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건강

치과의사 10여년 동안 가장 황당했던 환자

달려라꼴찌 2011. 4. 13. 07:34

보름동안 자신의 턱뼈가 부러진 것도 몰랐던 환자 이야기

 

살다보면 어떻게 사람이 어쩌면 저렇게도 무딜 수가 있는지 생각하게 될때가 있습니다. ㅡ.ㅡ;;; 

 

얼핏 생각해봐도 뼈가 부러지면 엄청 아플것 같고, 그렇기 때문에 뼈가 부러진 줄도 모르고 지내기가 결코 쉽지 않을것 같은데,

가끔은 자신의 뼈가 부러진지 모르고 "뭐 그냥 조금 불편하네...?" 하면서 지내시는 분들도 계신것 같습니다. ㅡ.ㅡ;;;

 

작년 이 맘때쯤 젊은 남자 환자분이 한분 오셨습니다.

10년 이상을 치과의사로서 수많은 환자분을 진료해봤지만, 

이 환자분처럼 보름이나 자신의 턱뼈가 부러진 줄도 모르고 지낸 분은 처음이어서 동료 원장님은 무척 황당했다고 합니다. ㅡ.ㅡ;;;

 

진료기록부의 빨간 부분은 환자분이 치과에 내원한 이유가 적혀있습니다.

일단은 접수대에서 치과위생사들이 환자분께 여쭤보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음...내용을 보니 불편함을 느끼신지가 2주 정도 지나셨다고 합니다.

 

 

 

 

축구경기 중 헤딩 경합을 하다가 상대편 머리에 부딪히셨다고 합니다.


음.... 2주 씩이나 지났는데 그동안 별치료 없이도 그럭저럭 잘 지내신걸 보면...

이렇게만 본다면 턱을 그냥 부딪혀서 가벼운 타박상 정도만 입은 것처럼 보입니다. ㅡ.ㅡ;;;


엑스레이(파노라마 방사선)를 찍어보았습니다

 

그런데.....헉~!!

 

 

사진 속 빨간 원 안에, 파란 화살표가 기리키듯 아래턱 뼈가 비스듬히 사랑니를 가로질러 사선으로 부러진 것이

엑스레이 상에서 선명하게 보입니다. ㅠㅠ


헉, 저렇게나 턱뼈가 부러졌는데 뼈의 위치도 크게 변화가 없고,

별 무리없이 지내셨다니 그저 놀라울 따름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뼈가 부러졌을때는 대부분, 

뼈에 부착되어 있는 근육의 위치와 작용하는 힘, 그리고 부러진 방향이 뼈의 위치에 영향을 크게 미치게 됩니다.

 

 

 

 

동일한 뼈라고 가정하면

왼쪽 그링은 빨간색 근육이 화살표 방향으로 힘이 작용할때 부러진 단면이 서로 저항하게 되어 뼈가 더 벌어질 확률은 적어지지만,

오른쪽 그림처럼 저항할수 있는 부분이 없기 때문에, 부러진 뼈들은 서로 더욱 벌어지게 되고 예후는 안 좋아지게 됩니다.

 

이런 이유 등으로 이 환자분도 불행중 다행으로 뼈가 부러진지 2주가 지났지만 

일단은 뼈가 제위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유지된것 같습니다.

더구나 이렇게 턱뼈가 부러진 후 오랜시간 지체되면 행여나 치명적인 감염으로 진행될 수도 있었는데 정말 천만다행입니다. 

에고...그나마 이제라도 오셔서 상황을 파악하셨으니 다행입니다. ㅡ.ㅡ;;;


그런데, 치과의사가 오히려 더 초조해져서 얼른 진료의뢰서를 써드리면서 빨리 대학병원으로 가시라고 말씀드렸는데도, 

"꼭 오늘 대학병원으로 가야만 되나요?"면서 세월아 네월아 한가한 말씀을 하셔서...또 한번 OTL 

 

특히 요즘처럼 날씨가 좋아서 야외활동이 많은 즈음에는,

조금이라도 과격한 운동이라고 생각될때는 헬멧뿐만 아니라 마우스가드같은 치아보호장치도 꼭 착용하고

운동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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