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약 대신 쓰는 소금 양치질이 도움이 될까?
치과의사로 진료할 때 무수히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입니다.
소금 양치질은 치아 건강에 도움이 될 수도 있고 해가 될 수도 있어
그때 그때 다르기 때문에 치과의사로서도 조금 헷갈리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ㅡ.ㅡ;;
결론적으로는 치과의사들 중에는 제가 아는 한 소금에만 의존하여 양치질하는 사람은 없다는 점을 먼저 말씀드리며 글을 씁니다.
어린 시절 돌아보면 어른들이 소금으로 칫솔질하는 모습을 누구나 한번쯤은 본 경험이 있을 겁니다.
심지어는 최근에 갔던 사우나에서는 치약 옆에 소금통도 함께 구비해 놓는 친절을 베푼 곳도 있었습니다.
과연 소금으로 치약대신 양치질하면 치아와 잇몸 건강에 좋은 것일까요?
소금으로 양치하면 치아와 잇몸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는 사람들의 이런 기대는,
첫째, 연마제로서의 소금 입자의 기능, 둘째, 소금에서 기대하는 살균 및 항균 기능
이렇게 소금의 두가지 기능에 대한 기대에서 기인 하는 것 같습니다.
1. 소금 입자의 연마제 기능
치약대신 소금을 사용하여 칫솔질하는 분들 대부분은 굵은 소금을 이용합니다.
실제로도 굵은 소금으로 칫솔질 하게 되면 개운한 느낌이 드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것은 아마도 굵은 소금이 탁월한 연마제 역할을 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모든 치약에는 치아의 표면이 잘 닦이게 하는 매우 미세한 연마제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치약으로 오랜세월 때에 찌든 동전이나 그릇 등을 닦으면 반짝반짝 광이 나는 이유도
치약 속의 연마제의 의해 표면이 곱게 닦여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소금의 입자는 치약의 연마제처럼 균일하고 미세하게 곱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치아표면을 미세하게 갈아내서 치경부마모증을 일으켜 치아가 시리게 되는 원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소금으로 칫솔질을 하면 소금이 입자가 커서 치아를 헤어져 닳게하고
정작 필요한 치아의 부위는 구석구석 잘 닦이지 않게 되어 치아 건강에는 오히려 좋지 않을 수 있습니다.
2. 소금의 살균 효과 기능
소금이 잇몸질환에 좋다고 소금물로 양치를 하는 분들도 많이 계십니다.
소금물로 양치질을 하면 입 속과 잇몸의 세균들 죽인다는 믿음이 있지만,
입 속 세균들을 죽일 수 있을 정도로 고농도의 짠 소금물로 양치질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실제로 소금물로 양치를 하면 개운하긴 합니다만,
이것은 고농도의 소금이 구강내에서 삼투압 현상을 일으켜
치아와 잇몸 사이의 조직액을 끌어내 잇몸의 붓기가 빠진 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작용도 지극히 일시적인 것이며,
고농도의 소금물로 인한 삼투압 현상으로 인해 오히려 잇몸의 정상 세포들까지도 모두 괴멸 시킬 우려도 있습니다.
결국은 근본적으로 스케일링이나 잇몸치료를 통해
잇몸질환 치주염의 원인이 되는 치석이나 염증조직을 제거해야만 증상을 개선 시킬 수 있습니다.
소금이 살균효과가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상처 났다고 상처부위에 소금을 뿌리는 사람은 아무도 없겠죠? ㅡ.ㅡ;;;
결과적으로 이런 염분은 염증을 오히려 더 잘생기게 하기도 합니다.
3. 소금으로 양치질 하기위한 치과의사의 조언
치과의사 중에는 제가 아는 한 소금에만 의존하여 양치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나 먼저 통상적으로 칫솔질한 뒤에,
죽염이나 소금을 이용해 손가락에 묻힌 뒤에 잇몸을 골고루 마사지 하는 것은 추천합니다.
이런 마사지는 혈액순환에 도움을 주어 외부 세균에 대한 저항력을 높여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특히 잇몸에 염증이 있는 분들께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굳이 소금물로 양치(가글)을 하려면 삼투압현상을 일으키지 않으면서 잇몸에 무리를 주지 않는
생리식염수 정도의 저농도가 적당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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