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공간 뉴연세치과/행복한 치과의사

결혼식 앞두고 손수 만든 도시락 들고 찾아온 옛직원에 왕감동

달려라꼴찌 2013. 10. 12. 08:14

결혼식 앞두고 손수 만든 도시락 들고 찾아온 옛직원에 왕감동







얼마전 옛직원이 결혼을 한다며 손수 직접 만든 도시락을 잔뜩 싸들고 저를 찾아왔습니다.


 

1년 6개월만에 보는 나의 옛직원....

청첩장을 들고 저를 찾아와 준 것만해도 정말 너무나 반갑고 고마운 일인데,

이렇게나 정성드려 도시락까지 싸들고 저를 찾아주니 얼마나 고맙고 감동스럽던지 순간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2년전 제가 미국에서 돌아와서 치과에 첫출근하던 날에도

한국 음식이 그리웠을거라며 바리바리 손수 직접 만든 도시락을 싸다주었던 그날만큼이나 벅차오르는 감동이었습니다.


원장으로서 해준 것도 별로 없는데 저는 이렇게 직원들에게 늘 받기만 합니다. ㅠㅠ


 







 

1년 6개월전....

1인이 110여개가 넘는 치과를 소유하여 TV 고발 프로그램에까지 방영되어 과잉진료 논란을 일으킨 저수가 네트워크 치과 그룹이 

국회 국정감사에까지 오르게될 정도로 사회문제화가 되자 국회에서는 기존의 의료법을 개정하여

의사 1인은 오직 1개의 의료기관만을 개설 및 "운영"할 수 있고 그 외 어떤 다른 의료기관의 "운영"에 관여해서는 안된다고 개정되게 되었습니다.


개정된 의료법에 따라 8명의 원장이 4개 지점을 함께 운영하던 저의 치과 지점들도 더이상 함께하지 못하고 

서로 완전히 분리된 치과로서 각자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그에 따라 거의 10년을 함께 해왔던 이 직원과도 자연스럽게 헤어지게 되어 옛직원과 옛원장의 관계가 되어 

그렇게 1년 6개월이 흘렀습니다.


그 사이 이 직원에게는 참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그동안 많이 아팠다고 합니다. 

얼마나 아팠는지 자세한 사연을 뒤늦게 옛 동료원장에게 듣고는 저는 눈물을 떨굴 정도로 가슴이 아팠습니다.

이제는 아픈 것도 많이 나아서 결혼을 합니다.

10년 넘게 사귄 첫사랑 남자와 결혼을 합니다.

그동안 고생은 뒤로 하고 이제 건강도 되찾아 아이도 낳고 기르며 행복한 날들만 계속되기를 바랍니다.


 

대학교를 갓 졸업하고 치과위생사가 되어 17평 조그만 동네 치과에 불과했던 저의 치과에 입사하여 

함께 웃고 울며 지내던 때가 불과 엊그제 같은데...

벌써 10년의 세월이 훌쩍 지나서 이제 결혼을 한다고 하니 정말 감회가 새롭습니다.


 

 

비록 멀리 떨어져 서로 다른 치과에서 일하는 입장이 되었지만 저는 단한번도 내 직원이 아니란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만난 사람 헤어지게 되어있고, 헤어진 사람 반드시 만나게 되어 있으니...

언젠가는 예전처럼 또 함께 즐겁게 일할 날이 오리라 믿습니다. 


내일 하루 앞으로 다가온 결혼식.....

축하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