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성용 입니다/딸딸이 아빠

동심의 눈으로 봐야 보이는 딸 아이의 작품

달려라꼴찌 2010. 1. 2. 08:26

동심의 눈으로 봐야 보이는 딸 아이의 작품

 

 

 

벌써 2010년입니다.

다현이는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합니다.

얼마전 다현이의 취학통지서를 받아들었는데,

제가 벌써 학부형이 된다는 것이 총알같이 흘러가는 세월의 무상함 반, 아이들에 대한 무한한 책임감 반...

여러가지로 복합되어 심정이 참 묘합니다. ^^;;;

 

지난 크리스마스 때 산타 할아버지께 선물로 받은 과일, 야채모양의 소꿉놀이를 거실에서 이리저리 놀던 다현이가

아빠보고 빨리 오라고 소리칩니다.

그리곤 손가락으로 자기가 만든 작품을 가리키며 의기양양하여 빨리 사진 찍어달랩니다. ^^

아빠가 아이들 작품들이나 간직하고 싶은 순간포착된 장면들을 열심히 사진찍기를 즐기는 것을

다현이도 아주 잘 알고 있나 봅니다. ^^;;;;

 

 

그런데 막상 다현이가 자랑하고 싶던 작품을 사진찍으려고 다가가 보니.....

 

헉 이뭥미????

다현이가 자랑하고 싶던 작품은 아빠의 눈에는 아무리 봐도

딸기, 사과, 토마토, 복숭아, 오이, 포도 등등 온갖 과일이며, 채소들를 그저 바닥에 어지럽게 흐트려놓은 것일 뿐 밖에 안보입니다.

 

"다현아, 이게 뭐야?"

"응, 무지개 동산에서 토끼하고 생쥐가 사이좋게 노는 모습이야..."

 

그러고 보니 아빠 눈에 이제야 겨우 토끼의 형체는 어렴풋하게 보이는 것 같은데...

그래도 무지개 동산과 생쥐는 아무리 눈을 씻고 쳐다봐도 안보입니다. ㅠㅜ

 

행여나 아빠가 다현이의 작품을 알아보지 못했다고 실망을 하지나 않을까 살짝 긴장하여 조심스럽게 묻습니다. 

"이야...다현이 정말 대단해요... 어떻게 과일과 채소로 이런 멋진 그림을 그릴 생각을 했지?

 아빠는 토끼는 찾았어...이게 토끼 맞지?

 그런데 생쥐하고, 무지개 동산은 아무리 찾아봐도 모르겠는데....아빠한데 설명해줄래?"

 

다현이는 의기양양해서 손가락으로 하나하나 가리키며 아빠한테 친절히 설명해 줍니다.

"응..그건 토끼 옆에 미키마우스처럼 커다랗고 동그란 귀를 하고 있는 얘가 생쥐인데 꼬리는 오이로 만들었어....

 그리고 토끼와 생쥐가 사이좋에 나란히 있는데 머리위로 빨주노초파남보 무지개가 이렇게 지나가...

 파란색하고 남색 과일이 없어서 그건 뺐어...

 무지개가 떠 있는 동산에서 이렇게 토끼하고 생쥐가 사이좋게 놀고 있는거야..."

 

헉.,..

다현이의 설명을 보니...이제서야....토끼와 생쥐가 무지개 동산에서 사이좋게 있는 모습이

아빠의 눈에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제는 무지개 동산에서 토끼와 생쥐가 사이좋게 노는 모습이 커다랗게 또렷이 보입니다. 

 

빨주노초파남보 일곱색깔 무지개.....파란색과 남색에 해당하는 과일과 채소는 없어서 생략했답니다.

5가지 색만으로 무지개를 마무리 짓기엔 무언가 허전해서 수박 한조각으로 그 허전함을 화룡점정했답니다. ^^

 

창의력과 상상력은 분석(analysis)하여 종합(synthesis)하는 능력과도 깊은 연관이 있는 것 같습니다.

세상에 널린 과일과 채소들를 분석하여,

이렇게 새로운 피조물(무지개, 토끼, 생쥐)로 종합하는 analysis & synthesis 의 능력을 보여준 다현이를

아빠는 또 한번 꼭 껴안아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동심의 눈으로 봐야만 알 수 있는 다현이의 이 작품을 보면서

과일과 채소를 따로 분석하여 볼줄 만 알았지, 종합해서 토끼와 생쥐, 무지개로 볼 줄 몰랐던 아빠는

아이들의 동심이 오히려 분석, 종합하여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능력은 어른들의 것보다 훨씬 더 낫다고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믹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