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치치료

치과의사는 왜 환자가 아프다는 치아 말고 다른 치아들도 보는걸까

달려라꼴찌 2015. 5. 29. 07:30

치과의사는 왜 환자가 아프다는 치아 말고 다른 치아들도 보는걸까





아래쪽 어금니가 아파서 치과에 왔는데 치과의사는 위쪽 어금니에 더 큰 관심을 가지는 경우를 

종종 경험해보셨죠? 


치과의사로서 진료하다보면 아프다는 치아 말고 다른 치아도 보려고 할때 어떤 분들은  

다른 치아는 보지말라며 대뜸 치과의사에게 역정부터 내는 분들도 가끔 있지요 ㅠㅠ


그러나 사실은.....

환자가 아프다고 호소하는 치아뿐 아니라 

치과의사가 위 아래 양쪽 등등 다른 치아들도 자세히 살펴보려고 하는 것은 다 나름대로 이유가 있어서랍니다.






하악좌측 제1대구치를 다른 치과에서 신경치료까지 마무리했지만, 

못씹을 정도로 너무 아프다고 호소하여 다른 치과에서 저희 치과로 발치 의뢰가 들어온 환자분이었습니다.


저는 일단 기본적으로 발치를 하기전에는 일단 굉장히 신중해집니다.


이 치아가 충치가 비록 많긴 하지만 제가 판단하기에는 신경치료가 정상적으로 잘 이루어졌다면 

포스트를 심어 보강한 후 크라운 보철로 씌워주면 충분히 살려쓸 수 있는 범주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파노라마 사진을 보니 하악좌측 제1대구치는 신경치료는 무난하게 잘되어 있었습니다.

특별히 환자분이 음식을 못씹을 정도로 아파해야할 이유가 없어 보였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파노라마 사진을 자세히 살펴봐도 큰 이상점을 발견할 수 없었기 때문에 

당장 환자분이 아프다고 발치를 원하셔도 선듯 발치해드리는 것이 아깝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까딱하면 충분히 살릴 수 있던 치아를 발치할 수도 있는 문제가 될수도 기에,

저는 다음의 순서에 맞추어 아예 처음부터 재진단을 시작하였습니다.



1. 하악 좌측 제1소구치, 제1대구치, 제2대구치은 타진 검사상 정상이었습니다.

    ==> 뿌리 끝에 염증소견이 없을 가능성을 시사힙니다.

2. 각각의 치아 하나하나씩 씹어물리는 바이트 검사상 3개의 치아 모두 심한 통증을 보였습니다.

   ==> 타진도 검사는 정상인데, 유독 씹는데 통증이 나온다는 것은 무언가 앞뒤가 안맞는 모순된 결과입니다.

          따라서 하악 치아가 아니라 대합되어 맞물리는 상악 치아들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의심이 들 수 밖에 없습니다.

3. 상악 치아들은 타진 검사에도, 바이트 검사에도 모두 통증을 호소하였습니다.

   ==> 통증의 원인이 상악 치아들에 있음을 확신이 서서, 환자분을 설득하여 상악 치아들을 마취하였습니다.

4. 상악 치아들이 마취된채로 하악 치아들의 바이트 검사를 시행했습니다.

   ==> 환자분은 전혀 통증을 호소하지 않았습니다. 

          즉, 원인은 하악 치아가 아닌 상악 치아들이었던 것입니다.

5. 더더욱 확진을 위해 파노라마보다 좀더 정밀하게 나오는 페리에이피컬 엑스레이 사진을 찍었습니다.





 



상악 좌측 제1대구치, 제2대구치 뿌리 부분을 보여주는 페리에이피컬 엑스레이 사진입니다.

두 치아 모두 치과 보존치료의 마지막 단계인 포스트 치료를 받은 상태였고,

제1대구치는 뿌리 끝부분에 광범위하게 염증 소견이 또렷하며, 

제2대구치는 뿌리가 파절된 것을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


결국 이 환자분은 하악 치아가 원인이 아니라, 상악 치아들이 원인이었기에 씹을때 아팠던 것입니다.

따라서 하악 치아가 아닌 상악 제1대구치 제2대구치를 발치하였습니다.



통증을 느끼는 신경은 특히 어금니에 있어서는 인접치아나 상악 또는 하악으로 방사되어 나타나는 경향이 

큽니다.

따라서 환자의 호소와 진술에만 의존해서 해당 치아의 치료를 진행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반드시 인접치아들은 물론, 특히 맞물리는 대합치아의 상태와 방사선 등을 정밀하게 관창하여야 하고,

통증의 원인이 여러가지 가능성이 대두되었을 때는 우선순위에 입각해서 차례차례 원인을 제거하면서

마치 탐정이 수사하는 마음가짐으로 진단을 해나가야 합니다.



신경치료, 크라운 보철 치료, 임플란트 수술, 치아교정 치료 등등 거의 모든 치과치료는 치과의사라면 

어느 대학교를 나왔던 거의 모두 비슷비슷한 술식과 결과를 보여줍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하고 뚜렷하게 차이 나는 것은 정확한 진단 능력에 있는 것입니다.

명의는 치료를 잘하는 의사가 아니라 진단을 잘하는 의사라는 것은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 점에서 이 환자분이 저희 뉴연세치과에 내원한 것은 정말 행운이었다고 감히 말할 수 있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