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의사 애완견 해리의 스케일링으로 살펴 본 입냄새의 원인과 해결책
지난번 동물병원을 다녀와서 11년을 키워온 애완견이 잇몸병 때문에 고생한다는 것을 발견하곤 강아지에게 미안했던,
그리고 사람에서의 예방적 스케일링의 중요성을 다시금 상기하게 된 동료 치과의사의 재미난 경험담을 소개해드렸는데,
드디어 해리가 스케일링을 받아서 그 경험담을 저에게 보내왔습니다.
역시나 치과의사의 시선으로 본 강아지 스케일링 경험담이어서 내용도 다소 교훈적인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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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들어 해리의 입냄새가 심해졌습니다.
여름이 시작되면서 더 그런 느낌입니다.
보통 입냄새는 입안의 박테리아가 단백질을 분해하면서 생기는 휘발성 화합물로 인해 입에서 불쾌한 냄새가 나는 증상입니다.
사람에게서 입냄새(구취)가 나는 원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구강건조증이 있는 경우
2. 입 안이 청결하지 않은 경우
3. 아침 기상 후 (수면중, 음식물 찌꺼기가 부패하여 세균이 증가됨)
4. 흡연 후
5. 치주염이 있을 때
6. 구강내 불량 보철물이 있는 경우
7. 위에 문제가 있을 때 (역류성 식도염)
그러나 강아지인 해리의 입냄새는 치과의사인 제가 생각하기엔 "치주염"이 원인으로 생각됩니다.
아직 11살이라고 믿겨지지 않는 동안 외모의 해리입니다.
그러나 시간을 거스를 순 없는지, 해리의 입안의 모습은 이렇습니다. ㅠㅠ
지난번에 보여드렸던 해리의 입안 사진입니다.
하얀 치아가 보여야할텐데, 누렇고 갈색 빛나는 지저분한 것들이 이빨 사이사이에 덕지덕지 껴 있습니다. ㅡ.ㅡ;;;
그동안 칫솔질도 잘 못해주고, 정기적인 스케일링도 못 해준 결과입니다.
그래서 해리의 건강한 노후를 위해 늦었지만 스케일링을 해주기로 결심했습니다.
사람과는 다르게 강아지의 스케일링을 결정하기 어려운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강아지는 스케일링을 받기위해서도 전신마취를 해야한다는 점입니다.
정기적인 강아지 스케일링을 못해준 이유이기도 합니다.
예전에 장모님께서 해리를 전신마취 한후 스케일링을 해 주셨는데,
한동안 해리가 전신마취 후유증이 있는 것 같다고 하시며 그 이후로는 해리의 스케일링을 겁내하시더군요.
어쨋든 더이상 해리의 스케일링을 미루기 힘든 상황이 되어서 어렵게 결정했습니다.
해리 스케일링 하기도 까다롭네요...
해리의 나이가 벌써 11살... 사람으로 치면 70대여서 혹시나 모를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혈액검사도 받아야 한다고 하네요.
이런저런 일을 거쳐서 드디어 해리가 침대 위에 누웠습니다.
전신마취 후 침대에 누워있는 해리를 보니 마음이 많이 안타까왔습니다.
해리의 스케일링 받는 사진은 동물병원 원장님이 기록해주셨습니다.
음... 치과에서 쓰는 것과 똑같은 초음파 스케일러가 보이네요...
해리의 입안이 깨끗해진 느낌입니다.
"묵은 때를 벗겨낸다"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지금은 묵은 치석과 치태를 싹 걷어내는 느낌입니다.
그럼 스케일링 전후 비교사진을 볼까요?
정면 모습입니다.
옆면 모습입니다.
예전과 달리 스케일링 후에 이가 깨끗해진 것이 보이시나요? ^^
이제는 해리한테 입냄새도 나지 않아서 한번이라도 더 안아주고 싶고,
해리의 깨끗한 이빨을 보면 상쾌한 기분마저 듭니다.
해리야~!! 앞으로 이도 건강하고 몸도 아픈데 없이 건강하게 지내라~!!
강아지 스케일링과 더불어 치과의사인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치아를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칫솔질, 치실질, 정기적인 검진과 스케일링이 필요하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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