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철

치과 치료 후 빠진 금니에 포함된 금은 왜 재활용 안될까?

달려라꼴찌 2011. 9. 16. 07:50

빠진 금니에 포함된 금은 왜 재활용 안될까?




자기 입 속에 치과치료 받은 금니가 한두개쯤 있는 분들 치고,

"금니도 엄연한 금인데 금니를 재활용해 다시 이에 넣는 방법은 없을까?

이 금니를 녹여서 새 금니를 만들면 돈이 좀 덜 들지 않을까?"

등등의 생각을 안해 본 사람은 아마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안타깝지만 이런 식의 금니 재활용은 현실에서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더구나 요즘처럼 금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시기에는 사실 많이 아깝지요. ㅠㅠ


  



그리고 치과나 기공소에서 남의 입에서 제거한 금니를 재활용하는 경우는 절대 있을 수 없습니다.

첫째, 이물질 제거가 완벽하게 되지 않으면 재활용으로 만든 금니에 많은 문제가 생기게 될 뿐 아니라,

둘째, 금니를 신체의 일부로 보는 적출물을 재활용한다는 자체가 의료법 위반일 수 있습니다.




오늘은 치과치료 받았던 금니의 재활용에 대한 궁금증 4가지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1. 치과에서 환자분의 금니를 수거한 뒤 그 금값만큼 빼고서 새 금니를 해주는 것은 안 될까? 


치과용 금니는 100% 순금이 아닙니다. 

우선 치과용 금니는 치과용으로만 제작된 특수 합금으로서 종류에 따라 금의 함유비율은 40~85%까지 매우 다양합니다.

그리고 이 금니를 녹여서 순수 금을 정제해 내는 과정이 그리 간단하지도 않습니다. 

따라서 굳이 꼭 환자가 요구할 경우 약 3g에 불과한 금니 하나를 녹여 금만 뽑아낼 수는 있어도,

그때마다 폐금업자를 일일히 불러서 금을 정제할 수도 없기 때문에,

결국 그 금값이나 금을 정제하는 데 드는 비용이나 비슷할 것이라는 설명이 나오기도 합니다. 

대부분 치과들은 환자들에게 금니를 돌려주는데, 

환자들이 안 갖고 간 것은 치과에서 1-2년동안 모아서 한꺼번에 폐금업자에게 넘기는 데, 

평균적으로 개당 약 1만원 안팎정도로 기억합니다.





2. 금니를 녹인 다음 그냥 새 금니로 만들면 안 될까? 


금니는 우리의 입 속에서 오랜시간 침, 음식물들과 섞여 화학적 변화과정을 겪습니다. 

게다가 기존 금니를 녹이는 과정에서도 일부 성분이 사라져 원래 금니를 만드는 합금 성분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이 역시 가능한 방법이 아닙니다.





3. 금니를 재활용해 다시 끼워넣어 쓸 수 있지 않을까?


물론, 빠진 금니가 꼭 잘 맞는 경우 가끔은 이렇게 할 수 있습니다. ^^


그러나 연성과 전성이 가장 탁월한 소재인 금니는 쉽게 모양이 변형되고, 마모됩니다. 

따라서 빠진 금니를 다시 끼워넣을 경우, 치아와 밀접하게 접착이 안 돼 미세한 틈이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이 틈새에 미세한 음식물 찌꺼기 등이 들어가 충치나 염증 및 잇몸질환의 원인이 되므로 

그다지 적극적으로 권장할만한 방법은 아닙니다. ㅡ.ㅡ;;





4. 금니를 불우이웃돕기에 기부하는 천사같은 환자분들


사실 제가 몸담고 있는 치과에서는 몇년전부터 환자분의 폐금을 기부받아 환자분의 이름으로 불우이웃돕기에 기부를 해왔는데,

4개 치과에서 1년간 수백명의 이름으로 십시일반 모이는 폐금은 수백만원에 이를 정도로 

매년 꽤나 많은 액수의 기부금이 조성되어왔습니다.

그러다보니 몇차례 공중파 TV에서도 저희 치과에 기부된 폐금들이 사랑의 폐금함으로 재탄생되는 모습이 소개되기도 하였는데,

제가 이곳 미국에 머물고 있는 최근에도 소개가 되어서 얼마나 마음이 따뜻해지는지 모르겠습니다. ^^ 


평일 KBS2에서 방송하는 "리빙쇼 당신의 여섯시"라는 프로그램입니다.




와, 낮익은 저희 치과 진료실의 모습입니다. ^^

1년동안 이곳 미국에 머물면서 저 진료실이 왜 이렇게 그리웠는지요 ㅠㅠ





치주과 원장님인 정성원 원장님이 TV에 출연하셨네요 ^^

진료하는 모습이 자라목처럼 환자분 입 속을 향해 쭉 삐져나온 것이 치과의사 직업병인 목디스크에 걸리기 딱 좋은 자세이지만,

1미리라도 더 꼼꼼히 진료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열정 가득한 젊고 패기 만만한 원장님이라 그런건 문제도 되지 않나 봅니다 ^^;;





음...금니를 뜯어내는 장면입니다...

이렇게 금니를 제거하고 난 후, 환자분에게 의사를 물어서 동의하시면 

뜯어낸 금니를 팔아 환자분 각각의 이름으로 불우이웃에 기부를 하게 됩니다. 

물론 본인이 가져가길 원하시면 당연히 챙겨드립니다. ^^





재치료가 필요했던 금니를 제거했습니다.

제거된 금니(full crown의 경우)는 보통 2-3그램 정도 나옵니다.




금니를 떼어낸 후 얼마나 많은 환자분들이 다시 가져가길 원하시냐고 리포터가 질문을 합니다.





최근 금값이 고공행진을 거듭하면서 폐금을 가져가는 환자분들이 예전보다는 많이 늘었다는 내용입니다.

예전에는 거의 100프로에 가까운 분들이 폐금을 기부를 하셨는데, 최근에는 70-80프로 정도 된다고 합니다. 

그래도 여전히 많은 분들의 호응이 있네요 ^^


그나저나 정성원 원장님...인터뷰 할때 마스크를 좀 벗으시지...

잘 생긴 얼굴이 마스크에 가려서 아는 사람인 저만 알아볼 수 있었네요 ^^


이렇듯 치과폐금으로 어려운 이웃들에게 기부하고자 실천으로 지난 몇년간 실천해보니

금니를 뜯어내고 돌려받은 환자분들 거의 대부분이 이렇게 아름다운 기부를 하는 것을 보고는 

치과의사인 저는 아직은 세상은 살만한 것이라는 것을 마음 깊히 뿌듯하게 느끼게 되었고,

사람들과 더불어 사는 세상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또 한 수 여러분들께 배우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최근 서울치과의사협회 소속 대부분 치과에서는 

이렇게 환자분의 이름으로 폐금을 기부받아 사랑의 성금으로 활용한다고 하니 참으로 보기 좋습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