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서 의사에 대한 인식, 특히 치과의사에 대한 인식은 어떨까요?
직업이 직업이니만큼 그래도 제가 좋은 소릴 듣고 사는지, 아니면 나쁜 소릴 듣고 사는지 가끔은 생각해 봅니다
그러나 생각보다는 치과의사에 대한 인식이 안좋은 것 같습니다. 뭐, 돈만 안다고 그러는 분도 많구요 ㅡ.ㅡ;;;
의사도 사람이니 당연히 돈도 잘 벌면 좋을 것입니다... 그러나 삶에 있어서 그것이 다는 아닐 것 입니다.
모든 의사들이 환자분들께 좋은 소리도 들어가며,
아픈 것 낫게 해주어서, 또는 성심껏 치료해 주어서 감사하다는 소리도 들어가며
게다가 반대 급부로 돈까지도 잘 벌면 더할나위 없이 좋을 것입니다. ^^;;;
특히나 치과는 고가의 비보험 진료가 많다는 생각들을 많이 하고 있고,
치과 치료를 경제적으로 부담스러워 하는 분들이 대부분이니 특히 오해들이 많이 생깁니다.
그러다보니 더불어 치과의사에 대한 불신도 많은 것도 어찌보면 당연합니다. ㅡ.ㅡ;;
나는 그저 약간 불편해서 치과에 갔더니 이를 뽑자고 합니다. 그리곤 임플란트를 하자고 하니 참 기가 막힙니다 ㅠㅜ
못미더워 다른 치과에서는 어떤 진단이 나오는지 확인하러 갑니다.
그런데, 그 치과를 갔더니 좋진 않지만 쓰는데까지 쓰다가 그때 가서 뽑자고 합니다.
아.. 아직 모든 치과의사가 죽은 것은 아니구나.. 이렇게 양심적인 치과의사도 살아있구나..
흐뭇한 마음과 동시에 처음 갔던 치과를 돈만 아는 비양심적이라며 속으로 욕하면서 집으로 발걸음을 돌립니다. ㅡ.ㅡ;;;
요즘 많은 치과의사가 고민하는 부분도 바로 이런 부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임플란트가 대중화되기 전인 예전에야 풍치가 있어 이를 거의 쓰지 못할 것 같고 염증이 더 진행될 것 같은 상황이라도
어짜피 뽑고 나면 브릿지나 틀니 말고는 대안이 없으니, 쓰는데 까지 써도 상관이 없었을지도 모르고...
그래서 그냥 두자고 하는 치과의사도 많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요즘엔 치아를 발치한 후에는 대부분 임플란트라는 훌륭한 대안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임플란트라는 훌륭한 대안치료가 있는 경우라면,
풍치로 인해 염증이 진행되고 치조골(잇몸뼈)이 계속 망가지면 결국 임플란트하기도 어렵고,
또, 임플란트 수술을 한다고 하더라도 뼈이식을 해야하거나 부가적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도 많으니,
환자분이 원하는 대로 쓰는 데까지 쓰다가 정 못쓰면 그때가서 뽑자고 말씀드리는 것이
과연 환자분께 좋은건지 치과의사로서 판단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이 환자분은 08년 10월에
치과에 내원하셨던 분입니다.
마지막 어금니 뿌리부분에 잇몸질환인
풍치가 상당부분 진행되었습니다.
여러 사정으로 마지막 어금니를 치료 못하고
1년 뒤에 다시 치과로 내원하셨습니다.
1년 뒤의 방사선 사진 모습입니다.
1년만에 해당부위의 잇몸뼈(치조골)가
많이 파괴된 것을 볼수 있습니다.
이런 사진을 보면서 다시 생각해 보게 됩니다.
어짜피 치과의사도 환자분들이 치아를 안뽑고 어떻게든 살려서 쓰는걸 원하는 것을 잘 알고 있고,
또, 그런 치과의사가 양심적이고 더 좋다고 생각한다는 것을 치과의사도 모르는 바는 아닐 겁니다.
그러니 "그냥 쓰는데까지 쓰셔요..."라고 말하고 맘 편하게 환자분이 듣고 싶은 말을 해주며 사는게 좋을지도 모르겠습니다. ㅡ.ㅡ;;;
그러나 위 환자분처럼 골파괴가 진행되어 임플란트 수술조차도 어려워질 정도가 되어 방치된 채로 환자분이 오신다면
그건 치과의사 책임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임플란트 수술의 발전으로 이제는 치아를 살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잇몸 뼈를 보존하고 살리는 것도 치과의사가 매우 중요시 생각해야 하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현대 치과 보존학 (Conservative dentistry)의 패러다임은 자연치아를 최대한 보존하자는 쪽에서,
임플란트라는 대안이 있는 만큼 잇몸뼈(치조골)을 최대한 보존하자는 쪽으로 바뀌어가고 있습니다.
모든 경우에 위 환자분처럼 심하게 골파괴가 되니 조금만 망가져도 치아를 빨리 뽑느게 좋다는 것은 물론 아닙니다.
어떤 경우는 잘 관리되고 치료되어 더이상 진행되지 않고 유지되면서 꽤 오랫동안 쓰실 수도 있을겁니다.
이러한 어려움이 전문가를 있도록 만드는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무조건 살려서 쓰도록 해주는 것만이 양심적인 치과의사의 판단 기준이 아니라,
환자분께 최선의 방법을 제시해 드리고,
환자분들의 개인적 상황을 고려하여 배려해 드리려는 진심이 통하는 것,
그래서 치과의사의 진단이 비록 내 마음에 안들 때가 있더라도 그에게 믿고 맡겨봄이 어떨까요?
지금 치료받고 계신 주치의 치과의사 선생님들 모두 양심적으로 진료하고 계실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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