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플란트

치과의사 부끄럽게 한 임플란트, 칫솔질 관련 통계 자료

달려라꼴찌 2011. 11. 29. 07:54

치과의사 부끄럽게 한 임플란트, 칫솔질 관련 통계자료 




저는 이런저런 통계 자료같은 것을 보면서 나름 분석하고 해석 내리는 것을 좋아하는 편인데,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대한민국과 관련된 통계자료를 마주치게 되면 더욱 유심하게 살펴보게 됩니다.

그런데 얼마전 우리나라 임플란트 식립갯수나 우리나라의 치실 사용량에 대한 통계 자료들을 우연히 마주치면서

순간 얼굴이 화끈거리고 부끄러워져서 정말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었습니다. ㅡ.ㅡ;;; 




1. 임플란트 만능주의


요즘은 가히 임플란트 광풍이다 싶을 정도로 치과하면 떠오르는 상징적인 단어가 바로 임플란트입니다.

2000년대 초반에 비해 임플란트 치료비 또한 파격적일 정도로 낮아져서 임플란트 수술의 대중화가 이루어진 측면도 있구요.

그런데 임플란트 수술의 대중화가 과연 좋은 것일까? 하는 것에 대해서는 한번쯤 진지하게 생각해볼 내용입니다.





스트라우만이라는 세계적인 임플란트 회사에서 조사한 2009년도 통계 자료입니다.

우리나라는 이탈리아와 더불어 인구 10000명당 임플란트 식립갯수가 세계최고 수준입니다.

쉽게 말해 우리나라에서 임플란트 치료가 세계에서 제일 많이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처음으로 임플란트를 발명하고, 또 세계에서 유일하게 임플란트를 보험화하고 있는 스웨덴보다도 

우리나라에서 임플란트 시술이 훨씬 더 많이 이루어지고 있네요.

이것이 꼭 자랑스러워야할 통계일까요?


임플란트가 대중화되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는 것은 맞지만,

역으로 곰곰히 생각해보면....

자연치아를 살리려는 노력도 그만큼 부족한건 아닌지 생각해볼 수도 있습니다.

그런 맥락에서 본다면 치과의사도 환자도 자연치아를 살리려는 노력이 가장 부족한 나라가 대한민국이 아닐까 생각해보니

대한민국 치과의사 중 하나로서 부끄러워졌습니다.


 





2. 오로지 치약에만 의존하는 칫솔질 문화


리나라 사람의 칫솔질 빈도와 비율 자체는 이미 선진국 수준에 이르었다는 것은 사실입니다만,

국민건강관리공단에서 발표한 위 통계 자료에 따르면,

 

미국이나 일본의 경우 치약 사용 대비 치실 소비량(연두색)이나 치약 사용 대비 구강양치액 소비량(파란색)이 

우리나라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선진국들은 일반적인 칫솔질 이외에도 치실이나 구강양치액을 열심히 사용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우리나라의 치약 사용 대비 치실 소비량은 부끄럽게도 제로(0)입니다. ㅡ.ㅡ;;;;


또, 재미있는 사실 중 하나는 우리나라의 치약 사용량은 OECD 국가 중에서도 최상위권이라는 점인데,

Mckinsey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미국 다음으로 치약 소비량이 가장 많은 국가라고 합니다.

독일, 영국, 프랑스, 일본보다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월등히 많이 치약을 소비하는 나라가 우리나라입니다. ㅡ.ㅡ;;;


한국인의 하루 칫솔질 횟수도 2.35회로 일본의 1.97회에 비하여 높은 수치를 보이면서 훨씬 자주 칫솔질을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일본에 비해 한국인의 구강상태는 나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오로지 칫솔과 치약에만 의존하여 칫솔질을 하고 그것으로 구강관리를 끝낸다는 뜻입니다.

그 결과 우리나라 사람들의 충치나 잇몸질환 유병률은 선진국들에 비해 매우 높은 편입니다. 

공부는 열심히 했지만, 성적은 좋지 않은 학생과 똑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ㅡ.ㅡ;; 


모든 분들에게서 치실을 사용하는 것이 칫솔질하는 것만큼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 저의 바램입니다.

건강한 치아라면 치실을 사용한다고 해서 치아가 벌어지는 일은 결코 없으니 부디 열심히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치과란 곳도 아픈 치아를 치료하는 곳이 아니라 건강한 치아를 관리하는 곳으로 자리매김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