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1학년이 된 첫째 딸을 학교 교문까지 데려다주고,
뒤돌아 교실로 향하는 순간 딸의 뒷모습입니다.
아빠는 이 순간이 생소하고 뭉클한 순간이기도 합니다.
다현이가 제 손을 떠나 저멀리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저는 교문 앞 이 자리에서 물끄러미 뒷모습을 바라보다
발길을 돌려 출근하게 됩니다.
다현이가 초등학교 입한 한 이후로,
다현이의 등교길은 늘 이렇게 아빠와 함께 하였습니다.
덕분에 저는 더 일찍 출근하게 되었지만,
딸 아이와의 등교길 데이트는 달콤 한 것 투성이었기에,
적어도 고등하교 졸업때까지는 이렇게 과잉보호(?)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
다현이도 지난 석달 동안 아빠와 함께했던 등교 길을
매우 즐거워하고, 심지어는 기다리기까지도 할 정도입니다.
그것은 아빠와 함께 학교가는 길 도중에 발견하는
온갖 들꽃들, 각종 나무들 이름을 하나하나 알아가는 재미가
너무 컸기 때문입니다.
꽃과 나무에 대해서 일자무식인 아빠지만, 초딩 딸에게 들에 핀 꽃과 나무 이름들을 하나하나 알려줄 수 있었던 것은
아빠에겐 아이폰과 트위터가 있었기에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
아빠와 함께 했던 등교길에,
다현이가 제일 처음 물어봤던 들꽃입니다.
그러면 저는 아이폰으로 사진 찍고, 트위터에 이 꽃 이름을 물어봅니다.
트위터의 반응글에는 몇번의 알튀 (리트윗, RT) 와 난상토론을 거쳐,
빠르면 5-10분, 늦어도 한두시간 이내에 꽃 이름을 알 수 있게 됩니다.
이 꽃 이름은 조팝나무꽃이었습니다.
다현이는 이렇게 해서 조팝나무꽃 이름을 확실하게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아빠도 마찬가지입니다. ^^
아빠와 함께 했던 등교길에
초등학교 1학년 딸이 두번째로 알게된 들꽃입니다.
이 역시 아이폰으로 사진을 찍어, 트위터에 물어봅니다.
금낭화, 며느리 밥풀꽃.....
이렇게 해서 이제는 다현이가 더 신나서,
아빠와의 아침 등교 길을 기다리게 되었습니다.
그리곤 생소한 꽃을 가리키곤 의례히
"아빠, 저 꽃도 사진찍어서 꽃 이름 트위터에 물어봐줘"
라고 요구하기도 합니다. ^^
헉, 초등학교 1학년밖에 안된 아이가,
네이버에 묻지 말고, 트위터에 물어보라는 요즘 지식검색 트렌드까지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
이렇게 다현이를 학교에 데려다 주면서, 주변의 각종 들꽃, 나무 이름을 하나하나 알아가는 재미에 푹 빠져,
말 그대로 아빠와 딸만의 특별한 데이트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동안 아빠와 함께 학교 가는 길에 매료된 초등학교 1학년 딸 아이가 배운 꽃이름들입니다.
죽단화, 겹황매화 수수꽃다리, 라일락
마가목 이팝나무
꽃이름을 아는데 가장 오래걸려 이틀만에 알아낸 꽃 이름입니다.
당조팝나무...
벚꽃들이 모두 진 5월 중순즈음에야 피는 꽃이라고 합니다.
매발톱 (이름도 어찌 이리도 이쁜지요...) 불두화
덜꿩나무 찔레꽃 : 찔레꽃이 이렇게 생긴 것도 몰랐었네요 ㅡ.ㅡ;;
굳이 에버랜드, 롯데월드같은 테마파크, 놀이공원이 아니어도
동네 마트에만 가더라도 가족이 함께 있다는 이유만으로 이렇게 행복해 하는 천사같은 아이들입니다.
천사같은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것 조금이라도 더 만들고자 노력했던 초딩 딸과의 등교길 데이트...
아이폰과 트위터를 통해서 아빠와 딸 사이에 오히려 더 긴밀한 유대관계가 형성 된 것 같아 뿌듯합니다. ^^
연예인들 이름보다도 들에 핀 꽃이름을 더 많이 아는 아이로 키우고 싶다는 공감이가는 누군가의 말처럼,
이렇게 해서 다현이는 학교 가는 길에 마주치는 거의 모든 꽃이름을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제 여름이 되면 아빠와 함께하는 등교 길에 마주치는 모든 풀벌레의 이름들도 알아갈 수 있겟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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