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치치료

충치 치료 받은지 1년도 안되 또 충치가 생겼다면? 치과의사에게 분노하기 전에

달려라꼴찌 2012. 1. 10. 07:56

치료 받은지 1년도 안되 또 충치가 생겼다면?





충치치료 받은지 1년도 안된 치아들인데 다른 치과에 갔더니 충치가 많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면 기분이 어떨까요?

아마도 그전에 믿고 치료했던 치과의사에게 느끼는 배신감은 거의 분노의 수준까지 오를 것입니다.


그런데, 치과의사로서도 그동안 헤아릴 수없이 많은 충치를 치료해보았지만, 

솔직히 1년도 안되서 충치가 새로 생긴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할 정도로 굉장히 드물고 희박한 일입니다.



얼마전 치과에 온 환자분입니다.

위 방사선 사진에서 화살표가 가리키는 부위는 치아 인접면을 마치 쥐가 파먹은 모습을 띠고 있어 

인접면 충치처럼 보입니다. 

방사선 사진만 놓고 본다면 누가 봐도 충치로 보입니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이 환자분은 불과 5개월전에 해당 치아들도 모두 충치치료를 받았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과연 이것들은 충치일까요?


사실 이런 경우는 치과의사로서의 양심상 환자분께는 다음처럼 말씀드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충치 치료받은지 불과 5개월 밖에 되지 않았다니 일단 치료받았던 치과로 다시 가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위처럼 충치 치료했던 치과로 다시 보내야 했던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현재로선 충치로 보이는 저 부위가 정말로 충치인지, 또는 충치치료 받은 흔적인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충치나 기타 염증들은 방사선 사진상에서 이렇게 거무스름하게 보입니다. 

이것을 방사선투과상(라디오루슨트, radiolucent)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충치 치료를 해서 때웠거나 크라운으로 씌운 것들은 방사선 사진상에서 대부분은 하얗게 보입니다.

이것을 방사선불투과상(라디오패크, radiopaque)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간혹 충치치료 재료에 따라서는 방사선투과상(라디오루슨트, radiolucent)인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라면 충치치료를 실제로는 완벽하게 했더라도 방사선사진상에서는 검게 나타나기 때문에 

그 사연을 모르는 치과의사가 방사선사진만 놓고 본다면 무턱대고 충치라고 오해(오진)하기가 굉장히 쉽습니다.


실제로도 충치치료 받아 깔끔한 치아를 이렇게 방사선사진에거 검게 보인다고 무조건 충치로 오해(오진)하여 

충치 치료를 다시 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습니다.  








치과에서 사용하는 각종 충치치료 재료들입니다.








치과에서 사용하는 각종 충치치료 재료들 중에서 12개를 선별하여 

조그만 덩어리로 만들어 광중합시켜서 딱딱하게 굳게 만들어 봤습니다. 






그리고는 이런 충치치료 재료들이 방사선 사진상에서는 어떻게 나타나는지 

방사선 엑스레이를 찍어봅니다.



충치치료 재료들이 방사선 사진상에서 이렇듯 다양하게 보입니다.

어떤 것은 하얗게 나오고(방사선불투과상), 어떤 것은 검게 나오고 (방사선투과상) 있지만

하얗고 검은 정도도 제각기 다 다릅니다.

1, 2, 3, 6, 7, 9, 12번 같은 재료로 충치치료를 받았다면 방사선사진에서 하얗게 치료 흔적이 보이겠지만, 

만약 4, 5, 10, 11번 같은 재료로 충치치료를 받았다면 방사선 사진에서는 검게 보이기 때문에, 

마치 충치처럼 보일 수도 있겠습니다.


치과의사는 충치치료할 때 가능한한 방사선 투과성 재료는 쓰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바로 이런 이유들 때문에 위 사진처럼 충치로 보이는 치아들이지만 

치료받은지 불과 몇달 혹은 1-2년도 안되었다면,

1. 오진의 가능성을 피하기 위해서나, 

2. 환자분을 위해서도, 

치료를 받았던 치과로 다시 보내드리는 것이 치과의사로서 맞는 이야기 같습니다.


그리고 다른 치과에 갔더니 치료받은지 불과 얼마 안된 치아들이 충치나 염증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면

무턱대고 예전 치과에 대해 분노하기 전에... 

치료받았던 치과에 가서 꼭 확인을 받는 것이 본인을 위해서도 중요합니다. 

 

이런 점에서도 치과치료는 역시 단골 치과 하나를 정해놓고 그곳만 꾸준히 이용하는 것이 가장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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