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치는 조그만데 왜 이렇게 많이 파내나요? 헉, 치아가 다 없어졌어요ㅠㅜ"
충치 치료를 위해 치아를 파내고 나서 잠깐 물양치하는 틈을 타 손거울을 보는 분들이 가끔 있습니다.
거의 대부분 생각보다 많이 깍여진 자신의 치아를 보고 깜짝 놀랍니다. ㅡ.ㅡ;;;
사실, 정신건강을 위해서는 드릴로 깍여진 자신의 치아는 안 보는 것이 좋습니다만,
충치가 그만큼 깊었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일부러 보여드리는 경우도 이따금 있긴 합니다. ㅡ.ㅡ;;;
위 사진 왼쪽(before)과 같은 상태로 치과에 내원하신 분이 있었습니다.
환자 분은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아마도 과거 언젠가 아말감으로 충치를 제거한 공간을 채워 넣었는데
그것이 쑥 빠져나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떼운 것이 잘 빠져나가지 못하는 모양으로 치아의 모양을 다듬어야 할 것 같습니다.
또, 이런 경우 구태여 치아의 다른 부분을 깍아내지 않고 레진으로만 떼워넣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도 있겠지만,
이렇게 치아와 치아가 맞닿는 부위인 인접면의 결손부위는
조물주가 부여해준 생리적 외형에 맞게끔 예쁘게 채워 넣기가 힘든 곳이고,
반대쪽 치아가 맞물려 씹히는 강한 교합력이 가해지는 부위이기 때문에,
또 다시 깨져나갈 가능성이 많아서, 레진을 직접 붙히는 방법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물론 교과서 지침이 아니기도 합니다.
따라서 이렇게 치아와 치아 사이의 인접면에 충치로 인한 결손이 생긴 경우에는,
뽄을 떠서 구강 밖에서 기공작업으로 떼우는 충전물을 따로 제작하는 간접수복법인 인레이로 해야 하는데,
이런 인레이 역시 빠질 수도 있으니 안 빠지는 모양으로 만들어줘야 합니다.
잘 빠져나가지 못하는 모양이라는 또 다른 이유로 충치도 없는 멀쩡한 부분을 많이 깍아낼 수 밖에 없습니다. ㅡ.ㅡ;;;
치아 사이의 인접면 충치는 위 사진 오른쪽 처럼 깍아내야 하는데,
결론적으로 아래 그림의 오른쪽 모양처럼 되어야 빨간색의 교합력이 가해질때, 초록색의 탈락되려는 반작용이 작아져
잘 안 빠지는 구조가 됩니다.
따라서 오른쪽 모양의 인레이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충치가 없는 부분도 어느정도 희생을 감수해야 합니다.
아마도 위 환자분이 예전에 아말감 치료한 것은 멀쩡한 건전치질의 희생이 아까와서 해당되는 충치 부분만 패냈었나 봅니다.
교과서적으로는 지금껏 설명한대로 많이 파내야 하지만 (위 오른쪽사진, 아래오른쪽 그림)
간혹 운이 좋은 경우 위, 아래 왼쪽 사진의 모양에서도 의외로 잘 안빠지고 오래 가는 경우도 있어서,
치아를 아끼는 마음에 조금만 살짝 파내는 유혹에 치과의사도 넘어가기도 합니다. ㅡ.ㅡ;;;
건전한 자연치질을 되도록 보존하는 것과 탈나지 않고 튼튼하게 만드는 것 사이에서
사실 이렇게 치과의사는 고민도 많이하고 선호하는 스타일도 조금씩 다른 것 같습니다.
사진에는 없지만, 위와 같은 모양으로 만드는 것이 끝은 아니고, 다음번에 제작된 인레이를 붙혀야 치료가 끝나게 됩니다.
따라서 충치 치료할때 충치부위만 도려내고 그 부분만 메꾸는 것이 아니라 결론적으로,
1. 충전하는 치과 재료는 씹는 힘(교합력)에 깨지지 않도록 어느 정도의 두께가 보장되어야 합니다.
2. 충전하는 치과 재료는 잘 탈락되지 않기 위해 유지력을 보강하는 디자인이 필요합니다.
위 두가지 이유 때문에 충치 크기는 작아도 불가피하게 건전한 자연지아 부분의 희생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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