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맞은 딸의 첫 생일 파티로 엿본 미국 여자 아이들의 특징들
오늘은 첫째 딸 다현이가 미국에 와서 맞는 첫번째 생일입니다.
오늘로 다현이는 진정한 8살이 되었네요 ^^
자기 생일이 돌아오면 친구들을 초대해서 파티를 열었으면 하는 첫째 딸 다현이의 소원을 듣고
엄마 아빠는 솔직히 굉장히 부담스러웠답니다.
그러나 다현이 생일 파티를 해준 것도 지금껏 6살 때 딱 한번 밖에 없었고,
이 곳 미국에서 친구들하고도 더 친해지기 위해서라도 생일파티를 해주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키즈카페 같은 곳에서 생일파티를 하는 것이 속은 제일 편한데,
미국에서 아이들의 생일파티 장소로 제일 인기가 좋다는 처키치즈 (Chucky Cheese)같은 곳을 사전답사해보니,
생일을 맞은 아이를 중심으로 축하해주는 분위기라기 보다는 각자 놀기 바쁜 무언가 어수선하고 중구난방인 분위기여서
생일 파티로서는 큰 의미가 없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다현이의 생일파티를 집에서 하기로 결정했답니다.
생일 파티의 백미인 둥실 떠오르는 풍선을 위해 헬륨 탱크를 대여했습니다.
미국에서는 워낙 파티 문화가 생활화되어 있어서
마을마다 파티페어(Party fair)같은 파티샵들이 한두군데씩은 꼭 있는데 이렇게 헬륨탱크도 대여를 해주기도 합니다.
144개의 헬륨 풍선을 불 수 있는 헬륨탱크의 대여료는 3박4일에 약 40불 정도입니다.
굉장히 무겁습니다. 헥헥 ㅡ.ㅡ;;;
집안 곳곳을 헬륨풍선으로 장식하는 동안 오늘의 주인공 첫째 딸 다현이가 풍선들을 손에 잡고 날아갈 듯 좋아하고 있습니다.
동생 서현이도 깡총다리를 딛고 날아갈듯 한 표정으로 엄지손가락을 내밀어 아빠 최고~!! 를 외칩니다.
디즈니 만화 애니메이션 업(Up)이 아이들에게 풍선에 대한 판타지를 많이 심어준 것 같습니다. ^^
생일 파티 시간이 되어서 드디어 다현이 친구들이 속속들이 도착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사실 다현이 친구들을 직접 보는 것은 엄마 아빠도 처음인지라,
아이들 이름과 얼굴을 서로 매치시켜 기억할 겸,
이렇게 미리 만들어놓은 이름표를 도착한 아이들의 가슴에 엄마가 붙혀주고 있습니다.
이렇게 집에서 다현이의 생일파티를 하는 것에도 사실 적잖은 부담감이 있었는데,
그것은 집이 너무 비좁고 협소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엄마 뒤편에 보이는 생수통으로 대신한 신발장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저희 집안 내부의 가구들도 마치 피난민(?)들처럼 임시적으로만 채워져 있기 때문이기도 하였습니다.
엄마가 유학중인 이 곳 미국에서는 잠시 동안만 머물다가 다시 한국으로 돌아갈 생각이기에
아파트도 최소한 크기로, 가구들도 임시방편적으로만 구비해놓고 있습니다.
그에 비해 이 곳 미국 현지인들인 다현이 친구들은 대부분 으리으리한(?) 저택같은 단독주택인 하우스에서 살고 있는데,
행여나 다현이 친구들 부모님들이 우리가족을 난민(?)으로 오해하지는 않을까 하는 소심함때문이기도 하였습니다. ㅡ.ㅡ;;;
헉, 그런데 다현이 친구들이 동생 서현이를 보자마자
여자 아이들 특유의 꺅꺅대는 환호성으로 너무 예쁘고 귀엽다며 번쩍 들어올려서 업고 다니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보니 오늘이 마치 동생 서현이의 생일 파티 같습니다. ^^
그런데 이것은 다현이가 살짝 걱정했던 부분이기도 하였습니다.
자기 친구들이 서현이가 이쁘다면서 자기랑 안놀아주고 서현이하고만 놀면 어떻하냐면서 말이죠. ㅡ.ㅡ;;;
다현이가 생각하기에도 자기 동생 서현이는 너무 이쁘고 귀여운 건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서현이한테 친구들의 관심을 빼앗기는 것도 싫은가 봅니다. ㅡ.ㅡ;;;
다현이 친구들이 이번에는 오늘의 주인공인 다현이를 업고 다닙니다. ^^
이번에는 서현이가 또 부러워하는 표정이네요.
업어주는 문화는 한국 특유의 문화인줄만 알았는데,
미국 아이들도 서로 업히고 업어주는 것을 이렇게나 좋아하는지 미처 몰랐습니다. ^^;;;
피아노 연주도 하면서, 음악에 맞춰 춤도 추기도 하고, 아삐 최고의 비장의 무기인 아이패드도 하면서
아빠가 열심히 불어넣어 만든 헬륨풍선을 모아다가 디즈니 애니메이션 업(UP)놀이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제가 오늘 다현이 또래의 이 곳 미국 여자 아이들에게 조금 놀란 것이 두가지가 있었는데,
하나는, 그래도 여자 아이들이라서 공주님들처럼 얌전하고 조용히 놀 줄 알았었답니다.
