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성용 입니다/치과대학 시절

치과대학생의 소중한 보물1호 발치된 치아

달려라꼴찌 2012. 4. 3. 08:02

치과대학생의 소중한 보물1호 발치된 치아 




치과대학 재학 시절...

이것을 많이 확보하여 가질수록 동기 친구들 사이에는 권력의 상징(?)이었던 보물이 있었는데

그것은 다름아닌 사람의 발치된 자연치아들이었습니다.

발치된 치아를 많이 가진 친구들에게 잘보이려고 밥도 사주기도 하고 그랬으니까요. ^^;;;


그도 그럴것이 본과 2학년이 되어 보존과 실습을 위해서는 발치된 치아들이 정말 많이 필요했었습니다.



 

 

보존과는 말그대로 치아를 보존하기 위해서 여러가지 치료를 행하는 치과의 한 분과를 말하는데, 

때우고 씌우는 일반적인 충치치료부터 신경치료 그리고 치아재식술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부분을 치료하는 분야입니다.

 


충치를 제거하고 때우고 씌우는 치료



          

신경치료 (근관치료)




 

플라스틱 인공치아를 장착한 치과대학 실습용 더미

본과 1-2학년때는 플라스틱 인공치아로 충분히 보존과 치료 술식들을 연습한 후, 

본과 2학년 때는 실제 사람의 발치된 자연치아를 가지고 보존과 치료 술식을 연습하게 됩니다.


그러나 치과대학 학생시절에는 돈만 주면 얼마든지 살 수 있는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인공치아가 아닌 

발치된 사람의 자연치아를 구한다는 것이 그리 결코 쉽지만은 않았기 때문에, 

이런 보존학 실습을 앞두고는 개업가에 개원한 학교 선배님들을 찾아가서 열심히 굽신대며 발치된 치아를 얻어내곤 했습니다.

 

선배님들이 미리 마련해 놓았던 발치된 치아들을 고맙게 받아가지곤 각 부위별로 늘어놓고 친구들과 나누어 가지곤 했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발치된 치아들을 모았음에도 불구하고 항상 모자란 부위의 치아가 있었습니다. ㅡ.ㅡ;;;;

치아교정 치료시에 흔히 많이 뽑는 작은 어금니(소구치)들은 항상 넘치게 많았지만,

큰 어금니(제1,2대구치)나 앞니(전치, 견치)들은 정말 굉장히 귀했었습니다. ㅡ.ㅡ;;;;

특히 송곳니(견치)는 정말 찾기 어려웠죠. ㅠㅠ

그런 과정을 다 거치고 나서 치과대학을 졸업하고 치과의사가 되어 막상 치과의원을 개원한 선배가 되었을 때, 

저 역시 예전 선배님들이 해주셨던것 처럼 후배들을 위해 빈 깡통에 발치된 치아를 모아놓곤 했었습니다...^^

하지만 찾기 어려운 치아는 역시나 항상 부족합니다...

 






그런데 얼마전 인터넷을 보다가 치과의사로서 정말 재미있는 사이트를 보게 되었습니다.

바로 사람의 자연치아를 팔고있는 쇼핑몰 사이트였는데요...

 



 

가격이 엄청납니다.

어금니 100개에 거의 1000달러정도로 우리돈으로 100만원이 넘습니다. 

그렇다고 불법으로 치아를 모아서 파는것 같지는 않습니다.

목적도 기공사나 치과대학 학생들을 위한 실습목적으로 판매한다고 분명히 명시되어 있더군요.

와, 이런 곳이라면 그토록 귀했던 제1대구치, 견치들도 얼마든지 얻을 수 있어 

마음껏 실습하고 충분히 연습할 수 있겠습니다. ^^


그러나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치과에서 발치되어진 치아는 엄연한 적출물이기 때문에 일반인들에게 반출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어머니께서 자녀들의 젖니를 치과에서 뽑고 나서 젖니를 챙겨가는 것도 사실은 불법인거죠 ㅡ.ㅡ;;;;

하지만 이런 쇼핑몰도 있는 것을 보니 외국에서는 그것이 가능한가 봅니다.


어쨌든 수많은 치아들을 보고 있자니..... 

이 치과, 저 치과에서 열심히 굽신거리며 자연치아를 모으고 있을 치과대학 후배들이 생각이 나서 

혼자 웃어 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