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성용 입니다/딸딸이 아빠

서로 시샘하는 딸들 사이에 낀 아빠는 초난감

달려라꼴찌 2011. 3. 18. 07:31

서로 시샘하는 딸들 사이에 낀 아빠는 초난감



초음파 사진 속에 콩알만한 점만큼이나 작았던 딸 아이들이 어느덧 커서 이제는 아빠와 자유자재로 대화도 잘하는 것을 보니

정말 세월은 참 빨리 흘러갔구나라는 사실을 새삼 느낍니다.

저는 이대로 시간이 영원히 멈췄으면 좋겠는데... 

보고 싶은 것, 갖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도 많은 어린 딸 아이들은 하루라도 빨리 자라서 어른이 되고 싶나 봅니다.


첫째 딸과 둘째 딸은 3살 차이 터울입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이 아이들이 어떤 얘기를 해도 아빠인 저는 막힘없이 술술 대화를 주도하면서 이끌어갔었는데,

어느덧 아이들이 대화의 주도권을 갖게 되면서부터 아빠를 당황시키는 일이 종종 일어납니다.

특히 두 딸아이들이 서로 샘 부릴때면 중간에 낀 아빠는 정말 어떻게 처신해야할지 참 난처할 때가 가깜 있습니다.





제 딴에는 서로 시샘하는 일이 없도록 공평하게 대해주려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스티커를 사줄때도 늘 똑같은 것 둘을 사주는데

노안이 왔는지 어쩌다 실수로 서로 조금 모양이 다른 스티커를 사준 적이 있습니다.

그 이후에 발생한 결과는 서로 자기가 생각하기에 이쁜 스티커를 가지려고 울고불고 싸우는 통에 그야말로 아비규환이었다는 ㅠㅠ

서로 이쁜 것 가지고 싸우는 통에 결국 저희 집에는 닌텐도 DS도 두개... 아이패드도 두개랍니다. ㅡ.ㅡ;;;


그러나 둘째딸 서현이가 입고 있는 옷이나 신발같은 의류들은 대부분 첫째딸 다현이가 쓰던 것을 물려받아 쓰고 있는데,

이런 점들이 아빠로서 둘째한테 미안한 마음이 평소 많이 있었기 때문에, 

어쩌다 첫째와 둘째가 어떤 것을 가지고 서로 다툴 때면 저는 되도록 첫째가 어린 둘째에게 양보할 것을 권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런 아빠의 마음을 받아드리는 첫째 딸의 입장에서는 또 다른가 봅니다.

"아빠는 늘 서현이만 이뻐해~!! 아빠 미워~!! 힝~!!"하며 훌쩍입니다. 

아빠 생각에는 첫째 딸로 태어난 언니 다현이는 모든 것을 새 것으로만 시작했지만, 

동생 서현이는 많은 부분을 언니에게 물려입었고, 또 나이도 많이 어리기 때문에 

이런 사소한 부분은 언니가 동생에게 양보해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는데, 

언니 다현이 입장에서는 동생이 늘 자기 것을 빼앗아간다고 생각하나 봅니다. ㅡ.ㅡ;;


게다가 둘째 딸은 둘째란 본성 때문인지 언니와의 경쟁구도에서 살아남기 위한 노력이 눈에 뻔히 보일 때가 많은데,

여간 살갑고 애교도 많고 사랑을 표현함에 있어서 굉장히 후해서 사실 둘째에게 정이 조금 더 가는 것은 사실입니다. ㅡ.ㅡ;;;

첫째는 그동안 독차지 했던 엄마 아빠의 사랑과 관심이 서현이에게 빼앗기는 것 같은 상실감이 늘 잠재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애교많고 아빠 품에 팍팍 안기는 둘째의 재롱에 흐믓한 미소를 띠며 꼭 안아주고 볼에 뽀뽀를 해주면서도 

한편으로는 행여나 첫째가 샘부리면 어쩌나 하는 눈치도 보입니다. 


아직은 논리적이지 못하는 아이들은 상황을 판단함에 있어서도 흑백논리로 세상을 바라보는 경향이 있는데,

어느날 학교에서 돌아온 첫째가, 그 날 아침잠에 취해 늦잠을 자는 바람에 유치원에 못 보낸 둘째를 보더니, 

"서현이는 늦잠 잔다고 학교 안보내고 나만 일찍 깨워서 학교 보내고 불공평해~!! 

 아빠 너무해... 서현이만 이뻐하고... 나도 더 자고 싶었단 말야 힝~!!"

하고 토라져 방문을 쾅 닫고 들어가 훌쩍거리며 울때는 헉, 정말 저도 황당해서 말이 안나옵니다. ㅡ.ㅡ;;;


샘 부리는 것은 둘째 서현이도 예외가 아닙니다.

그림을 잘 그리는 첫째 아이의 그림을 보며 첫째를 꼭 껴안아주면서 과장되게 칭찬할때면, 

이번에는 둘째가 "힝, 서현이는 그림도 못 그린다는거지? ... 아빤 언니만 이뻐해 힝~! ㅠㅠ" 하며 또 훌쩍입니다. ㅡ.ㅡ;;;





아....어찌해야 하나요? 

이렇게 서로 시샘하는 순간이 오면 딸들 사이에서 아빠는 난처해서 정말 어느 장단에 춤춰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지금까지는 박쥐(?)같은 인기영합주의 정책으로 첫째, 둘째 번갈아가면서 칭찬하고 이뻐했는데 이젠 한계가 온 것 같습니다 ㅠㅠ

차라리 아들 딸 이렇게 섞여서 둘이면 이런 문제는 덜 고민스러울 것 같은데, 

아들만 둘 이상 혹은 딸만 둘 이상 키우는 분들은 이렇게 서로 샘 부릴 땐 어떻게 대처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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