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성용 입니다/딸딸이 아빠

야밤에 아빠를 벌떡 일어나 만세 부르게 했던 5살 딸과의 대화

달려라꼴찌 2011. 2. 2. 08:27

야밤에 아빠를 벌떡 일어나 만세 부르게 했던 5살 딸과의 대화  



엄마가 있는 미국에 딸들과 함께 오니 좋은 점이 또 하나 있다면,

한 방에서 온 가족이 함께 손을 꼭 잡고 잠자리에 들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도란도란 하다가 잠드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부자리에서는 절대 순서가 바뀌면 안되는 법칙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5살 둘째 딸, 아빠, 8살 첫째딸, 엄마 이런 순서로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딸들이 너무나 아빠를 좋아해서 잠자리에서 조차도 서로 안빼앗길려고 하다보니 

아빠인 저는 늘 두 딸들 사이에서 껴서 두 딸의 손을 꼭 잡고 잠을 자야 합니다. ^^;;;  


특히 혼자 잠들기 무서워하는 5살 둘째 딸은 잠들 때까지는 아빠인 제가 꼭 껴안아줘야 하는데, 

이렇게 둘째 딸이 잠들 때까지 꼭 껴안아 줄 때면, 

15살 때까지 늘 어머니 품에 꼭 안겨서 잠이 들곤 했던 5형제 중 막내 아들인 저의 어린시절이 생각나서 

어머니의 품이 더욱 그립고 아련해지기도 합니다. 


하루는 그 날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있었던 일들을 딸들과 이야기하면서 잠자리에 들었는데,

5살 둘째 딸 서현이가 착한 사람을 표현하는 기발한 방법에 너무 놀라 

저도 모르게 그만 잠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만세를 부르며 박수를 치면서 정말 한참을 웃었던 적이 있습니다.

정말 이런게 일상의 소소한 행복임을 새삼 느꼈던 한밤이었습니다. ^^




5살 둘째 딸 서현이가 유치원에서 가장 친한 베스트 프렌드의 이름은 조하나라고 합니다.


다음은 조하나라는 아이가 어떤 친구인지 궁금해서 서현이에게 묻는 과정에서 

아빠를 야밤에 벌떡 일어나 만세 부르게 했던 대화 내용입니다. ^^


아빠 : 조하나는 어떤 친구야?

서현 : 조하나는 나한테 굉장히 친절해. 그리고 아주 착해... 하트(♡)가 100개야... 


아빠 : 하트(♡)가 무슨 뜻?

서현 : 응, 하트(♡)는 아주 착하다는 뜻이야.


아빠 : 그럼, 클래어(서현이의 또 다른 친구)는 하트(♡)가 몇개야?

서현 : 응, 클래어도 아주 착해.... 하트(♡)가 5개야..


아빠 : (헉 하트(♡)가 5개면, 별로 안 착하다는 뜻인가? 

         서현이의 착한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이 궁금해서 저는 계속해서 질문을 이어갔습니다.)

         그럼 다현이 언니는 하트(♡)가 몇개야?

서현 : 언니도 아주 착해.... 하트(♡)가 5개야...


아빠 : (음.... 서현이의 눈에는 언니 다현이가 친구 클래어 정도로 착하다는 뜻인 것 같습니다.

          갑자기 문득 엄마, 아빠는 하트(♡)가 몇개일까 궁금해져서 되물었습니다. ^^;;;)

         그런 엄마는?

서현 : 응, 엄마도 아주 착해... 하트(♡)가 3개야...

엄마 : (실망스러운 말투로, 탄식을 하면서) 뭐라구???  엄마는 겨우 하트(♡)가 3개야???? 


아빠 : 서현아, 그럼 아빠는 하트(♡)가 몇개야? 

        (긴장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아마도 최근 들어서 가장 긴장된 순간이었던 듯 ^^)

서현 : (명쾌하게) 아빠는 하트(♡)가 100개야~!! ^^

아빠 : (벌떡 일어나 만세를 부르며) 음하하하, 우리 서현이가 역시 이 세상에서 제일 똑똑해~!! 서현이 만세~!! ^^



행여나 서현이가 아빠는 하트가 하나도 없다고 할까봐 얼마나 가슴 졸였는지 모릅니다. ^^

그런데 아빠의 하트가 100개라는 서현이의 말에, 그래도 이 아빠가 인생을 헛되이 살지는 않았구나 하는 비약적인 감정마저 ^^;;;;


5살 둘째 딸 서현이의 눈에 비친 주변 사람은 대부분 아주 착합니다. 

그러나 서현이는 사람의 착한 정도를 하트(♡)의 갯수로 표현하는데, 거기에는 이렇게 차이가 있었습니다.  

아빠=조하나 >>>>>>>>>>>>>>>>>>> 다현 = 클래어 > 엄마 의 순이 되겠습니다. ^^






딸들이 아무래도 늘 바쁜 엄마보다는 아빠랑 오랜시간을 함께 하다보니까 아빠를 많이 좋아하고 따르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게 

평소 끊임없는 인기영합주의 정책과 아빠가 최고라는 세뇌교육으로 일관되게 딸들에게 대했던 결과인 듯도 합니다. ^^;;


정말 가족보다 더 소중하고 우리에게 무한한 행복감을 주는 것은 이 세상에 없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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