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성용 입니다/딸딸이 아빠

딸들 앞에서 폼잡고 싶던 서울 토박이 아빠

달려라꼴찌 2009. 12. 27. 08:37

딸들 앞에서 폼잡고 싶던 서울 토박이 아빠

 

 

아빠도 난생 처음 부산 해운대란 곳을 가보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태어나서 갈매기를 처음 보았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아빠도 그 유명한(?) 부산 갈매기는 처음 보았습니다.

 

살아있는 동물들을 보면 항상 먹이를 주고 싶어하는 아이들을 위해

아빠는 얼른  편의점에서 과자 몇봉지 사들고 바닷가로 아이들과 함께 달려갑니다.

 

 

갈매기들에게 과자를 던져주는 아이들은 아무래도 힘이 약해 멀리던지지 못하기에

갈매기들이 바닷가 모래사장에 몰려드는 모습이 마치 공원에서 비둘기들이 먹이를 먹는 모습들 같아 바닷가에 온 실감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이왕이면 갈매기들이 바닷가 하늘을 날면서 과자를 낚아채 받아먹을 수 있었으면 좋을 것 같았습니다.

 

아빠가 제일 행복해하는 순간은 다름아닌 딸들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리고 "아빠 최고~!!" 하면서 치켜올려줄 때입니다.

그래서 딸들에게 아빠 최고~!! 라는 말을 들을 수만 있으면 무슨 짓(?)이라도 다 할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는

인기영합주의 아빠는 딸들에게 한껏 폼잡고 싶어서 갈매기들에게 먹이 주는 시범을 보여주기로 합니다.

 

 

 

 

우선 심호흡을 깊게 들이쉬고 갈매기들이 아빠와 딸들 주변으로 몰려들도록

아빠는 과자를 하늘 높히 몇개 미끼로 던져봅니다.

 

"다현아, 서현아 아빠가 갈매기들을 이렇게 유인하여 우리들 머리위로 몰려들면

과자를 땅으로 던지는 게 아니라, 이렇게 하늘 높히 던지는거야 알았지? "

 

"그러기 위해서는 오버핸드 드로우가 아니라 언더핸드 드로우로 과자를 던지는게 유리하단다."

아이들은 응!! 하고 대답하지만 제대로 이해나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서울 촌놈인 아빠가 딸들 앞에서 드디어 갈매기에게 먹이를 주는시범을 보여줍니다.

오버핸드 드로우가 아닌 언더핸드 드로우 자세로로 언제든 봉지에서 과자를 빼내서 던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딸들아 바로 이런 포즈가 중요한거란다...

 

아쿠아리움에 막 다녀온 서현이의 머리 위의 핑크색 돌고래 머리띠도

갈매기에게 먹이를 주는 서현이의 동작에 맞춰 이리저리 춤을 춥니다. ^^ 

 

 

 

언더핸드 드로우 자세로 열심히 아빠가 갈매기에게 과자를 던져주어 아빠와 딸들 머리위로 몰려날아든 갈매기들에게

아직 손놀림이 서툴은 아이들은 역시나 오버핸드 드로우로 먹이를 던져 멀리 날아가지 못합니다.

 

그럴수록 아빠는 딸들에게 더 인정받고 싶어서 아빠 최고 말을 듣고 싶어서

더 열성적으로 신들린 듯 새우깡을 갈매기들에게 쉼없이 던져보냅니다.

안하던 운동을 갑작스레 시작한 아빠는 숨을 헐떡이기 시작합니다.

그래도 딸 아이들 주변으로 갈매기들이 더 많이 몰려 날아들 수만 있다면 이깟 운동 쯤이야....하면서 아빠는 더 열심히 던져봅니다.

이런 아빠와 딸들의 모습을 구경하던 주변의 아이들도 갈매기떼들이 몰려드는 우리들 곁으로 달려들 정도입니다. ^^;;;

 

엄마는 이런 아빠의 일련의 모습들을 보고는 자기한테는 이렇게 안해주고 딸들 앞에서만 온갖 폼 다 잡는다고 살짝 삐집니다.

제가 딸만 셋 키웁니다. ^^;;

 

딸들 앞에서 폼잡고 싶던 서울 촌놈인 아빠.....

결국 딸들은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아빠 최고~!! 란말을 연발했지만.....

열성적으로 신들린 듯 과자를 갈매기들에게 쉼없어 던져댔던 아빠는 밀려오는 파도를 미쳐 발견 못하고 그만...

그 차디찬 겨울 바다에 아빠의 발이 흠뻑 파도에 잠기고 말았습니다. ㅠㅜ

 

아빠는 오랜만에 팔운동(?)도 결렬하게 한 나머지 피곤에 지쳐 숙소로 돌아와 씻고는 바로 이내 곯아 떨어졌지만,

오늘도 딸들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리고 "아빠 최고~!!" 하면서 치켜올려주었기에 아빠는 충분히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딸들아....사실은 아빠도 해운대 바닷가도...갈매기에게 먹이 주는 것도 처음이었단다....

 

 

 

 

 

믹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