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엄마가 제일 예쁘다던 딸의 배신
제가 다현이만했을 어린 시절에는 엄마가 세상에서 제일 좋았던 것은 사실이었지만,
세상에서 엄마가 제일 예쁘다고까지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아무래도 형님들과 나이터울도 큰 아들만 5형제 중의 막내로 태어났기 때문에 다른 친구들 엄마보다는 연세가 있으셔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제 막 초등학교 1학년이 된 다현이는 유치원때에도 그랬었고, 지금도 역시 세상에서 엄마가 제일 예쁘다고 늘 이야기합니다.
친구들 엄마들은 물론, 소녀시대도, 초특급 스타들도 다현이에게는 감히 엄마와 비교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세상에서 엄마가 제일 예쁘답니다.
다현이 엄마는 좋겠습니다. ^^
눈에 넣어도 안아플 딸이 이렇게 엄마가 세상에서 제일 예쁘다고 자랑스러워하니 말입니다. ^^
그런데 어느날 저녁 다현이가 엄마에게 쓴 카드를 보고는
세상에서 엄마가 제일 예쁘다고 늘 말하고 다니던 다현이가 배신(?)을 한 사실을 확인하고는 저는 그만 빵 터졌습니다.
종합장 한장을 찢어 가위로 정성스럽게 오려 다현이가 손수 만든 카드입니다.
맞춤법, 철자가 서툴지만 아빠는 다현이가 하고자 하는 말의 의미를 아빠는 충분히 알 수있습니다. ^^
엄마에게 카드를 줄께요 ♡
아래쪽의 그림은 머리를 양옆으로 묶은 것을 보니 아마 다현이 본인을 그린 그림인가 봅니다.
엄마는 머리를 묶지 않거든요. ^^
선녀처럼 그려준 엄마의 모습과 함께 다현이가 또박또박 눌러 쓴 편지가 담겨져 있습니다.
엄마, 근데 아까 김머나가 엄마보다 더 예쁘다고 해서 미안해.
엄마가 슬픈거 같았거든. 그리고 사랑해 ♡
다현올림
헉....다현이가 드디어 엄마보다 더 예쁜 사람을 발견해서 엄마에게 그 사실을 말했었나 봅니다.
그래서 엄마가 혹시라고 슬퍼할까봐 쓴 위로의 편지였네요.
그런데 엄마와 미모를 경쟁하던 그 상대 이름은 김머나입니다.
엄마를 슬프게한 장본인인 김머나는 도대체 누구였을까요? ^^
하하, 엄마가 세상에서 제일 예쁘다던 딸이, 엄마보다도 더 예쁜 유일한 상대로 지목한 김머나는
다름 아닌 피겨 스케이팅 여제 김연아 선수였습니다. ^^
이젠 누가봐도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다현이도 천하의 김연아는 세상에서 제일 예뻐 보일 수 밖에 없었나 봅니다. ^^
그리고, 착하고 심성고운 다현이는 김연아가 엄마보다 더 예쁘다고 해서 혹시나 엄마가 서운했을까봐 위로 편지를 썼던 것입니다.
그러나, 딸아이의 배신(?)으로 엄마는 비록 이제는 세상에서 두번째로 예쁜 사람이 되었지만,
서른 여덟살의 엄마가 이제 막 스무살 한창 꽃다운 김연아와 그래도 한판 승부를 펼친 것도 기분 좋았지 않았을까요? ^^
다현 엄마, 그렇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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