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교정

악정형 치아교정 치료하면서 치과의사 부끄럽게 한 어머니의 자녀 사랑

달려라꼴찌 2010. 11. 24. 06:57
치과의사 부끄럽게 한 어머니의 자녀 사랑 

 

 

치과의사나 의사가 아무리 환자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는 하지만 분명히 한계가 있는 것 같습니다.

아니면 실제 임상에서 너무 자주 접하다보니 무심해져버린 사항들이었지만,

환자분들 개개인에게는 매우 중요하고 민감한 문제일 수도 있는 일들이 종종 있습니다.

 

위턱이 아래턱보다 상대적으로 많이 자라나는 II급 부정교합의 소아 아동에게

치과에서는 악정형 치아교정 치료를 위해 '헤드기어'란 장치를 흔히 사용하게 됩니다.

 

 악정형 치아교정 장치 헤드기어 : 머리 뒷부분에 받침점이 있다.


한창 성장기인 아동들에게 사용하는 헤드기어 장치는 위턱이 전방으로 과도하게 성장하는 것을 억제하는 기능을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작용에 대한 반작용의 힘이 뒷머리 부위에 걸리게 됩니다.

위 사진의 헤드기어 장치를 장착한 모습에서 보듯 뒷통수 부위에서 지지를 얻게 됩니다.

 

간혹 헤드기어의 머리끈이 지나가는 자리가 머리에 약간 눌리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이런 악정형 교정장치에 의해 머리 모양이 변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최근 치아교정을 담당하는 동료 원장이 치료하는 한 아이의 경우에는 좀 심하게 머리가 눌렸다고 합니다.

그동안 수없이 많은 환자들을 치료해 봤지만 그 아이처럼 심하게 눌리는 경우는 처음이었다고 합니다.

당연히 어머님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셨다고 하네요. ㅡ.ㅡ;;;

처음엔 크게 걱정 안하셔도 된다. 나중엔 다 원래대로 돌아온다고 어머니께 말씀드렸지만,

장치에 의해 머리 눌리는 현상이 점점 더 심해지는 것 같다며 어머니께서는 계속 고민하셨다고 합니다.

 

 

 

 

그러던 차에 얼마전 그 아이가 치과에 내원하였을 때,

교정 치과의사도 깜짝 놀랄만큼 어머님께서 정말 대단한 일을 하셨습니다. ^^;;;

 

어머니께서는 악정형장치인 헤드기어의 머리끈 부위가 눌린다고 이렇게 종이를 넓게 덧대어서 오신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뒷통수에 접촉하는 부위가 넓어져서 넓은 부위가 닿게 되니 눌리는게 적어질거라고 하면서 말이죠...


구부러지는 빨대는 일본의 한 어머니가 병으로 입원한 아들의 간호를 하던 중 

우유를 빨대로 마시기 위해 몸을 억지로 일으키는 아들의 모습을 안타까워 한 나머지 

구부러지는 빨대를 고안했다고 하는데,

이와 똑같은 심정을 느낀 어머니의 자녀사랑이 이처럼 대단한 치아교정 장치를 고안하게 된 것입니다. 

 

그 순간 교정 치과의사 원장은 어머니께 미안하고 부끄러워서 어떤 말씀을 드리기가 어려웠다고 합니다.

비슷한 경우의 수십 수백명의 환자를 보아온 치과의사의 입장에서는

별일이 아니기 때문에...... 어짜피 나중 되면 다 좋아지기 때문에.....

그리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고 쉽게 드린 말씀이었는데....

부모님이 느끼는 정도는 그것과는 많이 다르게 심각하게 생각하셨나 봅니다. ㅡ.ㅡ;;;;

 

임상을 하면서 수많은 환자를 볼 때 이와 비슷한 일이 비단 그 아이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다른 일들에서도 치과의사나 의사는 사소하게 느끼겠지만,

해당 환자나 보호자들은 아닐 수 있음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 아이 어머님께 죄송하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고...

수없이 반복되는 임상에 있어서 스스로를 자만했던 치과의사지만, 

악정형 교정장치인 헤드기어 사용에 대해 오히려 어머니에게 한수 배우게 되었고,

그와 더불어 어머니의 자녀 사랑 앞에서 치과의사는 고개가 절로 숙여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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