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영구치가 늦게 나면 성장발육도 느린걸까?
얼마 전 남자 키 180이 안되면 루저다라는 한 여대생의 미수다에서의 발언이 크게 사회문제화 된 적이 있습니다.
그만큼 우리는 외모에 관심이 많은 것이 현실이고 , 그 중에서도 키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자녀들의 키가 얼마나 클 지에 관해서 걱정이나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부모는 아마 거의 없을 것입니다.
지속적으로 영양상태가 좋아지고 삶의 질 또한 윤택해지면서 우리나라 사람들의 평균 신장도 많이 상승하였습니다.
물론 북유럽의 백인(위너? ^^)들 보다는 못하지만 우리나라 평균 키가 세계평균보다는 그래도 높다고 합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막상 자신의 아들은 최소 180, 딸은 최소 168로 키우고 싶은게 모든 부모의 바람일 것입니다.
그래서 여러 분야에서 성장에 대한 많은 연구가 있었습니다. 이에 더불어 성장클리닉도 우후죽순처럼 생긴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치과에서도 성장속도와 양이 굉장히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기에 성장판 검사를 반드시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치과에서는 어떻게 성장판을 이용할까요?
치과진료 분야 중 특히 치아교정 분야에서는
치아의 부정교합이 위턱과 아래턱이 조화롭게 성장하지 못하는 악골의 부조화에도 원인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악골의 성장추이에 따라 치아교정 치료의 방법도, 결과도 많이 달라지게 됩니다.
성장기의 초등학생 손 성장판 사진입니다.
사진의 2번을 보면 아직 뼈가 붙지 못하고 성장판이 열려있습니다.
성장이 멈춘 성인에서는 성장판이 붙어 하나의 긴 뼈로 보인답니다.
이렇게 성장판이 붙어 하나의 긴 뼈로 보이게 되기까지에는 일정한 순서가 있고
그 순서에 따라 키나 몸의 성숙도나 성장속도도 달라지게 되며, 각각의 순서를 나름대로의 단계로 정해 잔여 성장을 분석하게 됩니다.
그리고 1번 영역에 작고 하얗게 점처럼 보이는 뼈가 어렴풋하게 보입니다. (종자골, sesamoid bone)
이 뼈가 보이기 시작할 때가 4단계인데 이 때를 사춘기 초입에 들어선 것으로 분석합니다.
즉, 이 종자골 뼈가 보이고 한 1년쯤 뒤에 가장 키가 많이 자라게 되는데,
특히 여자인경우 이 뼈가 보이고 약 1년반 뒤에 초경을 시작하며,
그로부터 6개월 후에 아래턱(하악골)이 가장 많이 자랍니다.
아래턱이 가장 많이 자란다는 것은 얼굴이 길어지고 성인처럼 성숙되는 것을 말합니다.
그리고 여자는 초경 후 2년-3년 사이에 성장은 멈춥니다.
물론 사람마다 조금씩의 차이가 있지만 이런 순서와 시기는 거의 지켜지는 것이 자연의 섭리입니다.
이렇게 성장판을 분석하여 잔여성장의 순서를 잘 알고 치아교정 치료를 한다면
악골이 많이 자랄때 맞춰서 더 잘 자라게 해주거나, 혹은 억제해 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영구치가 나오는 것은 어떨까요?
영구치가 이른 나이에 빨리 맹출하여 젖니와 교환된다고 해서 꼭 성장이 빨리 일어나고 빨리 종료되는 것은 아닙니다.
몰론 여자 아이들이 남자 아이들보다 치아를 빨리 갈고 더 빨리 사춘기가 오는 것을 봐서는
영구치 맹출과 성장속도가 약간의 관계가 있는것 같지만,
연구에 의해서는 영구치를 빨리 교환한다고 꼭 성숙도가 더 빨리 진행된 것은 아닙니다.
아직 어린 아이인데도 영구치가 빨리 맹출하여 젖니를 빨리 교환한 환자들도 많습니다.
이런 경우 손 성장판을 찍어보면 아직 성장이 많이 남아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영구치가 빨리 나오는 데는 유치가 충치 등으로 약해졌거나 혹은 유전적으로 빨리 나오게 프로그램되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반대로 사춘기가 지나서 얼굴에 여드름 투성인데도 아직 영구치가 안나와 젖니가 남아 있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따라서 영구치가 빨리 맹출하고 늦게 교환하는 것은 아이들의 성장과는 거의 관계가 없다는 것이 중론이기 때문에,
보다 정확한 잔여 성장은 손 성장판 사진을 찍어보는 것으로 알 수 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본다면 치과의사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영구치 교환시기는 아직은 아이들이 꼼꼼하게 칫솔질하는 것이 서툴은 시기일 수 밖에 없으므로
영구치는 되도록 늦게 나오는 것이 아이들의 충치예방 관점에서는 오히려 더 나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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