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임플란트, 사랑니 자가치아이식, 치과의사의 역할
이제 고3 수험생이 되는 학생이 치과에 내원하였습니다.
치과 오기가 무섭고 두려워서 충치를 방치한 나머지 뿌리만 남은 상태였습니다.
이쯤 되면 누가봐도 치아를 발치해야하는 상황이고,
아직 18살 어린학생의 구만리같은 기대수명을 생각할때는 양옆의 치아를 갈아서 걸어 씌우는 방식의 브릿지 보다는,
임플란트가 첫째 선택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만약 건강한 사랑니가 있어 이 사랑니를 이용하여 충치로 발치된 부위에 자가치아이식할 수 있다면
치과의사로서 그 과정이 비록 고되지만 그보다 더 보람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더구나 사랑니 발치할때 일어날 수 있는 합병증이 거의 없는 발치의 최대황금기는 다름아닌 20대 이전의 연령이고,
또 이 경우는 사랑니의 뿌리끝이 완전히 닫혀있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가치아이식의 성공률이 매우 높기 때문입니다.
노란색 화살표가 가리키듯 충치로 인해 어금니가 뿌리만 남아있습니다.
이 어금니를 뽑고, 그 자리에 빨간색 화살표가 가리키는 사랑니를 자가치아이식 해넣는 수술을 진행하기로 합니다.
치과 임플란트가 아무리 뛰어난들,
비록 사랑니라 하더라도 조물주와 자연이 만들어준 자연치아를 따라 올 수 없기 때문에
임플란트를 하기전에 먼저 사랑니 자가치아이식의 가능성을 항상 고려해야합니다.
충치로 뿌리만 남은 어금니를 발치하고 그 자리에 성공적으로 사랑니가 자가치아이식된 후의 모습입니다. (꽉찬 빨간색 화살표)
사랑니 뽑은 자리는 사랑니의 뿌리만 그림자처럼 윤곽만 남아있습니다. (텅빈 빨간색 화살표)
사랑니 자가치아이식 수술 전의 모습입니다.
노란색 화살표가 가리키듯, 충치로 인해 어금니는 뿌리만 남아있습니다.
노란색 화살표가 가리키는 어금니 뿌리를 발치하고 생긴 웅덩이 (발치와)에
빨간색 화살표가 가리키는 사랑니를 옮겨심는 자가치아이식을 함께 동시에 시행합니다.
사랑니 자가치아이식 수술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진 모습입니다.
꽉찬 빨간색 화살표가 가리키듯 원래부터 자기자리인듯 꼭맞게 잘 삽입되어 고착된 모습입니다.
텅빈 빨간색 화살표는 사랑니가 발치되고 남은 자리인 발치와입니다.
치과의사로서 자가치아이식 수술경험만 벌써 10년 정도 되었습니다.
자가치아이식이 가능한 상황에서는 당연히 제1순위의 치료선택을 환자분께 임플란트보다도 먼저 설명드립니다.
그동안 수많은 성공적인 케이스도 있었지만 물론 실패한 몇몇 경우도 있었습니다.
동료 치과의사, 직원들을 포함한 사람들은 저에게 이런 말을 합니다.
그냥 맘편히 치아를 뽑고 임플란트 수술을 하면 가장 간단하고 스트레스도 없고 속편한 것을
왜 그렇게 어렵고 고단한 자가치아이식 수술을 열심히 하여 스스로 가시밭길을 가는지...
저는 그때마다 이렇게 대답합니다.
치과의사로서 임상을 할때 자연과 신의 섭리에 경탄하고 경외심을 느끼는 치료는
사람이 신을 흉내내어 만들어놓은 임플란트가 아니라
바로 자연과 신이 만들어준 자기치아가 우리 몸 다른 위치에서도 꿋꿋이 자리 잡는 이런 자가치아이식 수술을 할때이고,
치과의사로서, 자연인으로서 더욱더 겸손된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입니다.
자가치아이식 수술 한껀한껀 집도할때마다 영혼이 증발되는 듯한 기분을 느낄정도로 고단하고 힘겨운 과정이지만
자연과 신의 섭리 앞에서 더욱 겸손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환자분 보다도 자연치아를 더 소중히 사랑하는 사람은 다름아닌 치과의사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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