 자라던 시대가 훨씬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다현이의 카톡 대화 말미에 그 친구한테 중학생되면 공부 잘 하겠다며 부러워하는 다현이의 멘트

어쩐지 전혀 부럽지않고 오히려 시니컬하게 느껴져서 저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

 

그래서 다현이에게 너도 선행학습하고 싶냐고 넌지시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완강히 고개를 절래절래 손사래를 치며 다현이가 말합니다.

아빠, 내가 친구한테 부럽다고 한건 예의상 그렇게 말해준거야.

난 지금처럼 항상 산으로 들로 강으로 바다로 엄마 아빠와 함께 여행다니는 것이 얼마나 행복하고 좋은지 몰라

엄마 아빠랑 여행을 많이 다니는 나를 친구들이 얼마나 부러워하는지 몰라

친구들 보면 너무 힘들어하고 얼마나 불쌍한데... ㅠㅠ 

 

퇴근해서 저녁 8시에 집에 돌아오면 딸 아이들에게 이제 그만 공부하고 아빠랑 놀자고 보채기도 하고,

주말이면 어떤 일이 있어도 집을 떠나 하루종일 야외 나들이나 1박2일 캠핑을 떠나야 하고,

방학때면 무리해서라도 아이들 데리고 세계곳곳을 함께 여행다니며 견문을 넓혀주는 것을 제 신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지금 당장에는 딸들에게 인기영합주의 아빠로서 점수를 독톡히 따고는 있지만,

초등학생을 초등학생답게 키우려는 제가 과연 아이들을 잘 키우고 있는건지..... 

세월이 더 흘러 딸 아이들이 커서 어른이 되면 알 수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