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초딩이 된 다현이는 어릴 때부터 관찰력과 그림에 확실히 소질이 있었습니다.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기에 학교에서 돌아오면 늘 무언가를 스케치 북에 열심히 그리는 것이 하루 일과이기도 합니다.
소질을 키워 미술을 따로 가르쳐 주고 싶었지만,
평일엔 멀리 대전에 내려가 일을 하고 주말이 되어야 서울에 올라오는 엄마,
낮 시간대엔 너무 바쁜 아빠, 서울 지리에 어두운 할머니 할아버지를 둔 덕분에
미술 학원에 데려다주는 일이 버거워서 언감생심 꿈도 못꾸고 그렇게 독학으로만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초등학교에서 방과후 학습 프로그램으로 미술 수업이 생겨 다현이도 참여를 했나 봅니다.
첫 미술 수업은 사람의 특징을 잡아 캐리처쳐 그리기였다고 합니다.
2, 3학년 언니들도 함께했던 프로그램에서 선생님이 내내 다현이 옆에서 그림에 소질이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답니다. ^^
선생님께 칭찬을 많이 받아 의기양양했던 다현이는
아빠가 퇴근하여 집에 돌아오길 오매불망 학수고대 기다린 것은 당연했을 겁니다.
하루 일과를 모두 마치고 조금은 피곤에 지친 몸을 이끌고 퇴근하여 집에 돌아와보니
다현이가 아빠 그림을 그려준다며 잔뜩 흥분해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빨리 모델로서 자세 잡고 있으랍니다. ^^
화장실에서 몸을 간단히 씻고 편안한 복장으로 갈아입고 다현이 앞에서 자세를 잡아 보았습니다.
다현이는 아빠 주변을 이리저리 둘러보며 자세히 관찰하면서 스케치북에 한터치한터치 스케치해갑니다.
그렇게 해서 드디어 딸아이가 그린 아빠의 첫 캐리커쳐가 완성되었습니다.
헉....다현이가 그린 아빠의 캐리커쳐 너무 적나라하게 자세히 묘사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대충 입은 아빠의 옷은 상상으로 이쁘게 그려줄 지 알았는데,
있는 그대로....런닝셔츠에 맨발, 반바지 차림... 있는 그대로... 반바지의 줄무늬 모양도 있는 그대로입니다.
"나 돌아왔다!" 라고 말하는 아빠의 모습은 바쁜 하루일과에 지쳐 피곤에 찌들어 보이기까지 합니다. ㅡ.ㅡ;;;
"이름 : 류성용" 하고 화살표로 가리킨 부분에서는 아빠가 마치 빠삐용이 된 기분이기도 합니다. ㅡ.ㅡ;;;
"다현이가 그린 그림" 하고 싸인 하는 것도 잊지 않았네요. 왠지 교도관에게 면담받은 빠삐용이 된 기분 ^^;;
초딩 1학년 딸 아이가 처음 그려준 아빠의 캐리커쳐....제가 봐도 정말 저랑 많이 닮아 있습니다.
비록 피곤에 찌든 아빠의 모습이긴 하지만,
그래도 배불뚝이 동네아저씨 같은 아빠를 날씬한 세모돌이 아빠로 젊게 그려줘서 고마울 뿐입니다. ^^
피곤에 찌든 아빠의 모습이 포토베스트 선정로 되었습니다.^^;;
앞으로 좀더 기운 차려보겠습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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