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 김치의 하일라이트는 역시 겉절이
한국에 돌아온지도 벌써 두달 가까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동안 조그만 원장실에 도란도란 모여 전 직원들과 함께 하는 점심시간을 즐기는 통에 시간 가는줄도 몰랐는데,
그도 그럴 것이 직원들도 이따금 함께 일하는 동료들을 위하여 서로 통 크게 손수 만든 도시락을 쏘기도 하는터라
덕분에 사이에 껴서 얻어먹기만 하는 원장인 제 입만 즐거운 나날들이었답니다.
저도 돈으로 배달시켜먹는 점심식사뿐 아니라 제가 손수 만든 도시락도 멋드러지게 한번 쏴야 할텐데 말이죠 ㅡ.ㅡ;;;
이 날은 저희 치과 실장님 집에서 김장을 담그던 날이었다고 합니다.
대학교 치위생과 졸업한 이후로 줄곳 저희 치과에서만 단 한번의 결근과 지각도 없이 8년을 근속한 관록의 실장님답게
정말 통크게 집에서 갓담근 김장김치와 수육 및 겉저리를 공수해와 전 직원들에게 도시락으로 통크게 쏘는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김치라곤 늘 마트에서 사먹거나 멀리 청주의 처가댁에서 가져다 먹는 것이 전부였던 저로서는
이렇게나 싱싱하게 갓 담근 김장김치나 겉저리를 먹어보는 것이 정말 얼마만인지 모르겠습니다.
배추에 버무려 무쳐 먹을 겉절이 양념입니다.
군침으로 흠뻑 점령된 혓바닥이 경련 오르듯 떨리는 전율이 느껴지십니까?
싱싱한 굴까지....
막 담근 김장 김치....
게다가 수육까지 ^^
치과 전직원들이 조그만 원장실 식탁에 옹기종기 모여 새참같은 도시락 상 차리기 바쁩니다.
다들 빨리 먹고 싶다는 욕망 때문에 손놀림이 전광석화같습니다.
오전에 열심히 논밭에서 일한 후 나무 그늘에 도란도란 앉아서 먹는 농부들의 새참같습니다. ^^
일단 제가 먼저 시식을 해봅니다.
배추에 겉저리를 올려놓고, 굴을 듬뿍 가져다가.....
이렇게 큼지막하게 아주 큼지막하게 싸서 한입에 털어넣으려고 합니다...
너무 입을 크게 벌려 턱관절에 무리가 가더라도 좋습니다. 이렇게 맛난 것 먹다 걸린 턱관절이라면...ㅡ.ㅡ;;;
갓담근 김장 김치 겉절이가 크게 벌린 제 입에 쏙 들어가는 순간....
초점을 잃은 제 눈은 마치 황홀해보이기 까지 합니다. ^^;;;
오~!! 따봉~!!! 베리 베리 굿~!!
역시 김장 김치의 하일라이트는 역시 겉절이~!!!
저도 모르게 엄지손가락이 치켜올라가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꼭...노홍철 같습니다. ㅡ.ㅡ;;;
역시 사람은 이처럼 무언가 맛난 음식들이 저마다 크게 벌린 입 속으로 들어가는 순간들이
살면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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