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의 편지로 본 엄마, 아빠의 모습
내년에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첫째딸 다현이는 우리나이로는 7살, 만으로는 여섯살입니다.
초등학교 들어가기전에 한글을 과연 깨우칠 수 있을까 걱정을 많이 했는데...
어느사이부터 왠만큼 한글을 읽고 쓰게 된 것을 보면 아빠의 기우였던 것 같습니다.
주말부부라 아빠는 매주 금요일이나 휴일이나 연휴 전날에는 일찍 퇴근하여 아이들과 함께 멀리 대전에서 오는 엄마를 기다립니다.
그런데 아빠와 함께 집에서 엄마 오기를 기다리는 사이 다현이가 무언가를 열심히 쓴 것이 있었는데...
다름 아닌 엄마, 아빠에게 하고싶은 말을 또박또박 꾹꾹 눌러쓴 편지였습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혼자서 스스로 또박또박 쓴 이 편지를 받고 어찌나 딸아이가 사랑스럽고 대견하던지
아빠는 그저 이 어린 딸을 꼭 안아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편지에서 보듯 첫째딸 다현이가 바라보는 엄마, 아빠의 모습이 조금은 다른가 봅니다.
먼저 딸아이가 엄마에게 쓴 편지입니다.
"엄마 근대 엄마가 날 야단칠때 내눈이 말그다고해서 난 엄마가 하늘만큼땅만큼 사랑하개대 그래서 난 엄마가 조아저따 하구싶은말"
비록 맞춤법이나 철자 모두 서투르지만 충분히 다현이가 하고 싶은 말 그 뜻을 알 수 있습니다.
"엄마, 근데 엄마가 날 야단칠때 내 눈이 맑다고해서 난 엄마가 하늘만큼 땅만큼 사랑하게 돼. 그래서 난 엄마가 좋아졌다. 하고싶은 말"
이런 뜻이었을 겁니다. ^^
엄마가 이따금 다현이를 야단칠때가 있는데 조금 엄하게 대합니다.
그래서 사실은 다현이는 엄마를 아빠보다 무섭고 어려워하기도 합니다.
언젠가 엄마가 야단치다가 다현이의 맑은 눈을 보고는 다현이는 눈이 참 맑은 것을 보니 더이상 야단을 못치겠다고 한적이 있는데,
그때 이 어린 다현이는 엄마에게 굉장히 감동받았나 봅니다.
아마도 엄마는 자기가 미워서 야단치는 지 알았는데, 사실은 엄마가 많이 사랑하고 있었다는것을 스스로도 새삼 느꼈나 봅니다.
그리고 아빠에게 쓴 딸아이의 편지입니다.
"아빠 근대 하늘만큼 땅만큼 사랑하고 마신는거 사주고 마신는거 주서 고마워 하고시픈말"
"아빠, 근데 하늘만큼 땅만큼 사랑하고, 맛있는 것 사줘서 고마워 하고싶은 말"
이런 뜻이었을 겁니다. ^^
딸아이의 눈에 비친 아빠의 모습은 그저 맛있는 것, 좋아하는 것 아낌없이 사다주는 인기영합주의 아빠인가 봅니다. ^^
그런데 딸아이가 그린 엄마의 모습은 핑크색 드레스에 왕관을 쓰고 날개까지 있는 요정, 천사, 왕비의 모습인데,
아빠는 그저 평범한 동네 아저씨의 모습입니다. ^^
이 그림을 본 순간 선녀와 나뭇군 이야기에 나오는 아빠가 된 기분이었습니다.
짧은 추석연휴이지만, 여러분들 가족들과 함께 즐겁고 풍성한 한가위 연휴되세요~!!
관련글)
딸의 편지가 다음 메인에 소개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풍성한 한가위 되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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