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했던 내 치아 스케일링 받고나서 왜 시릴까?

멀쩡했던 내 치아 스케일링 받고나서 왜 시릴까?

몇년 전에 스케일링을 받고 나서 치아가 시린 증상을 호소하면서 멀쩡했던 자기 치아들이 스케일링을 받고나서 다 망가졌다며 

치과의사를 칼로 찔러 살해한 끔찍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물론 가해자는 정신질환자이긴 했지만 참으로 어이없고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ㅠㅠ

그러나 저는 그보다 더 충격적인 것은 뉴스 기사밑에 달린 댓글들이었습니다.

상당수의 댓글들이 자기도 스케일링 받고나서 치아가 너무 시려서 치과의사를 죽이고 싶었다며 

치과의사를 잘 죽였다는 식이더군요....OTL

그만큼 치석 제거 스케일링에 대하여 가장 크게 오해하는 사실이 바로 스케일링을 하고 나면 치아가 더 시리다는 느끼는 것입니다.

 치석(dental calculus)

치석(dental calculus)은 음식물 잔사들이 제때에 칫솔질이 안되어 

치아에 부착한 채로 타액 속의 무기질 성분과 결합해서 돌처럼 딱딱하게 굳어져 치아에 들러붙어있는 것을 말합니다.

치석은 세균들이 번식하기 딱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어서 쉽게 말해 "세균들이 사는 서식처"가 됩니다.

 

이러한 치석이 점점 커져서 잇몸으로 채워져 있어야 할 공간을 조금씩 침범하게 되어 치아 뿌리에 단단하게 고정이 됩니다

그사이 치아를 둘러싸던 잇몸살과 잇몸뼈(치조골)는 녹아 버려서 사실상 치아 뿌리가 노출이 되어야 하는데, 

그 부분에 치석이 붙어있고 잇몸과 치아속의 신경은 그런 환경에 서서히 적응이 됩니다. 

오히려 치석이 있는 상태를 더 편하게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치석 제거 스케일링를 통해 치석이 일순간에 제거되면 

치아는 새롭게 형성된 환경에 곧바로 적응하는데에 약간의 어려움이 생기게 됩니다.

                

치석 제거 스케일링하는 모습. 치석이 제거되면서 치아 뿌리는 당분간 공기 중에 노출될 수 밖에 없다.

원래 치아뿌리는 잇몸 속에 감추어져 있어야 하는데 치석이 치아뿌리와 잇몸 사이에 끼어들어 있으므로, 

스케일링을 통해서 치석이 제거되면 치석이 들러붙어있던 치아뿌리가 잇몸이라는 보호막 없이 바로 외부에 노출되어 

신경이 민감한 부위인 치아뿌리에서 시리거나 아픈 느낌을 예민하게 느끼게 됩니다. 

따라서 치석제거 스케일링 후에는 당분간 치아가 아프거나 시린 느낌을 가지게 됩니다.

다시말해 스케일링 후 당분간 치아가 시린 이유는 잇몸이 붙어 있어야 할 치아뿌리 표면에 치석이 들러붙어 있다가,

스케일링을 통해 치석이 일순간에 제거 되면서 치석이 있었던 부위에 잇몸이 다시 차올라 치아에 부착될 때까지 

치아의 뿌리표면이 외부에 노출되어 들떠 있기 때문인 것입니다.

 

왼쪽치아들부터 스케일링을 시작한 모습

특히 스케일링을 처음 받거나 너무 오랜만에 받아 굉장히 많은 양의 치석이 입 속에 있다면

스케일링 후 시린 증상은 당연히 더 심하고 오래갈 수 있습니다.

대부분 스케일링 후 시린 증상을 호소하는 분들은 이렇게 치석의 양이 워낙 많았던 분들에게 많이 발생하는데,

이런 분들이 큰 맘먹고 스케일링을 한 번 받고는 시린 증상에 놀라서 다시는 절대 스케일링을 안 받겠다고 하시는 분들이 종종 있습니다. 

서두에 말씀드린 그 사람은 치과의사를 살해하는 것으로 분을 풀었겠지요 ㅠㅠ

스케일링 후 치아가 시린 증상은 시간이 어느정도 흐르면서 이러한 새로운 환경에 적응을 할 때 까지는 지속됩니다

스케일링을 통해서 이런 일시적인 불편한 증상이 있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케일링을 꼭 받아야 하는 이유는 이런 세균의 군락지인 치석이 계속 치아에 들러붙어 존재하면 

잇몸뼈가 주저앉아 녹게 되는 치주질환 풍치로 이환되어 결국 치아를 뽑아야 하므로 정기적으로 스케일링은 꼭 해야 하는 것입니다.

구더기가 무서워 장 못 담근다면 치석으로 인한 만성잇몸염증으로 결국 발치까지도 하게 되어

오히려 나중에는 더 큰 문제와 비용이 들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스케일링을 6개월에서 1년마다 꾸준히 정기적으로 받는다면

스케일링 후 치아가 시린 증상은 하루나 이틀 정도면 없어지거나 아예 처음부터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게다가 이제는 1년에 1회는 스케일링을 건강보험 급여로 받을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