그런데 어찌나 꺄꺄~!! 거리면서 활발하게 놀던지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인형놀이 같은 것에는 전혀 안중에도 없고 끊임없이 움직이고 돌아다니면서 수다를 떠는데 정말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는 ㅡ.ㅡ;;;
여자 아이들이 이렇게 드셀거라는 것은 정말 상상도 못했습니다. 뒤치닥거리 하느라 저와 아내는 완전히 녹초가 되었다는 ㅡ.ㅡ;;
신기한건 그렇게도 드세게 뛰노닐다가도 "애들아 사진찍자~!!"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사사삭 모여서 포즈를 취하는 것입니다. ^^;;
또 하나는, 여자 아이들이라 다현이 서현이처럼 당연히 천편일률적으로 핑크색을 제일 좋아할 줄 알았는데,
아이들에게 좋아하는 풍선색과 고깔 모자를 가장 좋아하는 색으로 골라보라고 했더니,
외외로 노란색, 파란색, 보라색, 심지어는 흰색까지 저마다 좋아하는 색이 확연하게 다 다르다는 것이었습니다.
역시 개성과 다양성을 존중하는 나라 미국답게 아이들도 ^^;;
저는 당연히 이만한 또래의 여자 아이들은 모두 핑크색에 열광할 줄 알고 있었는데,
저도 모르게 제 딸들은 그만 획일적으로 기르고 있었나 봅니다. ㅡ.ㅡ;;;
드디어 다현이의 8번째 생일의 하일라이트인 케익 커팅입니다.
생일케익은 코스트코(Costco)에서 30불에 구입한 것인데,
이곳 미국의 생일케익들은 또 왜 이렇게 하나같이 크고 거대한 것인지....
뚜레주르나 파리바게트처럼 작고 앙증맞은 케익은 구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ㅡ.ㅡ;;;;
달기도 또 엄청 달아서 저는 한 입 베어물기도 부담스러운데, 이 곳 아이들은 참 잘도 먹습니다. ^^
그리고 이 곳 미국 아이들은 생각했던 것보다 참 소박한 것 같습니다.
생일 음식도 한국에서처럼 김밥에, 각종 떡에, 잡채 등등 복잡하게 차릴 필요도 없습니다.
한국음식 차려봐야 거들떠 보지도 않고,
미국식대로 이렇게 피자와 치킨텐더 그리고 생일 케익만 준비를 했을 뿐인데 참 잘도 먹습니다. 특히 치즈피자~!! ㅡ.ㅡ;;;
이궁 그런데 너무 어린 나이에서부터 이렇게 기름지고 단 음식들에 익숙해져 있는 미국 아이들은 조금 안되보이기도 했습니다.
나중에 살 많이 찔덴데.... ㅡ.ㅡ;;;
다현이의 생일 파티 말미쯤에는 보석처럼 예쁜 구슬들을 엮어서 팔찌를 만드는 액티비티(activity)를 준비했었는데,
미국 아이들도 한국 아이들처럼 편갈라서 놀기도 하는데,
소외된 한두 아이가 결국 울면서 끝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하더군요 ㅡ.ㅡ;;
그래서 파티 끝무렵즈음에 이렇게 무언가 만드는 것에 집중하게 만들어
아이들이 끼리끼리 편갈라 노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려는 치밀한 엄마 아빠의 계획이었습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습니다. ㅡ.ㅡ;;;
저는 생일파티의 하일라이트가 생일케잌 커팅으로 생각했었는데,
미국 아이들이 생일파티에서 가장 기다리는 시간은 오히려 주인공인 다현이가 생일선물을 개봉하는 시간인 것 같습니다.
생일 파티가 모두 끝난 후 집에 돌아가서 부모님들과 함께 자기 생일 선물을 개봉하는 한국과는 달리
미국에서는 주인공인 다현이가 친구들 앞에서 직접 선물을 개봉하고 선물준 친구들에게 감사의 표현을 하는 방식인데,
바로 이 순간이 미국 아이들은 생일 파티의 하일라이트라고 생각하나 봅니다.
아이들에 저에게 다가와 몇번씩이나 생일선물 개봉은 언제 할꺼냐며 조르듯이 물어봤다는 ㅡ.ㅡ;;;
저는 '잉? 너네들 돌아가고 난 다음에 선물 뜯어보는거 아닌가? 왜 자꾸 선물을 개봉하자고 조르지?' 했었다는 ㅡ.ㅡ;;;;
어느덧 두시간 예정으로 진행된 다현이의 미국에서 맞는 첫 생일파티를 마치고 아이들은 집으로 모두 돌아가고,
다현이 친구인 에스텔만이 남아서 엄마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에스텔은 엄마가 한국인이고, 아빠가 미국인인 아이인데 덕분에 영어와 한국어 두 언어를 모국어처럼 자유자재로 구사합니다.
제가 미국에 와서 놀란 점이 또 하나가 있다면,
미국에서는 국제 결혼이 많고, 또 이민자로 이루어진 나라여서 그런지 몰라도,
적어도 두가지 이상의 언어를 모국어처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Bilingual) 사람들이 참 많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특히 언어영역에 대한 관심도 매우 커서
초등학교 저학년임에도 불구하고 학교에서의 스페인어나 중국어 교육이 참 잘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제 겨우 초등학교 2학년일뿐인 다현이는 학교에서 스페인어를 정규과목으로 배우고 있다네요 ㅡ.ㅡ;;;
두가지 이상의 언어를 모국어처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것은
우리나라와는 달리 미국에서는 자랑거리 조차도 못 되는 것 같습니다. ㅡ.ㅡ;;;
아이들이 모두 돌아가고 난 후 기분이 업된 다현이 서현이가
멋진 생일 파티를 열어주어서 고맙습니다. 아빠 최고~!! 를 외치고 있습니다. ^^
미국에서의 아이들 생일파티는 저도 처음 겪어보는 거라 아빠도 조금 좌충우돌했습니다.
6월에 있을 서현이의 5번째 생일에는 어찌해야 할까 살짝 고민도 되지만 더 잘 할 수 있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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