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의 칫솔질? 치과의사가 보기에는 자기 학대
최근들어 날씨가 많이 추워졌습니다.
보통 이런 계절이 되면 치아가 시리다고 치과에 오는 분들이 많아지기도 합니다.
이헐게 치아가 시리다면 치아에 충치나 풍치가 있어서 시린 경우도 물론 있지만,
경험상 그보다 더 많은 경우는 치경부마모증이라고 해서 치아와 잇몸 사이의 틈이 미세하게 파여서 치아가 시린 경우 같습니다.
칫솔질은 기본적으로 위아래로 부드럽게 해주어야 치아 사이의 치태나 음식물이 잘 제거될텐데,
이런 습관이 잘 안되어서 그저 열심히 좌우로 세차게 박박박 닦기만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두눈 부릅뜨고 팔뚝에 힘주어 이렇게 좌우로 세차게 박박박 닦는 칫솔질 법을 "분노의 칫솔질"이라고도 하지요?
그러나 이런 분노의 칫솔질은 박박박 시원하게 치아가 닥이는 소리와 촉감에 속 마음은 시원해졌는지 몰라도,
자신의 치아 역시 그에 비례하여 끔찍하게 망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치과의사가 보기에는 자기 학대나 다름 없습니다.
이런 분노의 칫솔질로 인해 치아의 가장 취약한 부분인 치경부의 법랑질이 마모되는 합병증이 흔하게 발병합니다.
특히 치아가 더 잘 닦이라고 딱딱하고 강한 칫솔모를 사용하여 분노의 칫솔질을 하는 경우에는
더 심각하게 치경부 마모가 일어나 심지어는 치아 중심부의 치수까지 노출되어 근관치료(신경치료)가 들어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치아의 바깥쪽면은 법랑질이라고하는 매우 단단한 구조로 덮혀있는데,
분노의 칫솔질같은 기계적인 자극에 의해 치경부위의 법랑질이 닳거나 깨져나가 무르고 연한 상아질이 노출되면서
치경부 마모증이라고 부르는 치아의 시린 증상이 시작됩니다.
상아세관(dentinal tubule)
상아질에는 상아세관(dentinal tubule)이라고 하는 구멍들이 수없이 많이 존재하는데
이 상아세관 내부에는 조직액으로 가득 차있어서 상아질 내부의 치수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상아질 안쪽 치수강에는 치아신경과 혈관이 들어있으며,
치수의 신경말단이 상아세관(dentinal tubule)과 연결되어 있어서 여러가지 자극들에 의해 민감한 반응을 느끼게 됩니다.
분노의 칫솔질에 의해 외투인 법랑질 또는 백악질이 깨져나가 치아 뿌리쪽의 상아질이 노출되면 치아에 과민증이 오게되는데,
치경부 마모증이 심하지 않은 급성의 경우는 단순히 상아세관을 막아주는 약제를 사용하게 됩니다.
이렇게 상아세관을 막아주는 약제로는 센소다인 치약이나 시린메드 치약 같은 치약 요법이 있을 수 있고,
치과에서는 해당 치아에 집중적으로 불소를 도포하는 방법, 상아질 접착제를 도포하는 방법 등이 있습니다.
위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약제를 사용하여 상아세관을 막아 치아가 온도변화에 민감하지 않도록 해주게 됩니다.
2, 3번 치아처럼 시린 치아지만 치경부마모가 미약한 경우에는 치과에서 불소나 상아질접착제를 도포하는 치료를 하거나
집에서는 센소다인, 시린메드 같은 시린이에 사용하는 치약을 사용하여 칫솔질을 함으로써 상아세관을 밀봉하도록 노력합니다.
치경부 마모가 심하여 많이 패인 경우는 레진이나 글래스아이오노머라는 충전물로 심한 결손부위를 막아주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 충전물로 막아놓는다고 해서 시린 증상이 모두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자극이 되는 입구가 막히는 효과와 더불어 더 깊게 파여 치아가 파절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런 치경부 마모증을 막기 위한 방법으로는 위아래로 돌려닦는 칫솔질 방법을 배워서 칫솔질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무엇보다 칫솔질 할때 너무 센힘으로 분노의 칫솔질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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