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성용 입니다/치과대학 시절

치과대학 시절 해부학 노트 필기에 대한 추억 - 치과대학 본과1학년

달려라꼴찌 2009. 3. 11. 10:04

 

책장 한켠입니다.

 

오랜 세월이 지나도 결코 잃어버리고 싶지 않은 나의 소중한 치과대학 시절 강의노트들입니다.

돈으로는 얼마든지 주고 살수 있는 전공서적들 수백권을 잃어버린다 해도...

나의 땀방울이 수없이 맺힌 이 노트들은 곁코 잃고 싶지 않아서 아직까지도 책장 맨 위칸을 당당히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 노트 한장 한장에는 치과대학 시절 나의 피땀어린 노력이 베어 있음을 언제봐도 자부심으로 느껴집니다.

 

 

 

치과대학 시절의 그 노트들 중 치과대학 본과1학년 시절의 해부학 노트를 꺼내봅니다.

벌써 거의 20년 전이니 일반해부학 (General anatomy)이란 라벨도 헤어져 세월의 흔적이 느껴집니다.

 

 

 

 

의과대학생이나 치과대학생은 3차원적인 공간구조물을 특히나 많이 공부하기때문에 

아틀라스(atlas)라고 하여 그림책으로 공간적인 개념을 잡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해부학 아틀라스중에서 가장 오래되고 간단하면서 쉬웠던 씨바(Ciba)라는 책입니다.

 

 

 

 

해부학 강의동안 나는 굉장히 빠른속도로 거의 속기수준으로 교수님의 강의를 대강 필기한후

수업후에 강의실이나 도서관에 남아서 해부학 교과서를 보고 다시금 정리하였답니다.

그러다보면 어느덧 새벽 2시 3시가 넘어가는 날이 부지기수였습니다.

상완골과 견갑골을 둘러싸며 주행하는 동맥 혈관들에 대해 정리한 노트의 한 부분을 보니

이부분을 정리했던 20년전의 일과 기억이지만 아직도 불과 어제일인 것처럼 생생히 기억이 날 정도입니다.

 

 

 

 

사람 몸을 이루는 신경계 또한 혈관과 마찬가지로 매우 복잡하게 전기줄처럼 얽히고 섥힌 구조로 되어있는데,

이를 조금더 체계적으로 외우기 위해서 간단하게 도해나 설계도처럼 그려가며 표시하면서  마인드맵 같은 그림을 그려가는것을

스케마틱 (Schematic) 하게 정리해서 외운다라고 표현했던 기억들도 생생합니다.

나는 해부학 공부를 할때 이렇게 스케마틱한 그림으로 정리해서 외우기를 굉장히 좋아했습니다.

또 이렇게 도해로 그려서 외우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해부학 용어만 라틴어, 영어, 한글 등 모두 외워야 했는데 그 갯수만 수만, 수십만가지 이상입니다. 

 

 

 

 

 

감상골을 둘러싸는 동맥혈관과

삼차신경의 주행과 연관관계등 을 도해로 스케마틱하게 정리한 그림입니다.

그 당시에 삼차원적인 공간지각 개념을 쏟아부었던 나의 이 해부학 정리 노트가

그당시 의과대학이나 치과대학 학생들에게는 서로 복사 못해서 난리일정도로 굉장히 인기가 있었답니다. ^^

 

 

 

 

 

지금 치과대학의 교과과정은 많이 다르겠지만,

내가 치과대학 다닐시절의 연세대학교는 다른 대학과는 달리 해부학을 머리부분만 하는 것이 아닌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모두 철저히 공부하고 실습하는 의과대학 해부학과정과 동일한 엄청 빡센 해부학 수업이었습니다.

심장근육을 둘러싸며 심장에 영양을 공급하는 관상동맥들의 주행경로와 정맥동을 스케마틱하게 정리한 그림입니다.

 

 

 

 

 목 부분의 동맥, 신경얼기, 목교감신경절에 대한 정리

 

 

 

 

 

골반 속 대퇴부 및 회음부를 주행하는 동맥의 주행경로 및 머리 목부분의 정맥얼기들의 스케마틱하게 정리한 나의 그림 

 

 

 

 

 

 

 

 

대퇴부부터 발꼬락 끝까지의 동백 주행경로를 스케마틱하게 정리한

나의 그림입니다.

 

이 해부학 정리 노트는.

의과대학, 치과대학 모두 합산하여 성적을 낸 해부학 점수는

영광스럽게도 내가 1등을 차지하는데 기여했던 자랑스러운 노트입니다.

 

지금도 치과대학 그 시절 열심히 새벽별보면서 공부하고 정리했던

열정과 노력으로 하루하루를 산다고 자부하지만,

젊은 시절 20대초반... 고3보다도 몇갑절 열심히 공부하였지만,

강요가 아닌 스스로 느껴서 자발적으로

조금이라도 사람의 몸에 대해 더 알고 싶어서 공부 그 자체를 즐겼던

기억과 추억들이...

지금에 와서는 내 자신의 삶을 더욱 자랑스럽고 자존감을 높히는데

크게 역할을 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 시절에는 정말 공부 자체가 좋아서 날밤을 지새우고 정리하고 그랬던 것 같습니다.

 

치과의사가 되어 치과도 개원하여 진료한지 벌써 10년 가까이 되지만,

지금도 치과 자체가 좋아서 새벽까지 정리하면서 즐길 수 있는 것도

젊었던 청년기 시절의 열정과 패기로 하루하루를 성실히 보냈던 기억이

다시금 새롭게 생각나

아직은 내가 그날처럼 패기와 열정을 잃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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