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살 딸 아이가 별나라에 다녀온 까닭은?
주말부부인 아빠는 금요일이면 일찍 퇴근하여 아이들과 함께 대전에서 올라오는 엄마를 기다립니다.
엄마를 기다리면서 이웃집 토토로 DVD를 함께 보거나, 책을 함께 읽거나, 닌텐도 DS 틀린그림찾기, 닌텐독스를 함께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다현이는 요즘 그림일기를 쓰는데도 흥미를 느낀 것 같습니다.
그런데 엄마를 기다리면서 쓴 다현이의 이 그림일기를 보고는 제가 한참을 웃었습니다.
다현이가 오늘은 별나라에 갔다온 것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고 하는데 그 까닭이 무엇이었길래 아빠가 한참을 웃었을까요? ^^
우선 오늘 있었던 일에 대한 그림입니다. ^^
11월 20일 금요일
오늘의 날씨, 오늘 일어난 시간, 어제 잠잔 시간은 패쓰했네요 ^^;;;
그림을 자세히 살펴보니,
다현이가 어딘가에 홀로 있는데,
분홍색 뾰족지붕에 노란별이 하나씩 달려있는 빨진 집들이 가득입니다.
그리고 현수막이 걸려있습니다.
현수막에는 "화녕함니다" ===> "환영합니다"
이제 겨우 한글을 쓰기 시작한 다현이는 맞춤법이 아직 많이 서툽니다.
그리고 파란 하늘에 수많은 노란 별들이 활짝 웃고 있습니다.
조각달 달님도 "나도 안녕" 하면서 인사를 합니다.
분홍색 드레스를 입고 홀로 서 있는 다현이도 "나도 안녕"
인사를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다현이가 어딘가에 놀러갔는데
모두들 다현이를 환영하는 장면인가 봅니다. ^^
이 곳이 다현이가 다녀왔다는 "별나라"인가 봅니다.
그런데...
신종플루의증으로 유치원은 안가고
오늘 하루종일 할머니하고 집에만 있던 다현이가
어떻게 별나라에 다녀왔다고 한걸까요?
다현이가 또박또박 눌러 쓴 일기입니다.
"오늘느긴건별나라애강거이다.
질거운거가고모두한태방가어다.
그리고딱한가지이는대그건너무근사하고신기해다
개다가의별나라애강걸상상하고느건나하먼는
별가자를먹어서그래다."
중국말인가요? ^^;;;
맞춤법이 서툴기 때문에 엄마도 아닌 아빠인 저만이 해독(?)을 할 수 있습니다. ^^
그리고 다현이의 서툰 장문의 일기를 아빠가 잘 해독(?)해 내면 다현이가 얼마나 좋아하는지 모릅니다.
아마도 자기가 쓴 장문의 글을 사람들이 이해를 한다는 것이
이제 막 한글을 깨우치려는 7살 딸 아이는 여간 뿌듯한게 아닌가 봅니다. ^^
그리고 다현이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서라도 아빠는 어떻해서든 다현이의 글을 해독해내야 합니다. ^^;;;
다음은 아빠가 해독(?)해 낸 장문의 다현이의 일기입니다.
"오늘 느낀건 별나라에 간 것이다.
즐거운 것 같고, 모두한테 반가웠다.
그리고 딱 한가지 있는데, 그건 너무 근사하고 신기했다.
게다가 왜 별나라에 간걸 상상하고 있는거냐면
별과자를 먹어서 그랬다."
여기에 다현이가 오늘 별나라에 다녀온 까닭이 있었습니다.
별과자를 먹어서 그랬답니다. ^^
별과자입니다. ^^
다현이는 이 별과자를 먹으면서 온갖 상상의 나래를 펼친 것입니다.
어른이 보기엔 별 것 아닌 사물에서도 아이들은 이렇게 온갖 공상과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도 하나 봅니다.
또 그것이 다현이는 일기장에 쓰고 싶었을만큼 오늘 하루 중에서 가장 인상이 깊은 일이었나 봅니다.
그림 일기장에서 훔쳐본 다현이의 상상의 나래에서....
아빠는 문득 다현이가 "빨간머리 앤" 과 많이 닮았다고 생각했습니다. ^^
빨간머리 앤처럼 작은 것에도 놓치지 않는 관찰력과 상상력을 보여준 다현이가 너무 이뻐서
아빠는 한참을 웃고는 꼭 안아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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